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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도 들른 ‘혁신신약살롱’…바이오업계선 필참 모임

 
 

벤처 대표 등 기술수출 경험 나눠
대덕서 시작, 판교 포함 5곳 생겨
전국 회원 4148명 월2~6회 강연

“한국의 바이오 벤처들 대부분 (글로벌 제약사와) 첫 미팅에서 ‘너희에게 다 맞추겠다’는 식으로 말합니다. 그 말을 하는 순간 지위가 떨어집니다. 여러분만의 개발 계획을 제출해야 합니다.”

 
지난달 23일 오후 8시 경기도 성남시 판교의 삼양 바이오팜 세미나실. 어둠이 깔린 거리는 인적이 드물 정도로 적막했지만, 세미나실 내부는 100여 명의 청중으로 붐볐다. 자리가 부족해 기둥에 기대어 선 채로 강연을 듣는 이들도 많았다. 청중들의 배경도 다양했다. LG화학과 SK바이오팜, GC녹십자 같은 국내 유력 제약사 연구자부터 서울대 교수진, 벤처캐피털(VC) 관계자 등이 눈에 띄었다. 
 
이정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대표가 지난달 23일 '판교 혁신신약살롱'에서 자신의 기술수출 경험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이정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대표가 지난달 23일 '판교 혁신신약살롱'에서 자신의 기술수출 경험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이날 강연자는 ‘1조5000억원 기술 수출의 사나이’라 불리는 이정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이하 브릿지바이오) 대표. 그는 최근 독일의 글로벌 제약사인 베링거인겔하임에 ‘특발성 폐섬유증(IPF)’ 신약후보 물질인 ‘BBT-877‘의 기술수출을 성공시킨 바이오 벤처 기업인이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기술 수출 경험을 전파하기 위해 일일 강사가 됐다.  
 
이정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대표의 강연을 듣고 있는 판교 혁신신약살롱 회원들. 평일 저녁 8시가 넘은 시간임에도 강연장은 청중들로 가득찼다. 판교=김정민 기자

이정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대표의 강연을 듣고 있는 판교 혁신신약살롱 회원들. 평일 저녁 8시가 넘은 시간임에도 강연장은 청중들로 가득찼다. 판교=김정민 기자

 

문재인 대통령도 찾은 국내 최대 스터디 그룹  

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이날 현장은 국내 최대 바이오 스터디그룹인 ‘혁신신약살롱’의 정례 모임 중 하나다. 혁신신약살롱은 2012년 대덕 바이오 클러스터로 유명한 대전광역시에서 싹텄다. 당시 한 글로벌 제약사의 아시아 연구소장이었던 이승주 오름테라퓨틱 대표가 "산·학·연에 흩어져 있는 혁신 신약 전문가끼리 모여 정보 공유하고 같이 공부하자"고 만든 열린 모임이 출발점이 됐다.
 
모임이 점점 커지면서 2016년 판교에 이어 올해에는 충북 오송과 대구광역시, 그리고 인천 송도에도 지역별 ‘살롱’이 생겼다. 자유로운 토론과 대화가 가능한 곳이란 점에서 ‘살롱’이라 이름 붙였다. 2일 현재 혁신신약살롱의 회원은 4148명에 이른다. 때문에 “바이오 업계 종사자라면 대부분 한 번 정도는 와봤을 것”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지난 5월엔 바이오업계 시찰 차 충북 오송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오송 혁신신약살롱’을 방문해 명성을 얻기도 했다.  
 

미국 FDA 심사역 출신 등 다양한 강연자

판교뿐 아니라 각 지역 살롱 별로 한 달에 한 번가량 정례 모임이 열리다 보니 혁신신약살롱 전체로는 월평균 2~6회가량 모임이 열린다. 지역별 오프라인 모임에는 늘 100여 명 안팎이 참석한다. 혁신 신약에 관심이 있는 이라면 정식 회원이 아니어도 1만원의 참가비만 내면 누구나 자유로이 참여할 수 있다. 초기엔 지인끼리 돌아가며 주제 발표만 하는 식이었지만 이젠 외부 연사도 초청하는 ‘배움과 사교의 장(場)’이 됐다.
 
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지난 6월엔 미국 식품의약처(FDA) 심사역 출신인 GC녹십자의 이지은 상무가 '판교 살롱'에 나와 FDA의 의사결정 사례와 임상 노하우 등을 소개했다. 이 상무는 미국 미네소타대학교에서 약학박사 학위를 받은 뒤 9년 이상 FDA에서 근무했다. ‘2019 신약개발 트렌드’나 ‘2019년 바이오 투자 동향’ 등 강연 주제도 다양하다.
 

사교 모임 넘어 지식 교류의 장으로

사실 혁신신약살롱이 단기간에 빠르게 성장한 건 그만큼 바이오나 제약에 대한 지식과 경험에 목마른 이들이 많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 분야가 한국의 미래 먹거리라는 건 분명하지만, 아직 글로벌 경쟁사들에 비하면 국내 경험이나 수준은 일천한 상태다. 한 예로 국내에서 자력으로 개발한 오리지널 신약 물질로 미국 FDA의 임상3상을 통과한 기업은 SK바이오팜이 유일하다. 때문에 ‘혁신신약살롱’은 업계 관계자들에게 나아갈 길을 제시해주는 든든한 등대 역할을 해준다.
 
이날 강연자인 이정규 대표 본인도 살롱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신약은 (임상) 데이터가 좋다가도 안 좋고 하는 일이 잦아 고충과 스트레스가 많다"며 "그런데 같은 업계 사람들과 만나 편하게 의견을 구하고, 실질적인 팁을 얻어갈 수 있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소속 기업을 떠나 혁신신약살롱이 서로의 경험과 지식을 다 같이 나눌 수 있는 장(場)이 됐다는 점이 무척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실리콘밸리 등도 일찌감치 개방형 교류

지식과 네트워크를 교류하는 건 바이오ㆍ제약업계에선 글로벌 트렌드이기도 하다. LG화학 등 국내 바이오ㆍ제약기업들이 세계 최대의 바이오 클러스터인 미국 보스턴에 연구센터를 내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보스턴에는 머크와 노바티스, 화이자 등 약 2000개의 글로벌 제약ㆍ바이오 기업은 물론 대학과 연구소, 종합병원들이 몰려 있다. 이 지역 내 바이오 분야 종사자는 9만 명에 육박한다.  
 
실리콘밸리를 비롯한 IT업계 내부에도 서로의 경험과 지식을 나누기 위한 네트워킹 활동이 활발하다. 이를 통해 시행착오와 비용 등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어서다. 스타트업 창업자, 엔지니어 등의 모임인 ‘106 마일즈(Miles)’에는 현재 8800여 명이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1978년 HP 창업자인 데이비드 패커드 주도로 만들어진 ‘실리콘밸리 리더십 그룹’도 유명 네트워크 모임이다. 리더십그룹에는 현재 HP를 비롯해 애플과 구글, 페이스북 등 330여 개 기업의 창업자나 최고경영자가 참여하고 있다. 
 
정광호 서울대 교수(개방형 혁신학회 부회장)는 “실리콘밸리나 보스턴이 오늘의 성공을 이루게 된 것도 결국 비슷한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 있는 집적 효과를 제대로 누린 덕”이라며 “그간 우리 기업들은 각자의 회사라는 울타리에 갇혀 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런 한계를 넘는다는 점에서 혁신신약살롱 같은 개방형 업계 모임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했다.  
 
판교=이수기ㆍ김정민 기자 retal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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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실리콘밸리, 판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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