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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는 잊어라, K리그엔 ‘세날두’ 있다

대구FC 세징야는 앞으로 ‘호우 세리머니’ 대신 새로운 세리머니를 선보일 예정이다. [사진 대구FC]

대구FC 세징야는 앞으로 ‘호우 세리머니’ 대신 새로운 세리머니를 선보일 예정이다. [사진 대구FC]

“경기 이후 ‘벤치의 호날두 앞에서 보란 듯 호우 세리머니를 선보여 통쾌했다’는 팬들 연락이 많았다. 호날두가 큰 비난을 받는 건 그만큼 팬들 마음의 상처가 크다는 뜻이라 생각한다. 너무 좋아했던 선수라 지금 분위기가 더 안타깝다. 45분이 아니라도, 10, 15분만 뛰었어도 상황이 이렇게까지 번지진 않았을 텐데….”
 

브라질 출신 대구FC 간판 골잡이
호날두 앞 ‘호우 세리머니’ 주인공
GK 조현우 이어 팬투표 2위 기록
2년 뒤 귀화 가능, 본인도 긍정적

지난달 31일 대구FC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브라질 출신 공격수 세징야(30)는 지난달 26일 팀 K리그와 유벤투스의 친선경기에 대해 “(출전해) 행복했지만 한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남았다”고 말했다. 이 경기에서 세징야는 득점포를 터뜨렸다. 1-1로 맞선 전반 45분, 김보경(30·울산)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 슈팅으로 유벤투스 골망을 흔들었다. 득점 직후 세징야는 벤치의 호날두를 힐끔 쳐다본 뒤 그라운드 위로 뛰어올랐다. 180도를 돌아 양팔을 X자로 폈다. 호날두의 전매 특허, ‘호우 세리머니’다.
 
‘45분 이상 출전한다’던 호날두는 계약, 더 나아가 팬들과 약속을 저버렸다. 1분도 뛰지 않은 당사자 보란 듯 했던 세징야의 ‘호우 세리머니’는 이날 가장 시원한 장면이었다. 관련 기사에 “한국 팬들에게 더는 호날두가 필요 없다. 우리에겐 세날두(세징야+호날두)가 있으니까” 등의 댓글이 달렸다. 세징야는 3-3으로 비긴 이 날 경기의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지난달 26일 유벤투스전 당시 호날두와 만난 세징야. [연합뉴스]

지난달 26일 유벤투스전 당시 호날두와 만난 세징야. [연합뉴스]

세징야는 “유벤투스전에 여러 문제가 있었지만, 경기 분위기와 내가 넣은 골, 세리머니와 뜨거운 반응까지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 같다”며 “세계적인 클럽을 상대한다는 사실보다 내가 ‘K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나설 수 있었다는 사실이 더 자랑스럽고 기뻤다”고 말했다. 세징야는 K리그 팬 투표에서 5만6234표로, 팀 동료 조현우(6만2938표)에 이어 득표수 전체 2위였다. 그는 “한국 팬들이 나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숫자로 확인할 기회여서 기뻤다”며 “외국인 선수 중 가장 많은 표를 받은 건 의미 있다. 대한민국 축구 영웅 조현우를 이길 순 없는 것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세징야는 이날 자신의 우상이던 호날두를 직접 만났다. 호날두 앞에서 골을 넣었고, 하프타임과 경기 후엔 대화를 나눴다. 또 유니폼도 교환했다. 그야말로 ‘인생 경기’를 한 세징야에게, 이후 속속 드러난 유벤투스와 호날두의 무례와 만행은 어리둥절하기만 하다. 세징야는 “나도 호날두와 같은 그라운드에서 뛰지 못해 아쉽다. 그렇기에 호날두 플레이를 보지 못한 팬들의 마음을 이해한다”며 “상처받은 팬들이 나와 K리그 선수들을 보며 작은 위안이라도 얻을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징야는 더는 K리그에서 ‘호우 세리머니’를 하지 않기로 했다. 앉은 채로 얼굴에 엄지와 검지를 V자로 펴서 갖다 대는 새 동작을 만들었다. 그는 “나만의 세리머니가 필요한 때가 왔다고 생각했는데 공교롭게도 이번 해프닝과 맞물렸다”며 “‘K리그의 CR7(호날두 이름 이니셜과 등 번호를 합친 상표명)’이 아닌 ‘C11(세징야가 스스로 붙인 애칭)’ 그 자체로 인정받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 촬영을 위해 클럽하우스로 나가던 세징야는 출입구 문을 열자마자 한국말로 “엄청 더워”라고 소리쳤다. 삐까냐(브라질 전통 고기 요리)와 숯불갈비 중 한쪽을 선뜻 고르지 못할 만큼 한국 음식에도 익숙해졌다. 부인도 한국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 그는 “시즌이 끝나면 브라질에 돌아가 겨울을 보내는데, 출국 날짜가 다가오면 아내가 예민해지고 화를 낸다”며 “나도 와이프도 한국을 좋아한다. 은퇴한 후에도 한국에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귀화 등을 원하는 건지 재차 확인하자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세징야는 2016년 처음 한국 땅을 밟았다. 규정상 ‘5년 거주’ 요건을 충족하는 2021년에는 한국 국적을 취득할 수 있다. ‘2년 뒤(2021년)에도 현재 기량을 유지한다면 한국 축구대표팀에 뽑힐 수 있다’고 얘기하자 세징야는 “대표 선발은 전적으로 감독의 몫”이라면서도 “나는 지는 게 싫다. 2년 뒤 나는 지금보다 더 나은 선수가 되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징야는
출생 1989년 11월 29일(브라질)
체격 키 1m77㎝, 몸무게 74㎏
포지션 공격수
소속 대구FC
별명 세날두(세징야+호날두)
K리그 경력 2018년 K리그1 도움왕
2016년 K리그2 베스트11
2019시즌 성적 21경기 8골 6도움
 
대구=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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