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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손님 한명도 없는 유니클로···계산대마저 텅 비었다

인파 몰린 쇼핑몰 속 고요한 섬, 유니클로

 
3일 서울 강서구 방화동 김포공항 롯데몰은 혼잡했다. ‘쥬라기월드 특별전’ 행사가 진행 중인 데다 폭염 특보까지 내려서다. 복합쇼핑몰에서 이른바 몰링(malling·대형 몰에서 쇼핑하며 여가를 즐기는 소비 형태)하는 피서객이 몰렸다. 

유니클로 매장 앞 '감시자'
들어가는 사람 찍어 SNS에
손님 사라진 김포공항점

 
3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롯데몰에 위치한 유니클로 스카이파크점 지하 2층. 주말인데도 출입하는 사람이 드물었다. 문희철 기자

3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롯데몰에 위치한 유니클로 스카이파크점 지하 2층. 주말인데도 출입하는 사람이 드물었다. 문희철 기자

하지만 롯데몰 지하 2층·지하 1층에 입점한 제조·유통일괄형의류(SPA) 브랜드인 유니클로 매장(스카이파크점)만은 홀로 고요한 섬이었다. 단 몇 분을 머무르는 사람도 없었다. 한두 명이 매장에 들어갔다 불편해하며 이내 빠져나갔다. 유니클로 매장에 들어왔다가 반대편 출입구로 빠져나간 김모(66)씨에게 매장에 들어간 이유를 묻자 그는 “(같은 롯데몰에 입점한) 롯데마트 가는 길인데, 지름길이라서 매장을 가로질러갔다”고 말했다.  
 
이날 유니클로는 여름 속옷제품 '에어리즘' 가격 인하 행사를 진행 중이었다. 기존 1만2900원에 판매하던 제품을 9900원으로 할인해 판매했다. 붉은색 바탕에 흰 글씨로 ‘기간한정가격’이나 ‘가격 인하’라고 적힌 팻말이 눈에 띄었다. 기자도 지난 6월 이 매장 탈의실을 이용하기 위해 30분을 기다리다 겨우 바지를 샀던 경험이 있다. 이날은 6월과 비교해 딴 매장 같았다. 매장 위층·아래층에 각각 자리한 계산대에 대기 줄이 전혀 없었다. 손님이 없어 일감도 없는 직원은 매대를 오가거나 괜스레 창고를 들락거렸다.
 

유니클로 매장 감시 유행  

3일 서울 강서구 유니클로 스카이파크점은 손님이 없어서 아르바이트생도 계산대를 비워두고 매장을 정리했다. 문희철 기자

3일 서울 강서구 유니클로 스카이파크점은 손님이 없어서 아르바이트생도 계산대를 비워두고 매장을 정리했다. 문희철 기자

기자가 한참 서성이자 계산대에 서 있던 직원이 다가왔다. ‘평소보다 오늘 손님이 없는지’를 묻자 직원은 냉정하게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라고 일갈하고 “나가달라”고 요청했다. 유니클로 불매운동 감시자로 오해한 것 같았다.  
 
온라인상에서는 ‘전 국민 놀이문화 유니클로 감시하기’라는 글을 올리는 네티즌이 많다. 유니클로 매장에 들어가는 사람의 뒷모습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뒤 이 사진을 태그와 함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는 방식이다. 실제로 매장 밖에서 유니클로를 손가락질하는 ‘감시자’에 다가가 인터뷰를 요청했다. 23세 동갑내기 커플이라고 밝힌 이들은 “(기자가 유니클로 매장에서 나오길래) 매국노인 줄 알았다”며 “클리앙에 (사진) 올렸으면 어쩔(뻔했나)”이라고 말했다. 
 
유니클로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상징’으로 굳은 느낌이었다. 롯데몰에는 유니클로 외에도 여러 일본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이날 유니클로 매장 바로 우측에 인접한 무인양품은 다소 한산했지만, 인적이 있었다. 무인양품에서 롯데마트 쪽으로 있는 여러 일본식 음식점은 식사 시간이면 손님이 북적였다.  
 
유니클로가 유독 불매운동의 상징으로 낙인찍힌 건 초기 대응 실패 때문이다. 지난달 11일 오카자키 다케시 패스트리테일링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도쿄에서 실적을 발표하면서 “(한국의 일본 불매운동이) 영향은 있지만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가 두 차례 사과했다.
 

제2의 유니클로 될라. 유통업계 '전전긍긍'  

이런 사태에 유니클로는 뚜렷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FRL코리아 관계자는 “우리는 글로벌 기업이라서 한국 유니클로 차원에서 말할 수 있는 건 없다”며 “불매운동 대응책도 외부와는 공유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본 유관 유통 기업은 ‘제2의 유니클로’가 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서울우유는 일본 치즈브랜드(QBB)와 수입판매 계약을 종료하는 절차를 밟고 있고, 남양유업·매일유업은 일본산 원재료 대체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한국 제품이더라도 일본산 재료를 사용하는 경우 불매운동 리스트에 포함되기도 한다.  
 
코리아세븐은 1일 전국 9700여개 점포에 ‘코리아세븐은 대한민국 기업입니다’라는 안내문을 발송했다. 세븐일레븐이 일본 브랜드라는 소문이 확산하고 있어서다. 미국 브랜드인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의 최대주주(79.7%)는 롯데지주다. 
  
이런 가운데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동참하는 소비자는 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3~25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0%는 ‘일본산 제품 구매를 꺼린다’고 대답했다. 한 달 전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64.4%)보다 15%p 정도 증가한 수치다. 유니클로 스카이파크점 앞에서 만난 한모(33)씨는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했다는 건 한국을 우방국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의미”라며 “일본이 부당한 보복 조치를 철회할 때까지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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