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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사슬은 4.5t 콘크리트 버티는데 더 세다며 자랑한 탄소섬유는 '뚝'

30일 전북 전주시 효자동 마전숲공원 내 탄소광장에 설치된 '탄소강도체험시설'. 원래는 탄소섬유로 된 줄 1개와 쇠사슬 줄 6개에 4.5t 콘크리트 2개가 나란히 매달려 있어야 하는데, 왼쪽 탄소섬유 줄이 끊긴 채 발견됐다. 김준희 기자

30일 전북 전주시 효자동 마전숲공원 내 탄소광장에 설치된 '탄소강도체험시설'. 원래는 탄소섬유로 된 줄 1개와 쇠사슬 줄 6개에 4.5t 콘크리트 2개가 나란히 매달려 있어야 하는데, 왼쪽 탄소섬유 줄이 끊긴 채 발견됐다. 김준희 기자

"탄소섬유로 된 줄이 끊어졌잖아? 쇠사슬 줄은 멀쩡한데…."

전주시가 5억 들인 마전숲공원 탄소광장
'철보다 강하다' 보여주는 전시물 망가져
"탄소산업이 살길" 표방한 전북도도 당혹
市 "힘으로 억지로 돌린 듯…신속히 보수"

 
30일 오후 전북 전주시 효자동 전북도청 맞은편 마전숲공원 내 탄소광장. 직장인 김모(40)씨는 동료와 걷다가 '탄소강도 체험시설' 앞에서 멈춰 섰다. 4.5t 콘크리트 사각형 덩어리 2개가 나란히 매달린 곳이다. 콘크리트 하나는 쇠사슬 6개, 다른 하나는 탄소섬유로 된 줄 1개가 콘크리트를 드는 구조다.  
 
안내판에는 '탄소섬유에는 약 60만 가닥의 탄소 나노섬유가 모여 그 무게를 들고 있으며, 철 쇠사슬 여섯 줄로 버티는 힘과도 같다는 것을 비교해 보여주는 시설'이라고 적혀 있었다. 하지만 이날 김씨 일행은 탄소섬유 줄이 끊겨 콘크리트 덩어리가 바닥에 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철보다 강하다고 알려진 탄소섬유 줄이 끊어진 채 발견됐다. 뒤로 보이는 건물이 전북도청 청사다. 김준희 기자

철보다 강하다고 알려진 탄소섬유 줄이 끊어진 채 발견됐다. 뒤로 보이는 건물이 전북도청 청사다. 김준희 기자

'탄소강도 체험시설은 4.5t의 콘크리트를 들고 있는 한 줄기 탄소섬유를 통해 탄소산업의 발전상을 엿볼 수 있다'는 안내판 설명이 무색해진 순간이었다. 김씨는 "탄소섬유가 철보다 강하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해 만든 전시물이 거꾸로 이를 부정하는 모습을 보여주니 황당하다"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전주시에 따르면 탄소광장은 '21세기 산업의 쌀'로 불리는 신소재 탄소섬유에 대한 정보를 소개하는 전시물과 체험시설로 구성됐다. 전주시가 국비·시비 5억원을 들여 지난해 7월 완공했다. 당초 탄소산단 안에 탄소거리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추진됐다가 산단 조성이 늦어지면서 현재 위치에 들어섰다는 게 전주시 설명이다.  
 
4.5t 콘크리트가 매달린 쇠사슬 줄은 멀쩡하다. 김준희 기자

4.5t 콘크리트가 매달린 쇠사슬 줄은 멀쩡하다. 김준희 기자

관리 주체인 전주시는 물론 전북도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탄소산업은 송하진 전북지사가 전주시장 재임 시절부터 추진해온 핵심 사업이어서다. 송 지사는 "철강의 10배나 되는 강도를 지닌 탄소산업만이 전북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며 자동차·조선 산업 등과 연계한 융·복합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전북도 탄소융합복합과 관계자는 "며칠 전까지 아무 문제가 없었다. 확인 후 바로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전주시 관계자들은 이날 현장에 나가 해당 시설 주위에 '접근금지' 띠를 둘렀다. 전주시 수소경제탄소산업과 관계자는 "현장에 가보니 4.5t이라고 적힌 부분이 180도 돌아간 상태였다"며 "사각형 돌(콘크리트)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보니 여러 명이 물리적 힘을 이용해 억지로 돌려 (탄소섬유) 줄이 끊어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시행업체를 통해 신속히 보수하겠다"며 "(기존과) 똑같이 해 놓으면 이런 일이 또 생길 수 있어 사각형 돌을 받침대에 고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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