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한국 미래 먹거리에 직격탄…재계, 일본산 대체 비상경영

[한·일 대충돌] 산업피해 얼마나 

2일 일본의 화이트국가 배제와 미중 무역갈등 고조 등으로 코스피가 0.95% 하락한 1998.13으로 마감해 2000선이 무너졌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2.11% 떨어졌다. [뉴스1]

2일 일본의 화이트국가 배제와 미중 무역갈등 고조 등으로 코스피가 0.95% 하락한 1998.13으로 마감해 2000선이 무너졌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2.11% 떨어졌다. [뉴스1]

일본 정부가 8월 2일 각의에서 한국을 수출심사 우대대상인 화이트국가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처리했다. 주무대신 서명과 총리 연서 등의 절차를 거치면 21일 후인 8월 하순부터 화이트국가 배제 조치가 실행된다. 그럴 경우 1194개 품목이 수출규제 영향권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1194개 품목 수출 규제 영향권
반도체·에너지·자동차 큰 타격

삼성전자 “생산량 탄력적 조절”
IT업계, 수입선 다변화 서둘러

웨이퍼·배터리 분리막·탄소섬유
“일본산 대체 무난할 것” 전망도

지난달 4일 일본의 무역보복이 시작되면서 국내 기업들은 재고 관리와 대체재 마련에 나서왔지만 당분간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포토레지스트(감광액),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3개 품목뿐만 아니라 실리콘 웨이퍼, 이미지 센서, 메탈마스크, 분리막 등도 수출규제 품목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들 부품은 각각 반도체, 스마트폰 내장 카메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2차전지 배터리의 핵심 소재다. 일본의 세계 시장점유율이 높은 데다 국내 기업이 크게 의존하고 있어 피해를 입을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업계는 재고 확보와 함께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하반기 반도체 감산을 공식화한 SK는 물론 인위적인 감산은 없다고 컨퍼런스콜에서 밝혔던 삼성전자도 생산량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웨이퍼 투입을 줄이는 식의 인위적 감산은 생각하고 있지 않지만, 앞으로 국면에 따라 탄력적으로 수요를 조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IT업계는 원자재 수급선 확보를 위한 대외 접촉에 나서고, 상황별 시나리오를 만들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궁극적으론 이번 사태가 ‘한국 기업 대 일본 기업’이 풀기엔 한계가 있다는 데 동감하고 있다. SK 관계자는 “일본의 경제보복이 반도체, 친환경 자동차, 에너지 저장장치 등 한국 기업의 미래 먹거리를 노리고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며 “재계는 물론 정부 차원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일본 수입 의존도 90% 이상인 품목

일본 수입 의존도 90% 이상인 품목

한국화학연구원의 ‘소재부품 분야 취약성 극복 방안’에 따르면 주요 소재의 상당 부분을 일본에서 수입한다. 반도체의 기초 재료인 실리콘 웨이퍼는 일본 기업이 세계 시장의 53%를 점유하고 있다. 스마트폰·노트북PC 등의 카메라에 주로 사용되는 이미지센서 역시 소니가 51%의 시장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 삼성전자(17.8%)·SK하이닉스(2.7%)와 격차가 크다. 중소형 OLED 디스플레이 패널을 제조에 쓰이는 핵심 부품인 섀도 마스크(FMM·Fine Metal Mask)는 100%를 일본의 DNP에서 수입하고 있다. 2차전지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분리막도 아사히카세이(17%), 도레이(15%), 스미토모(6%), 우베(6%), W-SCOPE(6%) 등 일본 기업이 전체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기업이 대응할 수 있다는 희망 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리콘 웨이퍼 세계 점유율 13%인 독일 실트로닉스와 SK실트론이 생산량을 늘려도 수급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있지만 SK실트론의 기술 수준이 높아 일본산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분리막도 일본 업체의 점유율이 높지만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고품질 분리막을 생산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기술 유출 건을 놓고 LG화학과 소송을 벌이고 있지만 국익 차원에서 LG화학에도 분리막을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견제가 예상되는 수소전기차의 수소연료 저장용기 생산에 필요한 탄소섬유도 일본의 세계 시장점유율이 60%가 넘는다. 그러나 6개월 이내에 국산 제품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게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일진복합소재는 일본의 무역보복 이전부터 현대자동차, 국내 탄소섬유 생산 업체인 효성첨단소재 등과 대체재 연구를 해왔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미 연구가 거의 끝난 상태여서 인증 절차만 밟으면 당장에도 국산 제품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문제는 시간이다. 인증 절차에 최소 6개월이 걸리고, 대체재의 물성(物性)시험, 양산 테스트 등이 필요하다. 물론 수소전기차·충전소용 물량이 아직 많지 않고 재고가 충분해 당장 생산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국내 탄소섬유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방윤혁 한국탄소융합기술원장은 “한국의 탄소섬유 기술은 선진국을 거의 따라잡았다”며 “이번 기회에 산업의 기반 경쟁력이 되는 소재 분야 투자를 늘려야 미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국가에서 제외했지만, 국내 기업이 일본 내 전략물자를 수입할 방법이 전부 막힌 건 아니다. 일본 내 소재·화학 업체들이 기존처럼 포괄허가 방식으로 수출할 수 있는 ‘자율규제’ 제도가 있기 때문이다. 전략물자연구원에 따르면 일본은 비(非) 화이트국가 수출 때도 화이트국가와 사실상 동일한 수준의 혜택을 부여하는 ‘CP(Compliance Program·자율준수기업)’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CP 기업이 전략 물자를 수출할 때에는 통상 90일 걸리는 심사 기간이 1주 정도로 단축된다. 한 차례 심사만 받으면 백색국가 때와 마찬가지로 3년간 수출이 자유롭다. 도레이·JSR·스미토모·쇼와덴코 등 일본의 주요 소재·화학 업체도 포함돼 있다.
 
다만 CP 인증을 받은 기업이라도 일본 자민당 내각이 행정력을 동원한다면, 수출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 앞서 수출 규제 대상에 오른 불화수소 등 3개 품목을 놓고서도 일본 정부는 통상적인 개별 수출 품목(3종) 대비 더욱 까다로운 서류 절차(7종)를 요구하고 있다.
 
이소아·이동현·김영민·허정원 기자 lsa@joongang.co.kr
관련기사

포함의 아픔을 아직도 그대로...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