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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제 산적한데 한미 훈련에 발목잡힌 남북관계, 언제 뚫릴까

북한이 지난 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하에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 시험사격'을 다시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하며 공개한 사진.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하에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 시험사격'을 다시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하며 공개한 사진. [연합뉴스]

5일부터 보름 간 실시되는 한·미 연합훈련으로 남북관계가 8월에도 발목 잡히는 분위기다.  
당초 정부는 이달 들어 민간 차원의 남북 교류협력 사안과 광복절 등을 계기로 남북관계 돌파구가 마련되길 기대했다. 정몽헌 전 현대아산 회장 16주기(4일), 광복절(15일),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18일)에 남북 간 인사 왕래 등을 통해 양측이 교류·협력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할 수 있어서다. 정부로선 이산가족 상봉문제, 대북 쌀 지원, 여름철 말라리아 방역 등 남북 간 협의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광복절,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있지만
남북관계 진전 기회 8월도 물 건너가나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6월12일 판문점 북측 지역인 통일각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오른쪽 두번째)과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에게 고 이희호 여사를 애도하며 보낸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조화를 전달하고 있다.[뉴스1]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6월12일 판문점 북측 지역인 통일각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오른쪽 두번째)과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에게 고 이희호 여사를 애도하며 보낸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조화를 전달하고 있다.[뉴스1]

그러나 북한이 지난달 25일부터 단거리 탄도미사일, 대구경조정방사포(31일·2일) 등을 잇따라 발사하면서 남북관계 진전이 어려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북한은 연이은 무력시위에 대해 정부의 스텔스 35-A 도입, 한·미 연합훈련 대응 차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시작된 한·미 연합훈련은 20일 마무리된다. 그 사이 광복절이나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계기의 교류·협력 제안에 북한이 호응할 가능성도 작아진 셈이다. 북한은 현대그룹이 지난달 중순 정몽헌 전 회장 16주기 금강산 추모 행사를 제안한 데 대해서도 “내부 사정으로 진행하기 어렵다”는 답변을 보내 행사가 일찌감치 무산됐다. 금강산 추모 행사는 작년에는 열렸었다. 
지난해 8월 3일 정몽헌 회장 15주기를 맞아 북한 금강산에서 추모식에 참석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사진 현대그룹]

지난해 8월 3일 정몽헌 회장 15주기를 맞아 북한 금강산에서 추모식에 참석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사진 현대그룹]

여기에 청와대와 정부도 지난달부터 불거진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대응하느라 분주해졌다. 이래저래 남북관계가 후순위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부 당국자는 “한·미 연합훈련 기간 북한의 추가 도발도 예상되는 만큼 남북관계는 연합훈련이 끝난 뒤에나 재개할 수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번 달은 아예 물건너 갔고, 북한이 북·미 실무협상 결과를 보고 9월 중순 이후에나 남북관계 개선에 나설 거란 전망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부인 김정숙 여사(오른쪽)가 지난해 8월 15일 광복절 경축식을 마친 뒤 도보다리 모형에서 이소연 국가기록원장과 얘기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부인 김정숙 여사(오른쪽)가 지난해 8월 15일 광복절 경축식을 마친 뒤 도보다리 모형에서 이소연 국가기록원장과 얘기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 중에도 민간 차원의 교류는 분리 대응하던 때도 있었는데, 이번에는 민관 모두 대화의 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며 “애초 한·미 연합훈련 기간에는 대화에 나서지 않는 기조를 세우고, 이 참에 군사력 점검·보강에 나선 듯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미 연합훈련이 끝나도 북한은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며 “실무협상 결과에 따라 남북관계가 끼어들 여지가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로선 북·미 실무협상 결과가 나쁘지 않을 경우, 내달 9·19 평양선언 1주기를 남북관계 돌파구로 삼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갖고 있다.  
이와 관련, 정부 당국자는 “한반도 문제 핵심 당사자로서 북·미 비핵화 협상이 촉진되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남북이 할 수 있는 협력 사안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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