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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이 온다" 불편한 검사들···그렇게 원하던 법무부도 기피

"법무부만 아니면 좋겠습니다."
 
검찰 중간 간부급 후속 인사가 임박한 가운데 서울 지역에 근무하는 한 부장검사가 내뱉은 말이다.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법무부 장관 임명 가능성이 가시화하면서 검찰 선호 근무처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던 법무부행에 대해 일부 검사들이 기피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법무부-대검-중앙지검, 檢 '골든 트라이앵글'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뒷모습)이 26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인사 발표를 마친 뒤 조국 전 민정수석과 포옹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뒷모습)이 26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인사 발표를 마친 뒤 조국 전 민정수석과 포옹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원래 법무부는 대검찰청, 서울중앙지검과 함께 검찰 선호 근무처로 손꼽히는 곳이다. 경기도 과천의 정부종합청사에 위치해 서울과 지리적으로도 가깝다. 검찰에선 이 세 곳을 아울러 '골든 트라이앵글'이라고 부른다.
 
누구나 근무하고 싶어 하지만 아무나 근무할 수 없는 곳이기도 하다. 과거 검찰에선 법무부와 대검, 서울중앙지검을 순환해 근무하며 골든 트라이앵글을 계속 맴도는 검사들을 '귀족 검사'라고 지칭했다.
 

"조국이 온다"…흔들리는 법무부 위상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왼쪽)이 25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해 조국 민정수석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왼쪽)이 25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해 조국 민정수석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조국 전 수석의 법무부 장관행이 유력해지며 최근 들어 검찰 최고 선호 근무처 중 하나로 꼽히던 법무부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조 전 수석 때문이다.
 
조 전 수석은 문재인 정부 초대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부임한 뒤 검경 수사권 조정안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정부의 '검찰개혁' 방안을 만드는 데 앞장서 왔다. 최근 자신의 SNS 계정엔 지난 2월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원‧검찰‧경찰 개혁 전략회의에서 "분명히 물을 가르고 나갔는데 도로 합쳐져 버리는 물이 될까 참으로 두렵습니다. 법 제도까지, 확실히 개혁해야 합니다"라고 발언한 내용을 올리기도 했다. 조 전 수석이 이른바 '검찰개혁' 완수 의지를 다시 한번 드러낸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조 전 수석의 '검찰개혁' 의지는, 반대로 조 전 수석이 장관으로 임명될 경우 그를 보좌해야 하는 법무부 소속 검사들에겐 부담이 될 수 있다. 국회 패스스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이른바 검찰개혁 법안에 대해 법무부와 검찰은 상반된 시각을 보여왔다.
 

조국 '검찰개혁' 의지…검사는 '친정' 눈치 

조국 전 민정수석이 26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소회를 밝힌 뒤 단상을 내려오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조국 전 민정수석이 26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소회를 밝힌 뒤 단상을 내려오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서울지역에 근무하는 또 다른 부장 검사는 "검찰개혁 방안에 대해 법무부가 일선 검사들의 생각과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다"며 "조 전 수석이 장관이 됐을 경우 법무부 소속 검사들이 친정인 검찰 선후배의 따가운 눈총을 견디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한 검찰 반발이 극에 달했던 지난 5월,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보완책을 마련하겠다며 일선 검사장들한테 보낸 e메일 내용을 직접 작성한 것으로 지목된 한 검사는 일선 검사들 사이에서 손가락질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조 전 수석의 정치 입문 가능성도 법무부행을 기피하는 검사들의 불안 요소 중 하나다. 정치권과 법조계에선 조 전 수석이 자의든 타의든 향후 정치인의 길을 걸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법무부행을 꺼리는 검사들은 조 전 수석이 법무부 장관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정치 입문을 위해 자리를 박차고 나갈 경우 오히려 다음 인사에서 불이익을 받을 것이란 우려를 제기한다. 검찰의 한 중간 간부급 인사는 "지금까지는 법무부에 근무하면 향후 인사에서 이득을 기대해 볼 수 있었다"면서 "조 전 수석이 출마 등을 위해 자리를 일찍 박차고 나갈 경우 장관이 자신을 책임져 주지 않을 것이란 불안감이 있다"고 말했다. 조 전 수석으로 인해 정치색이 짙어질 수 있다는 점도 법무부행을 꺼리는 검사들의 속사정 중 하나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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