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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한일 복합 악재…증시 시총 49조 증발

또 ‘검은 월요일’을 맞았다. 5일 한국 금융시장은 크게 출렁였다. 주식과 외환시장이 모두 얼어붙었다. 원화가치는 달러당 1215원대까지 주저앉으며 3년5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코스닥은 이날 하루에만 7.46% 하락하며 4년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코스피도 3년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스닥 7.4% 코스피 2.5% 급락
중국 정부 위안화 약세 ‘포치’ 용인
아시아 증시 일제히 동반하락
원화 1215원 3년5개월 만에 최저

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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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된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수출규제 등 예고된 악재에도 시장은 속절없이 무너졌다. 결정적 한 방은 중국의 ‘포치(破七·위안화 가치가 달러당 7위안 밑으로 떨어지는 것)’였다. ‘약골’이 된 한국 경제의 민낯을 드러내듯 시장은 하루 종일 몸살을 앓았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가치는 전 거래일보다 17.3원 내린(환율 상승) 달러당 1215.3원에 거래를 마쳤다. 2016년 3월 9일(1216.12원) 이후 3년5개월 만의 최저치다. 원화가치는 최근 3거래일 동안에만 달러당 32.2원이나 떨어졌다.
 
지난 2일(현지시간) 뉴욕 역외선물환시장에서 원화가치가 달러당 1200원 밑으로 떨어지며 원화값 급락은 예상됐다. 충격을 키운 건 중국 위안화였다. 이날 중국 위안화 가치가 달러당 7위안 아래로 떨어지자 원화값도 버티지 못했다. 서정훈 삼성증권 책임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이 재점화한 뒤 위안화 가치가 떨어졌다”며 “자금 유출이 쉽지 않은 중국 시장의 위안화 대신 한국 원화를 처분하면서 원화값이 급락했다”고 말했다.
 
원화가치가 급락하면서 국내 증시도 몸살을 앓았다.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보다 2.56%(51.15포인트) 내린 1946.98에 마감했다. 2016년 6월 28일(1936.22) 이후 3년1개월여 만에 최저치다.
 
코스닥 시장은 그야말로 충격과 공포의 하루를 보냈다. 프로그램 매매를 일시 정지시키는 사이드카까지 발동되면서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46%(45.91포인트) 떨어진 569.79에 거래를 마쳤다. 2015년 1월 8일(566.43) 이후 4년7개월 만에 최저치다. 하루 낙폭으로는 2007년 8월 16일 이후 약 12년 만에 가장 컸다. 하루 동안 코스피시장에서 33조5000억원, 코스닥시장에서 15조7000억원 등 한국 증시에서 49조2000억원의 시가총액이 사라졌다.
 
외국인들 원화·주식 줄매도, 원화가치 단기 1250원 가능성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모두 연중 최저치를 기록한 5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1.15포인트 하락한 1946.98을 기록했고,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45.91포인트 급락한 569.79로 마감했다. 우상조 기자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모두 연중 최저치를 기록한 5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1.15포인트 하락한 1946.98을 기록했고,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45.91포인트 급락한 569.79로 마감했다. 우상조 기자

하락세를 주도한 건 외국인이다. 장 초반부터 주식을 내던지며 314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수가 미끄러지며 공포에 사로잡힌 개인이 ‘팔자’에 가담했다. 이날 개인투자자도 총 3323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이 여러 대외 악재를 반영해 매도에 나섰다면 개인은 투매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코스피가 지난해 10월과 지난 1월 기록했던 저점을 깨고 내려가자 개인투자자가 공포에 질린 것 같다”고 말했다.
 
예고된 악재 속에 작은 충격에도 국내 증시가 이처럼 흔들리는 것은 작은 수급에도 흔들리는 ‘얇은 시장’이 됐기 때문이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이 단 몇백억이라도 사면 지수가 올라가고, 팔면 빠지는 등 시장 자체의 수급이 굉장히 얇아진 게 문제”라며 “운용사 등 기관투자가들도 신규 자금이 유입되지 않으며 주식을 사들이지 못하고 연기금도 강하게 매수에 가세하지 못하며 외국인이 좌우하는 시장이 됐다”고 말했다.
 
특히 코스닥 시장은 바이오 중심의 시장 구조가 최근의 참사를 불러왔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선 항암바이러스 ‘펙사벡’의 글로벌 임상 3상 실패 소식이 알려진 신라젠이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바이오주가 줄줄이 하락하며 주가 급락을 이끌었다.
 
주가 급락으로 빚을 내 주식을 샀던 신용거래에 따른 반대매매 우려로 물량이 쏟아지면서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이창목 센터장은 “개인이 주가가 떨어질 때 자발적으로 주식을 팔지는 않지만 돈을 빌려서 주식을 샀던 물량이 나오면서 주가가 떨어졌고, 이런 흐름이 개인의 불안감을 부채질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시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2일 기준 9조2425억원으로 집계됐다.
 
한국 증시만 흔들린 건 아니었다. 아시아 주요 증시도 이날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이날 일본 니케이225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1.74% 내린 2만720.29에 거래를 마쳤다. 중국 상하이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62% 떨어진 2821.50에 거래를 마감했다. 대만 가권지수도 전날보다 1.19% 내렸다. 한국 증시는 아시아 주요 증시에서 가장 많이 빠졌다.
 
주식과 외환시장이 빠지면서 돈은 금이나 채권 등 안전자산으로 몰려들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KRX금시장에서 금 1g은 전날보다 3.25%(1800원) 오른 5만7210원에 마감했다. 2014년 3월 KRX금시장 개장 이후 역대 최고가다. 하루 금 거래량도 처음으로 200kg을 넘어 약 206kg에 이른다. 올해 상반기 하루 평균 거래량(약 30kg)의 7배 수준이다.
 
채권수요가 몰리며 채권 금리도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채권값 상승).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0.088%포인트 내린 1.172%, 10년물은 0.096%포인트 하락한 1.253%에 거래됐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갈수록 커지면서 연말까지 금이나 채권 가격은 더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으로의 시장 전망도 불투명하다. 바닥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비관론도 나온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일반적인 평가 기준으로 주가의 하단을 잡기가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미국의 관세 부과 여부, 이달 28일에 일본이 정말 까다롭게 수출심사를 할 것인지 등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화가치도 당분간 약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이 센터장은 “원화가치가 단기적으로 달러당 1250원까지 갈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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