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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춤영업' 허가 기다린듯···광주 클럽 수상한 폭풍 허가

‘27명 사상’ 초래한 춤 조례, ‘진실게임’

27일 오후 광주광역시 C클럽 복층 구조물 붕괴 현장에서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 등이 현장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27일 오후 광주광역시 C클럽 복층 구조물 붕괴 현장에서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 등이 현장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주점 내 불법 복층시설물이 무너져 2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C클럽의 ‘춤 조례 의혹’의 파장이 커지고 있다. 3년 전 조례안을 대표발의한 전직 구의원이 “집행부(광주 서구청)의 요청을 받고 조례를 추진했다”고 주장해서다.
 

경찰, 2016년 7월 광주 서구 ‘춤 조례’ 조사
A의원, “구청서, 조례 제정 요청” 대표발의
공무원, “집행부도 조례권한有…터무니없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31일 “2016년 7월 제정된 광주 서구의 ‘객석에서 춤을 추는 행위가 허용되는 일반음식점에 관한 조례’를 둘러싼 특혜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당시 기초의원들과 구청 공무원 등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당시 ‘춤 영업’ 관련 조례를 통과시킨 서구의원들을 상대로 조례가 만들어진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붕괴 사고로 촉발된 경찰 수사가 구청·구의회에 대한 특혜·로비 의혹으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조례안을 발의한 전 서구의원 A씨는 “조례제정 과정에 서구청의 입김이 있었다”고 진술했다. “당시 서구청 직원들이 ‘상위법 개정으로 인한 보완 조례가 필요하다’고 먼저 요청했다”는 주장이다.
 
A씨가 문제를 제기한 조례는 최근 붕괴사고로 27명의 사상자를 낸 C클럽에서 ‘춤 영업’이 가능하게 된 근거가 됐다. 일반음식점인 C클럽은 조례제정 전에는 춤 변칙영업 때문에 3차례 행정처분을 당했지만, 조례가 만들어진 후 합법적으로 ‘춤 영업’을 했다.
 
C클럽에서는 지난달 27일 새벽 23㎡(7평)의 불법 구조물에 40명 이상이 올라가 춤을 추다 복층 윗부분이 무너져 2명이 숨지고 25명이 다쳤다. 경찰은 조례 제정 무렵 C클럽이 해당 조례가 없어 행정처분을 당하게 된 피해사례로 소개되는 등 특혜의혹(중앙일보 7월 29일자 2면)이 불거지자 수사에 착수했다.
광주 서구의회가 2016년 7월 '춤 영업' 조례 제정을 논의할 당시 C클럽을 피해사례로 지목한 회의록. 아래는 C클럽 사고 설명도. 중앙포토, 뉴시스

광주 서구의회가 2016년 7월 '춤 영업' 조례 제정을 논의할 당시 C클럽을 피해사례로 지목한 회의록. 아래는 C클럽 사고 설명도. 중앙포토, 뉴시스

 

‘춤조례 특혜’ 구청·구의회 수사 확대

A씨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2016년 2월께 구청 담당자들이 찾아와 ‘춤 허용’ 조례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제안했다”고 했다. 당시 자신이 조례를 대표발의한 것 자체가 서구청 공무원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는 주장이다.
 
반면 A씨가 지목한 당시 구청 공무원 B씨는 “당시 구의원이던 A씨가 조례 발의 전 자문을 구해와 조언을 해줬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B씨는 “조례는 집행부에서도 발의할 수 있는데 굳이 의원에게 부탁할 이유가 있느냐”며 “구청에서 먼저 조례제정을 제안했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했다.
 
B씨 주장처럼 지자체의 조례 발의 권한은 기초의회만 가진 게 아니다. 자치단체나 자치단체장도 있다. 경찰은 A씨와 B씨 등의 진술을 종합해 조례 제정 과정에서 청탁 등이 있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일부 지방의회의 경우 집행부에서 보다 손쉽고 빠르게 조례를 통과시키기 위해 의원을 도움을 받는 관행이 있어서다.
 
29일 저녁 광주광역시 서구 G클럽 앞에 손님들이 몰려들고 있다. 이곳은 지난 27일 붕괴사고로 27명의 사상자를 낸 C클럽의 업주 3명이 운영하는 유사한 형태의 클럽이다. 프리랜서 장정필

29일 저녁 광주광역시 서구 G클럽 앞에 손님들이 몰려들고 있다. 이곳은 지난 27일 붕괴사고로 27명의 사상자를 낸 C클럽의 업주 3명이 운영하는 유사한 형태의 클럽이다. 프리랜서 장정필

경찰, 구청→구의회 ‘조례 요청’ 조사

경찰은 조례 제정 당시 반대의견이 만만치 않았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A씨가 구의원이던 2016년 5월 ‘춤 허용조례’를 발의하자 유사한 영업형태의 업소들과 의원들의 반대에 부딪힌 정황이 확인돼서다. 당시 유흥주점과 단란주점 업주들은 “세금이 유흥주점보다 훨씬 적은 일반음식점에서 춤을 추는 행위까지 합법화해서는 안 된다”며 반발했다. 일부 서구의원들 역시 기존 유흥업소들과의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조례 통과를 반대하기도 했다.
 
A씨 등 서구의원 4명은 2016년 2월 개정된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제57조(일반음식점에서 춤을 추면 안 되지만, 조례로 정해 예외로 허용할 수 있다)에 따라 조례제정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일보가 입수한 서구의회 회의록(2016년 6월 20일)에 따르면 당시 A씨는 상임위에서 반대의견이 높아지면 정회를 해가며 동료의원들을 설득한 사실도 확인됐다.
 

서구청, 단 나흘 만에 ‘감성주점’ 허가

이 과정에서 당시 서구청 관계자는 조례안에 대한 설명을 묻는 구의원들에게 C클럽을 피해사례로 꼽아 소개하기도 했다. 타 지자체처럼 ‘춤 영업’ 관련 조례를 제정할 경우 이곳은 행정처분에서 제외될 수 있었다는 게 요지다. 당시 서구의원들은 논의 끝에 5대 1로 조례를 통과시켰다. 당시 구의원들과 서구청 공무원들이 나눈 대화는 당시 상임위 회의록에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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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가 난 C클럽이 당시 조례 시행 후 일주일 만에 감성주점으로 허가를 받은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C클럽 업주 3명은 2016년 7월 11일 조례가 제정된 사흘 뒤 구청에 감성주점을 신청해 7월 18일 허가를 받아냈다. C클럽의 움직임도 빨랐지만, 허가권자인 서구청도 당시 C클럽에 대한 신청이 들어온 지 나흘 만에 허가를 내준 것이다. 감성주점이란 일반음식점 내 ‘춤 영업’을 예외적으로 조례를 통해 허용한 업소다. 광주지역 시민단체인 참여자치21 조선익 공동대표는 “감성주점 신청을 한 지 나흘 만에 ‘춤 영업’을 허가한 것은 특혜의혹을 살 만한 만큼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최경호·진창일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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