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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기본권 vs 과잉 복지...서울시 월경용품 지원 논란

권수정 서울시 의원을 비롯한 32개 단체가 참여하는 '서울시 여성청소년 생리대 보편지급 운동본부'가 31일 서울시의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윤상언 기자

권수정 서울시 의원을 비롯한 32개 단체가 참여하는 '서울시 여성청소년 생리대 보편지급 운동본부'가 31일 서울시의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윤상언 기자

서울시의 모든 여성 청소년들에게 월경 용품을 무상으로 지급하는 조례안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소득에 관계없이 생리대를 지급하는 것은 여성의 기본권 보장이라는 입장과 예산을 낭비하는 ‘과잉 복지’라는 목소리가 대립하고 있다.
 

조례안 통과되면 여성 청소년에게
월경용품 지급…연간 389억원 추정
"무상 급식처럼 충분히 가능" 찬성
"고소득층엔 지원 필요 없어" 반론도

권수정 서울시 의원(정의당ㆍ비례대표)은 지난달 31일 ‘서울특별시 어린이ㆍ청소년 인권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을 발의했다. 위생용품 지원 대상을 명시한 19조 6항의 ‘빈곤 어린이ㆍ청소년’에 ‘빈곤’이라는 단어를 삭제하는 내용이다. 조례안이 통과되면 소득과 관계없이 만 11~18세 여성 청소년들에게 월경 용품을 지원하게 된다. 이미 지원받는 저소득층 17만여 명을 제외한 30만8000여 명의 수혜자가 추가돼 한해 약 389억원의 예산이 소요된다.
 
서울시는 2016년부터 저소득층 청소년에게 생리대를 무상 지원하고 있다. 일부 청소년들이 생리대를 구매하지 못해 신발 깔창과 수건 등을 대신 사용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내놓은 대책이다. 올해부터는 생리대를 직접 제공하는 방식에서 바우처카드를 발급하도록 개선됐다. 한 해동안 12만6000원 한도 내에서 원하는 월경용품을 대형마트나 온라인쇼핑몰에서 구매하면 된다.
 
그러나 권 의원은 선별적 복지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지원 대상인 저소득층 학생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권 의원은 “아무리 섬세한 복지 제도를 만들어낸다고 해도 포함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생긴다”며 “저소득층에게만 생리대를 지원하게 되면 스스로 가난하다는 점을 증명해야 하기 때문에 신청을 망설이는 학생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한 대형마트 생리대 매장. [사진 중앙포토]

한 대형마트 생리대 매장. [사진 중앙포토]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여성 청소년 생리대 지원 사업의 신청률은 63.7%이다. 생리대가 생활필수품인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낮은 수치라는 것이 서울시 측의 설명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신청률이 의외로 저조해 서울시는 물론 여성가족부에서도 고민이 많다”면서 “신청률을 올리기 위한 홍보 활동을 강화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과잉 복지라는 반론도 있다. 최미숙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 상임대표는 “현재 공교육 정상화와 교육 환경 개선을 위해 사용해야 하는 예산도 부족한 상황에서 소득이 충분한 학생들에게 생리대를 무료로 지급하는 것은 예산 낭비”라며 “개인마다 월경용품이 필요한 양이 달라 또 다른 형평성 논란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의회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시의원(더불어민주당)은 “여성의 생리는 인생의 긴 부분 동안 고통을 받는 현상”이라면서 “현재 시행 중인 무상급식처럼 소득과 관계없이 모든 학생에게 충분히 제공해줄 수 있는 부분”이라며 찬성 의견을 내놨다. 그러나 같은 당의 또 다른 의원은 “추가적인 예산을 사용하면서 고소득 학생들에게도 월경 용품을 지원할 필요가 있는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며 반대했다.
 
권 의원은 회기가 열리는 이달 말 조례안이 본회의를 무난하게 통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 의원은 “경기도와 광주시에서도 관련 논의들이 시작되는 등 월경 용품 무상 지급은 이미 시대적 흐름이 됐다”면서 “서울시가 이런 흐름에서 뒤처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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