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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작은 것’ 무시 전략에 '또 쏜다' 김정은 기싸움

2017년 11월 이후 18개월 동안 잠잠했던 북한이 미사일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미 군사연습과 남측의 신형군사장비 도입에 반발해 지난 25일 신형전술유도무기(단거리 탄도미사일)의 ‘위력시위사격’을 직접 조직, 지휘했다고 조선중앙TV가 26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TV가 공개한 것으로, 미사일 발사 순간의 모습이 선명하게 포착됐다. [조선중앙TV=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미 군사연습과 남측의 신형군사장비 도입에 반발해 지난 25일 신형전술유도무기(단거리 탄도미사일)의 ‘위력시위사격’을 직접 조직, 지휘했다고 조선중앙TV가 26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TV가 공개한 것으로, 미사일 발사 순간의 모습이 선명하게 포착됐다. [조선중앙TV=연합뉴스]

지난 25일 사거리 600여㎞의 신형 미사일을 발사했던 북한은 6일 만인 31일 같은 장소인 강원 원산 인근의 호도반도에서 2발의 미사일을 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올들어 네번째다. 북한이 미국과 비핵화 실무회담을 위한 준비 접촉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앞두고 최후 병기로 불리는 3000t급 잠수함을 공개(23일)한 데 이어 연거푸 미사일을 이용한 위력시위에 나선 모양새다.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실험을 중단했다. 내가 아니었으면 전쟁이 났을 것”이라고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언급을 무색케 하는 대목이다.  
북한이 최근 연속 발사하고 있는 신형전술유도무기(KN-23)과 러시아 이스칸데르 비행 예상 비교 [연합뉴스]

북한이 최근 연속 발사하고 있는 신형전술유도무기(KN-23)과 러시아 이스칸데르 비행 예상 비교 [연합뉴스]

2017년 11월 29일 장거리 미사일(ICBM)인 화성-15형을 쏜 뒤 522일 동안 침묵했던 북한은 지난 5월 4일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재개했다. 한ㆍ미 공군의 연합편대 훈련이 끝난 다음날이었다. 같은 달 9일에도 북한은 평북 구성에서 사거리를 400여㎞로 늘려 쐈다. 미국이 핵탄두 장착 ICBM인 미니트맨Ⅲ의 시험 발사와 때를 같이 했다. 이를 두고 북한이 한ㆍ미 연합훈련 또는 미국의 대북 군사 위협에 대한 대응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전현준 국민대 겸임교수는 “북한은 한미 연합훈련의 중단을 요구해 왔는데, 한미가 훈련을 하면 자신들도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메시지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과거와는 다르다는 평가가 많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기싸움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5일 북한이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자  “(북한이) 미국을 향한 경고라고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구나 하는 작은 것들(smaller ones)을 시험했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북한의 ‘날좀 보소’ 식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에 트럼프 대통령이 단거리 무시 전략을 쓰자 김 위원장은 그러면 '우리는 더 쏜다'는 식으로 시위를 펼치는 듯한 모양새다. 
 
김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북ㆍ미 대화에 한국은 빠지라고 하는대 최근 미사일 시위를 벌이는 이유는 한국의 군사력 증강을 명분으로 삼고 있다”며 “결국 북한이 쳐다보는 곳은 워싱턴”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북한이 미국을 겨냥하면서도 단거리 미사일을 동원하고, 잠수함을 동해에서 운영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조선신보 31일)”며 “이는 한국을 핑계로 미국의 심기를 건들지 않겠다는 통제된 벼랑끝 전술”이라고 덧붙였다.  
 
또 북한이 한ㆍ미 훈련이 끝난 뒤 대응했던 이전과 달리 훈련 보름여 전(25일)부터 시위 강도를 높이며 선제적 미사일 발사에 나선건 한ㆍ미 연합훈련을 무산시켜 보겠다는 의도가 깔렸다는 관측이다. 여기에 이용호 외무상을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보내지 않으면서 ARF가 시작하는 31일 미사일을 쏜 건 북한의 조급성을 보여준다는 분석도 있다. 전직 정부 고위 당국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4월 ‘연말까지 미국의 태도변화를 기다려 보겠다’고 했다”며 “북ㆍ미 외교장관 회담을 원천 봉쇄한 뒤 미사일을 쏘는 건 ‘비핵화 협상을 하려면 빨리 우리(북한)가 원하는 걸 가져오라’는 북한의 독촉성 메시지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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