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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영 의원도 뛰어들었다···군산·새우깡 '꽃새우 전쟁'

 
시장에서 국산 꽃새우가 판매되고 있다. [연합뉴스]

시장에서 국산 꽃새우가 판매되고 있다. [연합뉴스]

 
 “40년 꽃새우잡이 인생의 최대 위기였죠.”
전라북도 군산에서 꽃새우를 잡는 군산연안조망협회 정재훈 회장의 얘기다. 정 회장을 비롯한 군산 지역 꽃새우잡이 어민에게 최근 며칠은 악몽 같은 시간이었다.  
 
정 회장은 “매년 6월부터 9월까지 잡은 꽃새우 물량의 70% 정도를 농심에서 사 갔다”며 “그러다 올해 농심이 군산 꽃새우 매입을 중단하면서 판로가 막히자 가격이 폭락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상자(15kg)에 9만원까지 갔던 꽃새우 위탁판매 가격이 농심 구매 중단 결정 후 최근 2만 7000~2만 8000원까지 떨어졌다”며 “3만원 밑으로 내려가면 조업을 나가도 타산이 안 맞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군산에 꽃새우잡이 배가 60척 정도 있는데 가격 폭락 후 조업을 거의 중단했다. 끔찍했다”고 말했다.
 
경기도 고양시의 한 편의점에 새우깡이 진열된 모습. [뉴스1]

경기도 고양시의 한 편의점에 새우깡이 진열된 모습. [뉴스1]

 
 ‘국민 과자’ 새우깡의 주원료인 군산 꽃새우 수난시대다. 농심은 매년 6~8월 300t가량의 군산 꽃새우를 사서 새우깡을 만드는 데 사용해왔다. 품질 문제를 이유로 군산 꽃새우를 미국산으로 전량 교체하겠다는 방침을 세우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농심에 따르면 8년 전부터 군산 꽃새우 원료에서 이상 징후가 발견됐다. 원료에 미세 플라스틱과 같은 이물질이 섞여 들어오는 빈도가 잦아졌기 때문이다. 48년 장수 브랜드가 유지된 비결은 품질관리다. 이에 농심은 새우깡 제조 과정에 세척 공정을 추가하면서 품질 유지를 했지만,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최근 군산 꽃새우 매입 중단 결정을 내렸다.  
 
농심은 그동안 서해에서 잡힌 꽃새우로 새우깡을 생산하다가 3년 전부터는 국내산과 미국산을 각각 50%씩 사용해 왔다. 
그러다 올해는 군산 꽃새우를 납품받지 않기로 하자 군산 지역 어민은 “농심이 값싼 수입산으로 주원료를 대체하려고 한다”며 문제를 제기하면서 지난달 25일 꽃새우 논란에 불이 붙었다. 
 
이에 대해 농심은 “미국산 새우 가격은 국내산보다 10~15% 정도 저렴한 수준이라 가격 이슈는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며 “서해 환경 변화로 원료에 미세 플라스틱 등 이물질이 섞여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 어민의 경우 저인망식 어업으로 꽃새우를 채취하기 때문에 바다 밑에 깔린 폐기물 등이 어망에 섞여 들어가는 사례가 많지만, 미국은 중간 수심에서 그물을 들어 올리는 방식으로 꽃새우를 낚아 상대적으로 원물 상태가 깨끗하다”고 설명했다.
 
어민의 주장은 달랐다. 어민 측은 “꽃새우는 수심 20m 이상의 깨끗한 물에 사는 습성을 갖고 있어 원물에 큰 문제가 없다”며 “새우를 잡으면 일차적으로 수작업을 통해 이물질을 골라내고 세척해서 수협에 넘긴다. 이 과정에서 이물질을 90% 이상 거른다고 확신한다”고 받아쳤다. 하지만 농심은 품질 유지를 이유로 새우깡 원료의 외국산 교체 방침을 굽히지 않았다.   
 
어민들이 새우잡이에 나선 모습. [중앙포토]

어민들이 새우잡이에 나선 모습. [중앙포토]

 
 꽃새우 가격 폭락으로 어민의 반발이 커지면서 전라북도와 군산시 등 지자체가 나섰다. 군산 꽃새우 논란은 국회로까지 퍼졌다. 군산이 지역구인 바른미래당 김관영 의원이 나서 농심 관계자와 긴급 면담을 가진데 이어 어민 대표단과 합동 회의까지 열어 사태 해결을 위한 상생협의체 구성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농심은 결국 상생이라는 기업의 사회적 가치 실현이라는 역할 등을 고려해 미국산 교체 방침을 철회했다. 농심 측은 "국내산 꽃새우 품질이 개선된다면 외국산에 전량 의존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어민들도 한발 물러섰다. 한 어민은 "이번 사태가 품질 개선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면서 "우리가 새우를 잡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통 과정도 더 신경 써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전라북도에 따르면 이 협의체는 지난달 30일 농심과 논의를 거쳐 군산 꽃새우를 다시 수매하기로 결정했다. 농심은 다만 군산 꽃새우의 품질이 확실하게 보장돼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농심이 품질 보장을 조건으로 군산 꽃새우를 다시 구매하기로 약속하면서 논란은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하지만 업계에선 꽃새우 구매 재개를 두고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다고 분석한다. ‘품질 보증’에 대해 별도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데다 구매량도 예전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것 등 구체적 협의안이 도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꽃새우 구매 재개를 두고 방침만 나왔지 실무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은 없다”면서 “품질 문제에서 불거진 이슈가 지역 상생과 연관된 문제로 확대됐다. 다시 품질 문제가 대두한다면 이런 상황은 다시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농심 관계자는 “품질 보증만 제대로 된다면 40년 넘게 사용한 군산 꽃새우를 새우깡에 넣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품질 관리 이슈 등에 대한 추후 상황에 따라 매입량 등을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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