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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통령 유튜버 도티 "공황장애 딛고 기성방송 도전" 김태호 PD와도 협업

크리에이터 위크& 릴레이 인터뷰⑤ 도티

“도티가 나인지 내가 도티인지 헷갈린다. 도티는 알지만 나희선은 알지 못하는 현실에 적응하는 게 쉽지 않다.” 2년 전 만난 나희선 씨는 도티로 살아가는 자신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후 2018년, 마인크래프트라는 게임으로 한국 게임 크리에이터 최초로 구독자 200만명을 돌파한 그는 세종대왕 다음으로 초등학생들이 존경하는 인물로 꼽히며 ‘초통령’이란 별명을 얻었다. 2014년부터 5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콘텐트를 선보이며 국내 대표 크리에이터로 성장했다.
 
  하지만 그는 올해 초 심장이 뛰어 잠을 잘 수 없어 병원을 찾았다 공황장애 진단을 받았다. 그 이후 그토록 애정을 쏟았던 방송을 중단했다. 4개월여 휴식기를 보낸 그가 지난 7월부터 유튜브가 아닌 TV 프로그램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패널로 등장했지만, 지금은 무한도전 김태호 PD와 프로그램 출연을 논의 중일 만큼 활동 무대를 옮기는데 적극적이다.
게임 크리에이터 '도티' 나희선

게임 크리에이터 '도티' 나희선

  “구독자 250만명에 누적 조회 수가 24억 뷰다. 5년 동안 휴방이 없었다는 게 자부심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강박으로 다가왔다. 휴방안 하려고 오후 1시에 찍어 편집해서 오후 6시에 올린 적도 있다. 구독자가 늘수록 실망에 대한 두려움도 커서 잠시 멈추려면 큰 용기가 필요했다. 어쩌면 공황장애 덕분에 푹 쉬었고 새로운 도전을 하려고 한다.” ‘도티’를 내려놓은 나희선 씨를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샌드박스네트워크 사무실에서 만났다.
 
우선 공황장애 소식에 놀란 분들이 많다.
걱정해 주셔서 감사하다. 지금은 잠들기 전 약을 먹는 정도로 좋아졌다.
 
콘텐트가 업로드되지 않아 많은 팬들이 궁금해 했다.
한 달 정도 여행을 다녀왔고 이후엔 계속 집에 있었다. 크리에이터의 특징이다(웃음). 쉬면서 도티만큼 성장하지 못한 나희선에 대해 고민했다. 이젠 나희선으로 등장하는 콘텐트에 관심이 있다. 라디오스타, 마리텔과 같은 TV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배우고 있다.
 
TV로 활동무대를 옮긴 이유가 있나?
선택의 문제였다. 본업은 디지털이고 TV 채널에 노출되는 것이 자칫 정체성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좀 더 체계적이고 폭넓은 협업을 경험하고 싶었다. ‘TV에서도 내 능력을 발휘하고 매력을 어필할 수 있을까?’ 흥미로운 도전이다.
 
1인 방송과 TV를 비교해 본다면?
유튜브는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콘텐트가 많이 성장했다. 초반 대세는 게임이었지만 지금은 TV에서나 볼 수 있었던 기획형 예능 콘텐트가 나온다. 72초 TV나 다양한 웹드라마 프로덕션이 성공하면서 웹 예능 프로덕션의 진입이 늘었다. 여전히 우리나라는 콘텐트를 무료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지만 해외에선 다양한 형태의 유료구독 모델이 생겨나고 있다. 유튜브 이용자가 늘면서 광고 시장도 커졌으니 대형 기획들이 많이 생겨날 수 있는 환경은 만들어졌다. 하지만 TV가 선보여온 고품질 프로덕션의 노하우는 아직 따라가기 힘들겠단 생각이 들더라. 내공을 갖춘 인적 자원은 여전히 TV 쪽이 더 많다는 느낌도 들었다. 명확한 타깃을 노리는 1인 미디어와 달리 일반 대중을 상대하는 TV 영상 제작 시스템도 배울 기회다.
 
