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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에 바코드 새기고 세제 대신 나무 열매...친환경 부엌 만드는 아이디어

살림을 하다 보면 플라스틱과 비닐을 필연적으로 쓰게 된다. 각종 음식물을 보관하는 비닐류, 플라스틱 통, 먹다 남은 반찬을 포장하는 비닐 랩, 비닐장갑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요즘에는 위생에 신경 쓰다 보니 쓰고 버리는 일회용 행주, 일회용 스펀지까지 나오고 있다. 빨고 삶고 하지 않아도 돼 편하긴 하지만 환경에 주는 부담이 만만치 않다. 주방을 정리하다 보면 금세 수북이 쌓이는 각종 비닐, 플라스틱 쓰레기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봤다. 물론 약간의 불편함은 있다. 불편하지만 감수할만한, 친환경 부엌을 만드는 몇 가지 아이디어를 소개한다.  
 

필(必)환경 라이프③

꿀벌의 선물, 비닐랩 대신 밀랍 랩

꿀벌은 모아 온 꿀을 저장하기 위해 육각형 모양의 벌집을 짓는다. 이때 벌집을 짓는 재료인 밀랍은 비닐을 대체할 수 있는 최적의 재료다. 비즈 왁스로도 불리는 밀랍은 방수 효과가 뛰어나고 온도가 높으면 녹고, 낮으면 굳어 모양의 변형이 가능하다. 밀랍 랩으로 비닐랩을 대체할 수 있는 이유다. 음식을 담은 그릇의 입구를 막거나, 남은 음식 재료를 보관할 때 사용할 수 있다.  
 
밀랍 랩을 사용해 식재료를 보관해보았다. 재료를 놓고 잘 접은 뒤 손으로 눌러 접어 놓으면 손의 온도에 의해 밀랍의 모양이 변형되어 마치 풀을 붙인 듯 딱 붙어 밀폐된다. 유지연 기자

밀랍 랩을 사용해 식재료를 보관해보았다. 재료를 놓고 잘 접은 뒤 손으로 눌러 접어 놓으면 손의 온도에 의해 밀랍의 모양이 변형되어 마치 풀을 붙인 듯 딱 붙어 밀폐된다. 유지연 기자

 
과거에는 해외의 대안 용품 숍에나 가야 구할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한국에서도 밀랍 랩을 구하기 어렵지 않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흔하게 구매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만들어서 쓸 수 있도록 재료를 판매하는 곳도 많다. 얇은 거즈 천에 비즈 왁스를 녹여 입힌 형태가 가장 흔하다.  
 
서울 종로구 혜화동에 위치한 꿀벌을 주제로한 카페, '아뻬 서울'에서 판매되고 있는 밀랍 랩. 작은 사이즈의 경우 식재료가 든 유리병 등을 밀폐할 수 있다. 유지연 기자

서울 종로구 혜화동에 위치한 꿀벌을 주제로한 카페, '아뻬 서울'에서 판매되고 있는 밀랍 랩. 작은 사이즈의 경우 식재료가 든 유리병 등을 밀폐할 수 있다. 유지연 기자

 
실제 사용해보니 도톰한 두께에 비해 밀폐력은 생각보다 좋은 편이다. 식재료를 담은 뒤 입구를 잘 접어 손으로 꾹꾹 눌러주면 온도에 의해 밀랍이 약간 녹아 마치 풀을 붙인 듯 붙어버린다. 물방울이 닿으면 또르르 떨어질 정도로 방수 효과는 뛰어나다. 두께도 두툼해 비닐보다 효과적이다. 에코백이나 천 주머니에 과일이나 채소를 담을 때, 물기로 인해 바닥이 젖지 않도록 이 밀랍 랩을 깔아두는 용도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일반 비닐 랩보다는 두꺼운 밀랍 랩은 정교한 밀폐 효과는 조금 떨어지지만 방수 효과는 뛰어나다. 물병의 입구를 막거나, 식재료를 담기 전 에코백 혹은 천주머니 아래에 깔아 두는 용도로도 활용할 수 있다. 유지연 기자

일반 비닐 랩보다는 두꺼운 밀랍 랩은 정교한 밀폐 효과는 조금 떨어지지만 방수 효과는 뛰어나다. 물병의 입구를 막거나, 식재료를 담기 전 에코백 혹은 천주머니 아래에 깔아 두는 용도로도 활용할 수 있다. 유지연 기자

 
 

나무 열매에서 거품이 난다?

