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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 부르면 오토바이도 온다···이게 우버를 이긴 그랩 비결"

 동남아 최대 차량호출회사 그랩 밍마 사장 단독 인터뷰

 
 택시 호출 앱 스타트업으로 출발해 7년 만에 102억 달러(12조원)의 투자금을 유치한 회사가 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아예 ‘무한 지원(Unlimited support)’을 약속했다. 차량 호출 서비스는 물론 음식, 배달, 헬스케어, 모바일 결제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싱가포르ㆍ인도네시아ㆍ필리핀 등 동남아 8개국 336개 도시에 서비스를 제공한다. 세계 3대 차량 호출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성장한 ‘그랩’ 얘기다. 동남아 스마트폰 4대 중 1대엔 그랩 앱이 깔려 있다. 
 
밍 마(Ming Maa) 그랩 사장은 앙코라 캐피털 매니지먼트, 골드만삭스 부사장을 거쳐 소프트뱅크에서 차량 공유 기업 투자를 총괄하다 2016년 그랩 사장으로 부임했다. [사진 그랩]

밍 마(Ming Maa) 그랩 사장은 앙코라 캐피털 매니지먼트, 골드만삭스 부사장을 거쳐 소프트뱅크에서 차량 공유 기업 투자를 총괄하다 2016년 그랩 사장으로 부임했다. [사진 그랩]

 
 한국을 포함 전 세계에서 그랩으로 향하는 돈줄을 쥐고 있는 사람이 바로 밍 마 그랩 사장이다. 골드만삭스와 소프트뱅크를 거쳐 2016년 그랩 사장으로 부임한 그를 서면으로 단독 인터뷰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4차례에 걸쳐 총 30억 달러(3조 5000억원)를 투자했다. 손 회장이 투자를 통해 얻는 것은 무엇인가.
“손 회장의 투자 철학은 업계 1위와 ‘위너(승리자)’에게 투자한다는 점이다. 손 회장은 그랩이 아니면 우리 시장(동남아)을 지배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랩은 더이상 단순한 차량 호출 플랫폼이 아니다. 지역에서 가장 큰 결제 플랫폼이자 빠르게 성장하는 식품 배달 업체다. 동남아 6개 주요 시장 전부에서 활동하는 플레이어로 현재 동남아에서 가장 큰 입지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그랩은 인공지능(AI) 기반으로 생활 필수 서비스를 연결하는 ‘수퍼 앱(Super App)’ 플랫폼으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손 회장은 전 영역에서 그랩의 성장을 보게 될 것이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앤서니 탄 그랩 CEO 등은 지난달 29일 자카르타 메르데카 궁전에서 회담을 열고, 향후 5년 동안 인도네시아의 디지털 인프라 구축에 투자키로 협의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앤서니 탄 그랩 창업자,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루훗 빈사르 빤자이딴 인도네시아 해양부 조정장관, 리드즈키 크라마디브라타 그랩 인도네시아 사장. [사진 그랩]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앤서니 탄 그랩 CEO 등은 지난달 29일 자카르타 메르데카 궁전에서 회담을 열고, 향후 5년 동안 인도네시아의 디지털 인프라 구축에 투자키로 협의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앤서니 탄 그랩 창업자,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루훗 빈사르 빤자이딴 인도네시아 해양부 조정장관, 리드즈키 크라마디브라타 그랩 인도네시아 사장. [사진 그랩]