최근 크리에이터와 유명인들의 다양한 협업 콘텐츠 사례가 늘고 있다. 사진은 '도티'와 방송인 김종민 씨가 함께 만든 콘텐츠의 한 장면.

최근 크리에이터와 유명인들의 다양한 협업 콘텐츠 사례가 늘고 있다. 사진은 '도티'와 방송인 김종민 씨가 함께 만든 콘텐츠의 한 장면.

 
1세대 크리에이터 입장에서 ‘지금’ 크리에이터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조언한다면?
취미를 영상으로 올리다 시작한 자연발생적 크리에이터와 달리 최근엔 직업형 크리에이터가 많이 늘었다. 이들은 뚜렷한 목적이 있기 때문에 시작 단계에서 ‘조회 수나 광고 수익 없으면 다시 현업으로 복귀하자’고 생각한다. 흥미로운 주제를 가지고 MCN 회사에 소속돼 콘텐트를 제작하는 경우에도 회사 차원의 체계적 지원이 끊기면 콘텐트 방향성이나 제작에 흥미를 잃게 된다. 크리에이터를 1인 미디어라고 말하는데 1인이 가진 신선한 콘텐트 기획과 방향을 유지하는 것이 1인으론 무리다.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혼자서 계속 생각해 낼 순 없지 않나. 개인의 노력에 팀원들의 도움이 더해져야 한다. 
 
크리에이터는 이미 레드오션이란 말도 있다.
대중적인 주제를 다루는 크리에이터가 많기 때문이다. 먹방, 게임, 뷰티 등 대중적인 주제를 다루는 크리에이터는 이미 기득권이 됐다. 하지만 난 여전히 유튜브는 블루오션이라고 생각한다. 콘텐트의 주제 만큼이나 주제를 이끌어가는 방식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건 사람마다 다르니까 레드오션은 아니다. 어떤 크리에이터의 말을 빌리자면 관 뚜껑을 닫으면서 방송을 마감할 수도 있다(웃음).
 
크리에이터 위크&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 슈퍼밴드 호피폴라, 양띵, 악어, 와썹맨 박준형, 워크맨 장성규, BJ 유소나, 파뿌리(3명), 말이야, 마이린, 임다. [중앙포토]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 슈퍼밴드 호피폴라, 양띵, 악어, 와썹맨 박준형, 워크맨 장성규, BJ 유소나, 파뿌리(3명), 말이야, 마이린, 임다. [중앙포토]

‘크리에이터 위크&’ 행사는 8월 9~11일 서울 코엑스 전시장 C홀에서 열린다. 트레져헌터·샌드박스·유튜브·아프리카TV 등에서 활동하고 있는 크리에이터와 강연자가 3일 동안 다양한 색깔의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유명 크리에이터 등 20명의 전문가가 참여하는 초대형 ‘언박싱쇼(제품 공개 쇼)’가 열린다. 크리에이터 지망생들은 플랫폼이나 MCN 부스에서 직접 1인 방송 체험도 할 수 있다. 입장권은 인터파크 티켓에서 살 수 있다.
 
1인 미디어를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데 있어 필요한 능력은 무엇인가?
현실에서의 대인관계가 중요하다.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다’고 말하는 친구들에게 늘 하는 말이 “옆에 있는 짝꿍이랑 잘 지내”라고 조언한다. 쉬운 말 같지만 그게 본질이다. 게임을 잘한다고 게임 크리에이터가 되는 게 아니지 않나. 채널 운영을 위해선 수많은 사람의 정제되지 않은 말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포용력도 있어야 하고 소통 능력도 갖춰야 한다. 많은 상황 속에서 내가 중심을 잘 지켜야 가능한 일이다. 특히 생방송을 하는 크리에이터의 경우 일반적인 생활 패턴과 다르다 보니 콘텐트를 제작할 땐 상당히 적극적인데 막상 실제 인간관계에선 어색해하는 분들이 많다. 그래서 농반진반으로 “주말에 교회라도 가서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해”라고 말한다. 나 역시 디지털 세계의 도티와 현실의 나희선의 격차에 힘들었다.
 
유부혁 기자 yoo.boohy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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