소프넛, 솝베리라는 명칭으로 불리는 무환자나무의 열매는 세정제로 사용할 수 있는 천연 재료다. 소프넛은 솝(soap·비누)과 넛(nut·견과), 솝베리는솝(soap)과베리(berry·열매)의 합성어다. 즉 비누로 쓸 수 있는 견과, 열매라는 의미다. 소프넛은 물에 닿으면 거품을 만들어낸다. 이 거품은 세정 효과가 있어 식기를 씻거나, 몸을 씻을 때, 빨래할 때 사용할 수 있다.  
 
달콤하면서도 시큼한 냄새가 나는 솝베리. 씨를 빼고 말린 과육을 사용한다. 유지연 기자

달콤하면서도 시큼한 냄새가 나는 솝베리. 씨를 빼고 말린 과육을 사용한다. 유지연 기자

 
씨를 제거하고 껍질을 건조해 사용하는 소프넛은 주방 세제로, 세탁 세제로 사용할 수 있다. 주방 세제로 사용할 때는 거품 망에 소프넛 열매 여러 개를 넣고 물에 헹궈 거품을 낸 뒤 사용한다. 작은 유리병에 소프넛 거품 망을 넣고 사용할 때마다 흔들어 거품을 내 스펀지에 덜어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작은 천 주머니에 소프넛 열매 여러 개를 넣어 세탁물과 함께 돌리면 세제처럼 사용할 수 있다.  
 
작은 천 주머니에 10~15개 정도의 솝 베리를 넣어 세탁기에 세탁물과 함께 넣어 돌린다. 세제 없이도 세정 효과를 볼 수 있다. 유지연 기자

작은 천 주머니에 10~15개 정도의 솝 베리를 넣어 세탁기에 세탁물과 함께 넣어 돌린다. 세제 없이도 세정 효과를 볼 수 있다. 유지연 기자

 
소프넛 열매로 낸 거품은 일반 합성 세제로 만든 거품만큼 풍성하거나 미끌 거리지 않는다. 하지만 너무 심한 기름때가 아닌 경우 스펀지에 소프넛 거품을 덜어 닦으면 일반 세제와 마찬가지의 세정 효과를 볼 수 있다. 세제 잔여물에 식기나 손에 남지 않아 오히려 뽀득뽀득하고 개운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소프넛 특유의 달콤하면서도 신 냄새는 단점이다.  
 
유리병에 솝베리를 넣고 흔들어 거품을 낸 모습. 스폰지에 덜어 사용하면 주방 세제 대용으로 쓸 수 있다. 유지연 기자

유리병에 솝베리를 넣고 흔들어 거품을 낸 모습. 스폰지에 덜어 사용하면 주방 세제 대용으로 쓸 수 있다. 유지연 기자

 
사용할 때마다 흔들어 거품을 내 사용하는 소프넛이 불편하다면 액체 세제 대신 고체형 세제를 선택하는 것도 좋다. 합성 액체 세제는 물 오염을 가속할 뿐 아니라 액체를 담는 플라스틱 용기의 남용 문제도 있다. 최근에는 샴푸부터, 보디 비누, 심지어 설거지 비누까지 고체형으로 나와 있다. 특히 설거지 비누는 식기에 합성 세제 잔여물이 남지 않아 안심할 수 있어 추천할만하다.  
 
플라스틱 통에 든 액체 세제 대신 고체 주방 세제를 사용하면 플라스틱 오염을 줄일 수 있다. [사진 톤28 홈페이지]

플라스틱 통에 든 액체 세제 대신 고체 주방 세제를 사용하면 플라스틱 오염을 줄일 수 있다. [사진 톤28 홈페이지]

 

피망 위에 레이저 바코드

슈퍼마켓에 가면 채소를 구매할 때 속 비닐을 꼭 사용하게 된다. 제품의 흙이나 물기 때문에 한 번 더 포장하기 위해 사용하지만, 계산을 위한 바코드를 부착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최근 2~3년간 유럽에서는 이런 개별 포장을 없애기 위해 채소나 과일 표면에 바코드를 새기는 ‘플라스틱-프리’ 실험이 한창이다.  
 
