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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민감한 국민성이 크리에이터 성장 밑거름" 이필성 샌드박스 대표

크리에이터 위크& 릴레이 인터뷰④ 이필성 대표

 
구글코리아의 광고 제휴업무 담당자였던 이필성 대표는 2014년 당시 게임 크리에이터이자 대학 동기인 나희선씨와 샌드박스네트워크를 창업했다. 1인 미디어 시대에 걸맞은 콘텐츠 제작환경을 만들어 재능있는 크리에이터들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이후 4년 만에 샌드박스네트워크는 소속 크리에이터 300팀에 구독자 4000만명, 월간 유튜브 조회 수 23억 뷰를 기록하며 국내 대표 MCN(멀티채널네트워크) 기업으로 성장했다. 사업 첫해 매출 9억원은 2017년 140억, 2018년은 280억원으로 급성장했고 올해는 500억원을 예상한다. 올 초엔 250억원의 투자를 유치해 지금까지 40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크리에이터 창작물이 지속 가능한 직업으로 만들 것
유명인 유튜브 진출 적극 환영... 기존 미디어 위협

 
최근엔 크리에이터로서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는 방송인 유병재 씨가 YG 엔터테인먼트를 떠나 샌드박스행을 결정하며 높아진 기업 위상을 확인했다. 이필성 대표를 만나 그가 생각하는 크리에이터 비즈니스와 콘텐츠의 방향성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샌드박스네트워크에서 만난 그와의 일문일답.
 
이필성 대표는 "한국 크리에이터 산업은 변화에 민감하고 새로운 창작물에 대한 수용성이 뛰어난 국민성 덕분에 더욱 발전했다"고 했다.

이필성 대표는 "한국 크리에이터 산업은 변화에 민감하고 새로운 창작물에 대한 수용성이 뛰어난 국민성 덕분에 더욱 발전했다"고 했다.

유튜브가 한국에서 빠르게 성장해 국민의 주요 시청 채널이 된 느낌이다. 이유를 분석한다면?
K 콘텐트를 대표하는 k 팝에서 우리 문화의 저력을 느꼈듯 한국인들은 자기표현에 적극적이며 자기만의 콘텐트를 갖고 있다. 글로벌 UCC 열풍이 있기 전 우리나라엔 이미 아프리카TV와 같은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이 있었고 끼 많고 재능 있는 사람들이 디지털 환경을 경험했다. 유튜브에선 시청자들의 취향이나 관심사를 만족시키는 콘텐트가 늘었고 구독자가 빠르게 증가했다. 기업이나 브랜드가 유튜브를 주목하면서 광고 시장이 성장했고 기존에 고도화된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를 토대로 크리에이터 산업의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 
 
콘텐트에 대한 민감성처럼 한국인의 특수성이 크리에이터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됐다는 분석인데, 우리나라 MCN산업의 특징은 무엇일까?
유튜브는 미국에서 시작했고 유럽과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시장은 더 크지만, 우리 콘텐트의 퀄리티와 창의성, 비즈니스 구조는 다른 나라에 앞서 있다. 변화에 민감하고 새로운 콘텐트에 대한 수용성이 뛰어난 국민적 특성 덕분이다. MCN산업도 마찬가지다.  최근 ‘흔한 남매’란 크리에이터가 코믹북을 출간했는데 종합 베스트셀러 10위에 들었다. 이런 활동은 해외에선 흔치 않다. 오히려 샌드박스 소속 크리에이터가 만든 콘텐트를 유료 채널에 공급한다. 또 디즈니의 오리지널 콘텐트를 우리 유튜버가 재가공해 디즈니 한국 채널에 납품한다. 크리에이터가 크로스 미디어를 주도하고 있다. 
 
크리에이터란 직업은 안정적일까?
크리에이터는 연예인과 달리 인기가 떨어진다고 해서 당장 미디어 가치가 제로가 되진 않는다. 독자적인 채널과 콘텐트를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회사 차원에서 크리에이터의 안정성을 걱정하는 부분은 수입이 아닌 심리(정신건강)관리다. 크리에이터가 성공하면 연예인과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기 쉽다. 관심과 댓글에 상처를 받고 그만두는 경우가 상당하다.
 
