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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에펠탑은 파리가 최고 수준의 문화 도시라는 증거"

첫 여행기를 펴낸 유시민 작가. 그는 파리를 문명 최고의 도시로 극찬했다. [사진 이강신]

첫 여행기를 펴낸 유시민 작가. 그는 파리를 문명 최고의 도시로 극찬했다. [사진 이강신]

"에펠탑은 파리가 사피엔스 최고 수준의 문명 도시라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물입니다."
 
신간『유럽 도시 기행1』(생각의길)을 펴낸 유시민(60) 작가가 프랑스 파리를 극찬했다. 31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팟빵홀에서 열린 '김태훈의 게으른 책읽기' 유튜브 공개 방송에서 그는 파리 여행 후기에 관해 이야기하며 이같이 말했다. 유시민 작가의 첫 번째 여행기인 『유럽 도시 기행 1』은 그가 아내 한경혜씨와 함께 아테네, 로마, 이스탄불, 파리를 다녀온 뒤 네 나라의 역사와 문화 등에 대한 이야기와 생각을 담은 책이다.
 
유시민 작가는 "세계 여러 도시 가운데 궁전이나 교회 같은 권력의 상징물이 아니라, 개인의 예술 창작물이 도시의 랜드마크가 된 사례는 파리가 유일하다"며 "에펠탑이 베르사유 궁전, 노트르담 성당 등 건축물을 제치고 시민의 여론에 의해 랜드마크가 됐다는 것은 파리가 세계 최고 수준의 문화 도시라는 것을 증명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에펠탑이 강제성이 없는 건축물이라는 점도 높이 샀다. 유 작가는 "유서 깊은 대규모의 건축물 대부분은 과거 강제 노동이나 부역을 통해 만들어진 것이다. 로마의 콜로세움 앞에 있는 티투스 개선문이 대표적인 예인데 축조 과정을 알게 되면 더는 예술품으로 보이지 않고 끔찍하다는 생각만 든다"며 "에펠탑은 강제 노동 없이 만들어진 건축물이라는 점에서도 즐겁게 받아들이게 된다"고 했다.
 
프랑스 파리의 상징물인 에펠탑. 유시민 작가는 "에펠탑이 도시의 상징물이 된 것이 바로 파리가 사피엔스 최고 도시라는 증거"라고 말했다. [사진 생각의길]

프랑스 파리의 상징물인 에펠탑. 유시민 작가는 "에펠탑이 도시의 상징물이 된 것이 바로 파리가 사피엔스 최고 도시라는 증거"라고 말했다. [사진 생각의길]

그래서일까, 그는 로마를 여행하면서는 별다른 감흥은 얻지 못했다고 했다. 강제 부역으로 만들어진 건축물들이 너무 크고 압도적이라 개인의 감정을 이입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그곳에서도 유 작가의 시선을 잡아끌었던 게 하나 있었다. 로마 교황청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피오리 광장에 외롭게 서 있던 조르다노 브루노(Giordano Bruno·1548~1600) 동상이다. 조르다노 브루노는 신학에 반하는 천체물리학을 연구하다 화형당한 인물이다. 그가 화형당한 자리에 동상이 있다.
 
유 작가는 "우연히 노점에 식재료를 사러 갔다가 동상을 발견했는데, 갑자기 이상한 감정이 몰려왔다"며 "우리 삶에서 진짜 귀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무엇인지 묻는 소크라테스의 질문이 생각났다"고 했다. 이어 "우리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진리를 알기 위해 몸부림치고, 진리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느끼는 즐거움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상을 보고 난 뒤 그는 "앞서 바티칸에서 본 베드로 대성당과 미켈란젤로의 위대한 작품들이 갑자기 하찮게 보이기 시작했다"며 "바티칸 쪽은 쳐다보기도 싫어졌다"고 털어놨다.
 
대담 중인 유시민 작가(오른쪽)과 김태훈 진행자. [사진 이강신]

대담 중인 유시민 작가(오른쪽)과 김태훈 진행자. [사진 이강신]

아테네에서 그가 주목한 것은 소크라테스의 흔적이었다고 한다. 그에게 소크라테스는 '로맨스 그레이'처럼 나이가 들어서야 진가를 알게 된 인물이다. 그는 "소크라테스가 우리에게 생각해보라고 말한 주제들은 여전히 우리가 답을 찾지 못했거나 고민하는 것들"이라며 "소크라테스는 우리 존재와 관련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고 그러다 사형을 당했다. 지금으로 치면 소크라테스가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반체제 사범이었던 셈"이라고 전했다.
 
그는 요즘 『유럽 도시 기행』의 두 번째 이야기를 집필 중이다. 2권은 빈, 프라하, 부다페스트, 드레스덴에 대해 다룬다. 유 작가는 집필 과정에 대해 "나는 글을 쓰다가 글이 써지지 않을 때는 다른 책을 본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내 글을 쓰고 싶은 욕망을 느끼게 된다"고 설명했다. 멍을 때리며 쉴 때는 없느냐는 질문에는 "멍을 때리는 것은 나의 사전에 없는 일"이라며 "1980년에 두 달 동안 합수부에 갇혀 있으면서 활자 없이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낸 적이 있어서 멍을 때리는 것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다. 멍을 때리는 것은 나에게 두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로마를 여행하고 있는 유시민 작가. 그는 두 번째 책을 집필하고 있다. [사진 생각의길]

로마를 여행하고 있는 유시민 작가. 그는 두 번째 책을 집필하고 있다. [사진 생각의길]

두 번째 책을 쓰면서 3권을 위한 여행도 짬짬이 하고 있다는 그가 여행할 때 가장 관심 있게 보는 것은 '스토리'다. 유 작가는 "나는 여행할 때 '이야기'가 있는 공간이나 건축물에 관심이 간다"며 "예를 들어 이스탄불 구시가에 갔는데, '아잔(이슬람교에서 신도에게 예배시간을 알리는 소리)'에 대해 알게 됐다. 이를 통해 이슬람의 발원에 대해서도 생각이 닿게 됐는데, 이렇듯 이야기들이 계속 끌려 나오는 공간을 선호한다. 책에도 그러한 나의 편향이 담겨 있다"고 털어놨다.
 
유 작가에게 도시 여행은 '대형 서점'을 구경하는 것과 비슷하다. 뜻밖의 발견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면에서다. 하지만 무작정 들어가면 시간이 오래 걸리고 적당한 책을 찾지 못할 수 있으니, 즐거움을 맛보려면 서점의 구조를 미리 파악하고 어떤 분야의 책을 살펴볼지 계획을 세워놓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러면서도 이 책 저 책 들춰보는 여유를 누려야 몰랐던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고 전했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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