채소나 과일 표면에 레이저로 바코드 각인을 하면 굳이 따로 포장이 필요하지 않다. [사진 네이처앤모어 인스타그램]

채소나 과일 표면에 레이저로 바코드 각인을 하면 굳이 따로 포장이 필요하지 않다. [사진 네이처앤모어 인스타그램]

 
2017년 1월 영국 가디언은 스웨덴의 슈퍼마켓이 채소의 표면에 스티커 형태의 가격표를 붙이는 대신 레이저로 상품 정보를 새기는 ‘라벨링 프리(labelling free·상표를 부착하지 않는)’ 실험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코드를 인쇄한 스티커를 붙이지 않고 채소 표면에 바로 레이저 바코드 각인을 한다는 얘기다. 레이저 마크는 상품의 겉에 빛을 투영해 농산물의 표면 색소를 제거하고 그곳에 필요한 정보를 새기는 방식을 의미한다. 종이와 잉크, 접착제, 플라스틱 필름을 아낄 수 있을 뿐 아니라, 바코드 스티커를 붙이기 위해 비닐 포장을 한 번 더하거나, 박스 포장을 하지 않아도 된다.  
 
상품 표면에 레이저 마크를 새기면 종이와 잉크, 접착제, 플라스틱 필름, 겉 포장재 등을 아낄 수 있다. [사진 네이처앤모어 인스타그램]

상품 표면에 레이저 마크를 새기면 종이와 잉크, 접착제, 플라스틱 필름, 겉 포장재 등을 아낄 수 있다. [사진 네이처앤모어 인스타그램]

 

먹어도 되는 쌀 빨대

평균 지름 6.5mm, 길이 23cm의 작은 플라스틱 빨대는 약 10여분 남짓 사용되고 버려진다. 미국 CNN에 따르면 매년 800만 톤의 플라스틱 빨대가 바다에 버려지며 2050년에는 바다에 물고기보다 더 많은 플라스틱 빨대가 존재하게 된다. 플라스틱 빨대의 유해성이 보도되면서 최근에는 플라스틱 빨대 대신 종이 빨대를 내는 카페가 한둘씩 확산하고 있다.  
 
스테인리스 소재 빨대부터 대나무 빨대, 쌀 빨대까지 대안 빨대를 모아보았다. 집에서만큼은 세척해서 사용하는 다회용 빨대를 활용해보자. 유지연 기자

스테인리스 소재 빨대부터 대나무 빨대, 쌀 빨대까지 대안 빨대를 모아보았다. 집에서만큼은 세척해서 사용하는 다회용 빨대를 활용해보자. 유지연 기자

 
하지만 집에서는 어떨까. 레트로트 팩에 든 음료를 마시기 위해, 아이스커피를 마시기 위해 소량의 플라스틱 빨대를 구비해 놓는 경우가 많다. 카페에서처럼 자주 사용하지 않기에 그만큼 경각심도 줄어든다. 하지만 작은 노력으로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하지 않을 수 있는 곳이 바로 집이다. 외부와 달리 씻어 사용할 수 있는 다회용 플라스틱의 사용이 그리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대나무 빨대나 스테인리스 소재의 빨대를 활용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빨대를 닦을 수 있는 얇은 솔도 마련하면 좋다. 최근에는 먹을 수 있는 쌀 빨대도 구하기 어렵지 않다. 타피오카에서 추출한 식용 녹말로 만든 빨대다. 사용 후 말 그대로 씹어서 먹어도 되고 음식물 쓰레기로 버려도 된다. 이전에는 대규모 업장에 납품되기만 했지만, 최근에는 소비자도 온라인상에서 쉽게 소량씩 구매할 수 있게 되었다. 개당 50~100원 사이로 판매되는 쌀 빨대는 일반 플라스틱 빨대보다는 비싸지만 그만큼 환경에 부담이 적기에 추천할만하다.  
 
이전에는 업장에 납품용으로만 유통되었던 쌀 빨대가 요즘에는 소비자도 온라인 상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되었다. 유지연 기자

이전에는 업장에 납품용으로만 유통되었던 쌀 빨대가 요즘에는 소비자도 온라인 상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되었다. 유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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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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