 
투자금은 어디에 쓰이나.
“연말까지 조달되는 65억 달러(약 7조 7000억원)의 투자금은 동남아 사람들이 일상에서 필요한 생활 필수 서비스를 더욱 확대해 동남아의 진정한 ‘수퍼 앱’을 만드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소프트뱅크로부터 유치한 투자금 중 20억 달러는 향후 5년간 인도네시아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쓰기로 지난달 29일 밝혔다. 현재 동남아 시장은 헬스 케어와 금융 서비스 분야를 발전시키기 아주 적절한 시점이다. 그랩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필리핀에서 월간 결제량이 가장 많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보험 계약 측면에서 가장 큰 인슈어테크(AI등 신기술 적용 보험)로 성장하고, 동남아 핀테크 회사 중 가장 많은 대출금을 지급하는 기업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SK그룹, 네이버, 미래에셋대우 등 한국 기업들도 그랩에 다수 투자했다. 이들과 어떤 일을 함께 하나.
“그랩은 파트너사와 사업 목적이 서로 부합하며, 동남아시아 발전이라는 그랩의 비전을 공유하는 기업으로부터만 투자를 받고 있다. 예를 들어 현대차가 동남아 시장에 전기차 공급을 늘리면 그랩 기사들은 유지비가 감소하고, 승객들은 요금이 줄게 된다. 그랩은 현대차와 함께 동남아의 고온다습한 기후에 맞는 효율적 전기차 운영 방안을 연구하며, 빠른 충전소 등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그랩’ 투자 유치 금액.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그랩’ 투자 유치 금액.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마이 택시(MyTeksi)’란 택시 호출 앱에서 출발했는데, 반대하는 택시 기사들을 어떻게 설득했나.
“우수한 비즈니스 아이디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길 수 있는 ‘환상적인 실행(fantastic execution)’ 능력이다. 차량 회사마다, 운전자마다 일일이 찾아다니며 우리의 서비스를 설명하고 동참해 달라고 설득했다. 그 결과 그랩은 현재 싱가포르 대부분의 택시 회사와 제휴하고 있다. 그랩의 예약 할당 알고리즘과 다이내믹 가격 책정 시스템을 통해 그랩 운전자의 시간당 평균 수입은 32% 증가했다. 차량 주유비와 운전기사 휴대폰 요금 감면, 차량 유지 관리 비용 지원, 자동차 금융이나 무료 개인 보험 등을 제공한다. 장학금 제공 같은 운전자 가족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그랩은 차량 호출 앱 서비스를 기반으로 현재 동남아 8개국 336개 도시에 진출해 음식 배달과 택배 서비스 등 사업 영역을 다각화하고 있다. [사진 그랩]

그랩은 차량 호출 앱 서비스를 기반으로 현재 동남아 8개국 336개 도시에 진출해 음식 배달과 택배 서비스 등 사업 영역을 다각화하고 있다. [사진 그랩]

 
어떻게 자본과 기술로 무장한 우버를 이길 수 있었나.
“동남아 각 지역의 고유한 문제를 해결하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초고도 현지화(Hyper local)’ 전략 덕이다. 예를 들어 인구가 베이징보다 60%나 많은 ‘그레이터 자카르타(Greater Jakarta, 자카르타와 주변부)’의 경우 ‘그랩 바이크(오토바이)’를, 필리핀ㆍ캄보디아ㆍ미얀마에는 ‘툭툭’ 같은 지역 특화 교통수단에 대한 호출 서비스를 제공했다. 사고 시 운전자에게 보험 비용을 지불해 주고, 소액 대출을 제공하는 그랩 파이낸셜도 운영하고 있다. 지역의 가게나 식당 등과 상생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한 것도 지역 사람들의 신뢰를 얻는 기반이 됐다. 이와 함께 인공지능 등 연구개발(연구·개발)에 많은 투자를 해 동남아의 혼잡한 도로에서 차량을 줄일 수 있는 전 세계 유일의 기술을 보유했다. 우버는 기술을 가졌지만, 현지 기업은 아니었다.”
 
각국 정부는 어떻게 설득했나.
“그랩은 동남아 각국의 정부ㆍ택시 회사와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 바로 동남아 대도시의 교통 문제를 개선하는 것이다. 교통 혼잡 문제, 도로 안전 문제, 맵핑(도면화) 부족 문제 등 동남아 정부와 정책 입안자들이 직면한 정책적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우리가 가지고 있다는 점을 설명하고 이걸 증명해 내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동남아에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는 건 바꾸어 말하면 동남아에 수많은 기회가 있다는 의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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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차량 호출 시장은 어떻게 진화할 것으로 보나.
“차량 호출의 다음 단계는 그랩의 서비스를 대중교통과 통합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하나의 통일된 결제 수단을 제공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이게 해결되면 예약, 티켓 구매, 결제까지 그랩의 모바일 전자지갑 내에서 이뤄지고, 그랩 리워드(보상) 혜택도 받을 수 있다. 그랩은 이를 동남아 전체로 확대해 복합 운송 체계(멀티모달) 교통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는 유일한 기업이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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