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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미래] 자연의 재앙 '초저주파'로 알아챈다

최근 영국의 한 콘서트홀에서 허트포드셔대 심리학과 연구팀이 한 실험에서는 초저주파를 들려준 사람들이 슬픔.소름끼침.불안감 같은 감정을 느낀 것으로 드러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코끼리.흰긴수염고래 의사 소통 수단
비밀 핵실험 수천㎞ 떨어진 곳서 탐지

7m짜리 초저주파 발생기를 만들어 7백50명에게 17㎐짜리 초저주파를 들려준 다음, 감정변화를 분초 단위로 기록하도록 했다.이 결과 초저주파를 들려줬을 때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는 답변이 평소보다 22% 늘어났다.



음악 프로젝트를 연구 중인 작곡가 겸 공학박사 사라 앵글리스 박사도 "교회나 성당도 경외심이나 경건함을 불러 일으키기 위해 2백50년 전부터 초저주파가 발생하는 파이프 오르간을 써 왔다"고 말했다.



영국에서는 귀신이 출몰하는 것으로 소문난 햄튼코트 궁전 등을 조사해본 결과 초저주파가 측정된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초저주파가 인간의 감정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는 것이 입증되고 있는 셈이다. 영국 허트포드셔대 리처드 와이즈맨 박사는 이 이유를 초저주파로 인해 내장이 진동하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동물들도 초저주파를 사용한다.



"수십㎞ 떨어진 거리에 있는 코끼리들이 서로 연락해 일정 지점에서 만나거나, 수컷이 아프리카 사바나 정글에 있는 암컷 코끼리를 찾아내는 것도 초저주파 덕분"이라고 미 코넬대 케티 페인 박사는 말한다. 그는 15년 동안 코끼리의 의사소통을 연구해 왔다.



페인 박사에 의하면 동물원에 있는 코끼리의 근처에 서 있을 때에도 성당이나 교회의 파이프 오르간에서 나오는 것과 같은 공기의 떨림 현상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코끼리 저주파는 5㎐에서 50㎐ 사이의 주파수를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 결과 나타났다.



흰긴수염고래도 저주파로 의사소통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 속은 땅 속보다 음파가 멀리 나가기 때문에 수백㎞ 밖에서도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선박이나 잠수함, 바다 속 탐사 등 소음 요인이 너무 많아져 의사소통에 큰 지장을 받고 있다.



초저주파는 기상조건에 따라 지구 몇바퀴 거리까지 전파되기도 한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핵무기 확산을 막는 데도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핵실험이 일어난 지 2시간 이내에 2천5백~3천5백㎞ 떨어진 곳에서도 이를 감지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0.002~40㎐의 초저주파를 잡아낼 수 있는 감시망이 장기적으로 전세계 60곳에서 운영될 계획이다.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준수 여부를 감시하기 위한 관측 네트워크지만 초대형 자연재해 예측에 더욱 쓰임새가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오스트리아 빈의 CTBT 더글러스 크리스티 기술처장은 "초저주파관측소 15곳이 이미 운영 중이며 16곳은 짓고 있다. 최종 목적은 세계 어느곳에서든 초저주파를 감지할 수 있도록 지구상에 골고루 짓는 것"이라고 말한다.



국내에도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미국서감리교대학이 공동으로 1999년부터 강원도 철원 모처에 초저주파관측소를 운영 중이다. 북한에서 혹 있을지 모르는 핵실험을 감시하기 위해서다.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 이희일 박사는 "순수 지진이 날 경우 지진파만 관측되지만 지하 핵실험이나 채석장 발파 등을 할 경우엔 초저주파가 뒤따라 잡힌다"고 설명했다.



화산, 대규모 눈사태나 태풍 등 거대한 자연재해도 초저주파 탐지기로 탐지해 낼 수 있다. 토네이도 발생이나 소행성 접근도 감지할 수 있다고 한다.



하와이 초저주파 측정센터에서는 초저주파를 이용해 화산활동을 미리 감지할 수 있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하와이대 밀튼 가세스 교수는 "화산엔 저마다의 독특한 '노랫소리'가 있다"고 말한다. 화산이 터지기 전에 초저주파가 어떤 패턴을 보이는지를 분석해 예보에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이희일 박사는 "초저주파와 지진파를 함께 살펴보면 화산에 대해 좀 더 정확한 예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미 콜로라도의 해양대기청 과학자들은 초저주파를 이용해 기상위성에 잡히지 않는 토네이도를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을 연구 중이다. 콜로라도.네브래스카.와이오밍과 오클라호마에 이미 관측센터가 세워지고 있다. 허리케인 발생을 좀 더 빨리 알아채기 위해 허리케인의 진원지인 서아프리카 케이프 베르디에도 새로운 초저주파 관측소가 들어설 계획이다.



지난 4월에는 미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대학 스크립스 연구소에서 태평양에 지름 2~3m 크기의 유성이 떨어진 사실도 관측해냈다.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의 4분의 1 수준에 해당하는 폭발로 인해 초저주파가 1천8백㎞ 떨어진 미국과 1만1천㎞ 떨어진 독일의 초저주파 관측소에서도 관측될 정도로 멀리 날아간 덕분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유성들이 몇개나 지구 대기권에 떨어졌는지를 정확히 알 수 있기 때문에 천문학자들도 초저주파 데이터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냉전시대인 1950년대엔 1~10㎐대의 초저주파를 무기로 개발하려는 시도가 활발했다. 강력한 진폭의 초저주파를 쏘아서 적군의 내장기관에 진동을 일으켜 수시간 내지 수일 동안 무력하게 하거나 죽음에 이르게 하는 연구였다.



하지만 강한 진폭을 만들어내기가 매우 어려웠고, 이를 원하는 특정지점에 보내는 것이 불가능해 군사 무기로 널리 쓰이진 못했다. 최근에는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군사작전 등에 기지 방어용으로 일부 활용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지영 기자





***초저주파는…



인간은 20~2만㎐ 사이의 소리만 들을 수 있다. Hz는 헤르츠로 읽으며, 파동이 1초당 상하로 진동하는 횟수를 뜻한다. 인간이 들을 수 없는 20 ㎐이하의 소리를 '초저주파 불가청음(infrasound)'이라고 부른다. 소리는 공기의 진동에 의해 발생하는 파동. 이 진동이 너무 빠르면 사람에게는 들리지 않는데, 이를 초음파라 한다. 이에 비해 초저주파는 진동이 매우 느린 것으로 초음파의 반대 개념으로 보면 된다. 파장이 수십m에서 수백㎞정도로 대단히 긴 초저주파는 대기 중에 흩어져 없어지기 전까지 기상조건에 따라 지구 몇바퀴 거리까지 전파되기도 한다. 화산과 태풍, 토네이도 등 거대한 자연재해가 일어날 때도 초저주파가 감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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