유치원, 초등생들의 희망 직업 1순위에 크리에이터가 꼽힌다.
채널 선택권이 없었던 기성세대와 달리 스마트폰이라는 자신만의 스크린을 가진 밀레니얼 세대는 내가 원하는 콘텐트를 골라보면서도 스스로 콘텐트를 만들 수 있다. 과거엔 그림 잘 그리고 음악 잘하고 글 잘 쓴다고 칭찬받는 사람은 소수였다. 칭찬하는 사람도 엄마나 선생님 정도였다. 하지만 이젠 수많은 시청자가 있고 그들이 피드백을 해준다. 유튜버를 꿈꾸는 대부분의 아이들은 성공하지 못한다고 해도, 내 아이디어로 뭔가 만들어 보고 반응을 경험한 것 자체가 엄청난 자산이 될 것이다.
최근 방송인 유병재 씨는 샌드박스네트워크로 소속사를 옮겨 유튜버 활동을 본격화했다. [중앙포토]

최근 방송인 유병재 씨는 샌드박스네트워크로 소속사를 옮겨 유튜버 활동을 본격화했다. [중앙포토]

 
 
한 달 만에 200만 구독자를 확보한 백종원씨처럼 유명인의 유튜버 활동을 놓고 찬반이 엇갈린다.
그건 호불호의 문제같다. 중요한 건 유튜브를 주요 채널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 측면에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나 역시 유튜브로 유재석씨가 김태호 PD와 같이 하는 프로그램, 강식당에 나오는 멤버들의 콘텐트를 본다. 하지만 콘텐트 소비의 100을 여기에 쏟진 않는다. 리버풀 레전드도 보고 싶고 수영 강습도 보고 먹방이나 영화리뷰 콘텐트도 본다. 유명인의 유튜버 진출은 시청자들의 유튜브 시청 시간을 늘리는 데 기여한다고 생각한다. 기존 유튜버가 아닌 기성 미디어에 대한 위협이 더 크다.
 
크리에이터 위크&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 슈퍼밴드 호피폴라, 양띵, 악어, 와썹맨 박준형, 워크맨 장성규, BJ 유소나, 파뿌리(3명), 말이야, 마이린, 임다. [중앙포토]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 슈퍼밴드 호피폴라, 양띵, 악어, 와썹맨 박준형, 워크맨 장성규, BJ 유소나, 파뿌리(3명), 말이야, 마이린, 임다. [중앙포토]

‘크리에이터 위크&’ 행사는 8월 9~11일 서울 코엑스 전시장 C홀에서 열린다. 트레져헌터·샌드박스·유튜브·아프리카TV 등에서 활동하고 있는 크리에이터와 강연자가 3일 동안 다양한 색깔의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유명 크리에이터 등 20명의 전문가가 참여하는 초대형 ‘언박싱쇼(제품 공개 쇼)’가 열린다. 크리에이터 지망생들은 플랫폼이나 MCN 부스에서 직접 1인 방송 체험도 할 수 있다. 입장권은 인터파크 티켓에서 살 수 있다.
 
'크리에이터 위크&'에 참여한 의미는?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는 수많은 비즈니스를 추가로 만들어낸다. 크리에이터 위크&과 같은 행사를 통해 미디어의 역할을 모색하고 협업하면서 산업 생태계를 풍성하게 발전시킬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이런 행사를 통해 크리에이터의 새로운 역할도 기대한다.
 
한국 크리에이터 산업의 발전 방향은.
콘텐트를 제공하는 원천이 과거엔 방송사였다면 이젠 크리에이터다. 크리에이터를 많이 확보하는 것이 더 좋은 콘텐트를 더 많이 공급하는 방법이다. 그래서 크리에이터를 매니지먼트하고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일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 샌드박스는 크리에이터로 종합적인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하는 회사가 되는 것이 비전이다. 가령 유병재 씨와 콘텐트를 만들어 유튜브나 넷플릭스에 공급하고 또다른 샌드박스 소속 크리에이터인 장삐쭈와 기획한 콘텐츠로 카카오TV나 네이버에 올려보고 이를 바탕으로 미디어 비즈니스를 한다. 얼마나 좋은 크리에이터를 확보하느냐의 싸움이 될 거다.
 
유부혁 기자 yoo.boohy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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