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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빤 시각장애, 돈벌어야 했다"…빗물펌프장에 묻힌 미얀마 청년 꿈

1일 오전 10시 서울의 한 병원 장례식장엔 전날 서울 목동 빗물펌프장 지하 터널에 고립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M이 안치됐다. 
사망 소식을 듣고 달려온 미얀마인 친구 쏘맹언(32)은 안타까움에 고개를 자주 떨궜다. 쏘맹언은 M과 미얀마인 커뮤니티를 통해 알게 된 사이라고 한다.
커뮤니티는 낯선 땅에서 느끼는 외로움을 달래는 소통창구였다. 2017년부터 서로 의지하며 터놓고 지냈다고 한다.

 
쏘맹언은 M을 기억하는 다른 미얀마 친구들과 이날 함께 이곳을 찾았다. 미얀마 대사관에서 통역을 도왔다.
지난달 31일 목동 빗물펌프장 사고로 숨진 미얀마 출신 현대건설 협력업체 직원 M의 친구 쏘맹언이 1일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신혜연 기자

지난달 31일 목동 빗물펌프장 사고로 숨진 미얀마 출신 현대건설 협력업체 직원 M의 친구 쏘맹언이 1일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신혜연 기자

"250만원 월급 대부분 고향에 보내" 

쏘맹언은 7남매 중 다섯째인 M이 유독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는 또 “돈을 많이 벌고 싶어서 한국에 왔는데…”라며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곁의 주한 미얀마 대사관 직원은 “(제가 알기로는) M의 아버지가 두 눈이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이다”고 설명했다. 주변 사람들에 따르면 M은 월급 250만원 중 자신에게 꼭 필요한 용돈을 제외한 나머지를 모두 미얀마 현지에 사는 부모님에게 보냈다. 특히 형을 많이 그리워했다고 한다.
 
M은 미얀마 중부지역을 흐르는 이라와디강 종류 쪽 마궤의 한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다. 쏘맹언은 “가족을 그리워하던 M이 지난해 11월에 미얀마에 한 번 다녀온 것으로 안다”고 울먹였다.
 
미얀마엔 M을 사랑하는 여자친구도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가족이나 여자친구에게 그날이 M의 마지막 모습이 됐다.  
 
사고를 당한 M의 외국인근로자 등록증. [M 지인 제공]

사고를 당한 M의 외국인근로자 등록증. [M 지인 제공]

"동료에게 친절했던 청년" 

M은 회사 동료나 주변 친구 등에게 성실한 청년으로 기억된다. 쏘맹언은 “물건을 나르는 일을 할 때 ‘매우 힘들다’고 털어놨었다”며 “하지만 사고가 난 적이 없는 현장이고 특별히 위험하단 생각은 해본 적 없어 일을 계속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수칙을 잘 지킨다’는 친구였는데…”라며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안타까워했다. 전날 숨진 M의 협력업체 직원 구모(65)씨의 유족도 “생전 아버지께서 M에 대해 ‘친절한 청년’이라고 말씀하시곤 했었다”고 말했다. 
주한 미얀마 대사관 관계자들이 1일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사관 제야 띤윈틴 노무관(왼쪽)과 대사관 통역사(오른쪽)다. 신혜연 기자

주한 미얀마 대사관 관계자들이 1일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사관 제야 띤윈틴 노무관(왼쪽)과 대사관 통역사(오른쪽)다. 신혜연 기자

 
M이 이 빗물터널 작업장에서 일한 지는 한 달 정도 됐다. 그는 한국에 취업비자로 입국해 일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M의 가족들은 한국에 오기 어려운 상황이다. 주한 미얀마 대사관 관계자는 "'그의 어머니는 불안한 미얀마 정치 상황 때문에 외국에 나가는 게 두렵다'며 올 수 없다고 알려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마도 온다면 형제자매들만 올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시신을 고향으로 운구해달라" 

가족들은 M의 친구들을 통해 “시신을 미얀마 고향으로 옮겨주길 바란다”는 의사를 전달해왔다. 이에 대해 대사관 관계자는 “장례 절차를 어떻게 진행할지는 M의 회사 측과도 협의를 더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터널 시공사인 현대건설 관계자는 “장례절차를 어떻게 할지는 아직 논의된 바가 없다”면서 “시신을 본국으로 운구하려면 일단 사망진단서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제 막 수습한 상황이라 아직 정해진 바가 아무것도 없다”고 설명했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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