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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사천리였던 日 각의, 세코는 개선장군 표정 기자회견

 일본은 거침없이 한국을 밀어붙였다.
 

아베 총리 한마디 없이 '쾅쾅쾅~' 처리
세코 경산상 "방금 한국 제외됐다" 발표
아소 "어차피 일본이 다 가르친 것" 망언
화이트 국가서 빼면서 "안보 공조 중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달 22일 자민당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받은 뒤 웃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달 22일 자민당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받은 뒤 웃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일 오전 10시에 시작된 각의(우리의 국무회의)에선 '화이트 국가에서의 한국 배제'를 담은 수출무역관리령(시행령)이 곧바로 처리됐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처리 과정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 정도로 일사천리였다. 
 
각의 종료 직후인 10시 16분 지지통신을 비롯한 언론사들의 속보가 결정 사실을 알렸다.
 
그로부터 10분쯤 뒤 주무장관인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경제산업상이 개선장군과 같은 표정으로 기자회견장에 섰다.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상.[YTN캡처=뉴스1]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상.[YTN캡처=뉴스1]

 
"오늘 각의에서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이 결정됐다. 7월 1일 발표한 대로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화이트 국가)해당국이던 한국을 (리스트에서) 제외하게 됐다. 7일 공포하고, 28일 시행된다.~"
 
그는 화이트 국가 배제로 인한 효과를 설명하며 "(7월 4일)개별 허가를 요구한 불화수소 등 3개 품목 외에도 우회 수출이나 목적 이외의 전용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국에 대한 강력한 압박이었다. 
 
그러면서 "이번 결정은 한국의 수출관리제도에 불충분한 점이 있기 때문으로, 한·일관계에의 영향을 전혀 의도하지 않았고 대항(보복) 조치도 아니다"라고 했다. 한국엔 “수출관리를 엄격하게 제대로 했으면 한다”,“일본과 대화를 하려면 지난 7월 12일 실무설명회 당시의 (양측 주장이 엇갈렸던) 내용을 먼저 시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일본 정부가 ‘7일 공포, 28일 시행’이라는 일정을 정확하게 예고한 것은 "미국의 압박이 있더라도 타협의 여지가 없다"는 메시지로 보인다. 그동안 ‘일본이 한ㆍ일간 중재에 나서는 미국을 의식해 (각의 결정은 하지만) 공포는 미룰 수도 있다’는 추측이 나돌았다. 하지만 총리관저 사정에 밝은 일본 소식통은 "단 한 번도 총리 관저에선 그런 의견이 제기된 적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세코 경제산업상이 회견에서 "(한국을) 아세안(ASEANㆍ동남아국가연합)국가들이나 대만, 인도 등 일본과 우호 관계에 있는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똑같이 대우하게 됐다"고 했다.
 아세안과 인도, 대만 등 지금까지 화이트 국가 제도의 혜택을 보지 못했던 나라들을 끌어들여 이번 한국 배제 조치의 정당성을 국제사회에 홍보하려는 전략이다.  
아소 다로 재무상. [EPA=연합뉴스]

아소 다로 재무상. [EPA=연합뉴스]

 
각의에 참석했던 일부 각료는 한국에 대해 '안하무인'격으로 행동했다.  
 
'망언제조기'로 불리는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은 기자회견에서 "(전략물자 관련 국제기구 가입 등)어떻게 해야 화이트 국가가 되는 자격을 얻을 수 있는지는 모두 일본이 한국에 가르쳐 준 것”이라며 “이를 한국이 잊어선 안 된다”고 했다. 어차피 일본의 도움을 받아 화이트 국가로서의 자격을 얻은 만큼 이번 조치에 항의해선 안 된다는 의미로 들린다. 
 
그는 “(일본이 개별 수출 허가 품목으로 지정한)불화수소는 사린 가스 제조에도 쓰이지 않나. 그런 물질이 어디론가 대량으로 유출되는 일이 없다는 걸 (한국이)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며 또다시 근거 없는 의혹을 유포했다. 
 
스가 관방장관과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방위상은 “양국 관계가 어렵지만 연계할 건 해야 한다”며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유지에 애착을 보였다.   
이와야 다케시 일 방위상[로이터=연합뉴스]

이와야 다케시 일 방위상[로이터=연합뉴스]

 
이와야 방위상은 "지역의 안전보장을 생각했을 때 일ㆍ한, 일ㆍ미, 일ㆍ미ㆍ한의 연계는 아주 중요하다"며 "(한국이) 대국적으로 생각해 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을 안보 우호국 리스트에서 밀어내는 날 일본 각료가 한 말이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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