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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일본 대신 제주 갈까 했지만 갈치조림이 6만원

지난 28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한 국적 항공사의 일본행 탑승 수속 카운터가 한산하다. ‘일본여행 보이콧’이 영향을 미쳤다. [연합뉴스]

지난 28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한 국적 항공사의 일본행 탑승 수속 카운터가 한산하다. ‘일본여행 보이콧’이 영향을 미쳤다. [연합뉴스]

기자는 지난 5월 일본 시즈오카현을 다녀왔다. 제주항공의 ‘특가’ 항공권은 3명(어린이 1명) 32만원으로 제주 왕복 30만원(29일 오후 5시 홈페이지 최저가 기준)과 비슷했다.
 

중국·동남아 쪽 예약 20% 느는데
제주 가는 사람 2%대 증가 그쳐
‘토마스 기차’ 같은 전략 없는 한국
매년 2800만 명 해외로 등떠민 셈

5일 일정 중 1순위 여행지는 센즈역이었다. 세 살 아들이 너무나 보고 싶어 하는 ‘토마스 기차’를 운행하는 역이다. 그러나 길이 만만치 않다. 시즈오카 공항에서 렌터카를 빌려 구불구불한 산길을 1시간30분 달려야 했다.
 
하지만 전혀 고생스럽지 않았다. 동화책에서 본 토마스 기차가 거기 있었기 때문이다. 아들은 좋아 자지러질 정도였다. 여행 마지막 날 시즈오카현으로부터 받은 현금 3000엔(약 3만3000원)도 인상적이었다. 공항에서 렌터카를 이용하고, 시즈오카에서 1박을 한 일본·외국인에게 바로 지급한다.
 
지난해 봄, 세 식구는 제주도로 1주일간 여행을 떠난 적이 있다. 주중이라 호텔은 비교적 저렴했지만 음식점 가격표는 부담스러웠다. 해물뚝배기는 2만원(1인분), 갈치조림은 보통 5만~6만원(2인분)이었다. 가족 여행객이 감당하기엔 버거운 한 끼 식사가 거기 있었다. 총경비도 제주가 시즈오카보다 더 들었다.
 
한·일 외국인 여행객 규모.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한·일 외국인 여행객 규모.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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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촉발한 수출규제 조치가 한국인의 일본 여행을 강타했다. 거의 모든 여행사의 예약률(예약 시점 기준)이 반토막 났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7월 들어 점차 줄어 넷째 주 예약률은 평소의 30% 수준”이라고 했다.  
 
30일 인천공항 베트남 하노이행 탑승 카운터 앞엔 여행객이 길게 줄을 서 있다. [뉴스1]

30일 인천공항 베트남 하노이행 탑승 카운터 앞엔 여행객이 길게 줄을 서 있다. [뉴스1]

하나투어는 “일본 여행 가지 말자”는 움직임 이후 중국·동남아 노선 예약률이 20% 이상 증가했다고 최근 밝혔다. 반면에 이달(1~27일) 제주 입도객은 97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5만 명)보다 2.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해외로 나간 한국인은 2869만 명(누적)이다. 이 중 26%가 일본을 택했다. 반면에 지난해 방한 외국인은 1534만 명이었다. 이재성 서울관광재단 대표는 “한 해 3000만 명 가까이 외국을 찾은 건 다 이유가 있지 않겠냐”며 “우리가 일본보다 관광 수용 태세가 턱없이 부족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2017년부터 이낙연 총리 주재로 국가관광전략회의를 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지난 4월엔 ‘지역관광’이 주제였다. 2022년까지 지역관광을 육성해 방한 외국인을 2300만 명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했다.
 
국가관광전략회의는 일본의 ‘관광입국 추진 각료회의’를 모방한 정책이다. 일본은 ‘비지트(Visit) 재팬’을 표방한 2003년 이후 중앙·지방 정부, 기업이 손잡고 아이디어를 내고 콘텐트를 만들어 지난해 방일 외국인 3000만 명을 달성했다. 일본이 “한국 관광을 배우자”고 하던 때가 있었다. 2002년만 해도 한국(534만 명)이 일본(523만 명)을 앞서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이 역수입한 지 3년째 됐지만 구체적인 성과는커녕 존재감조차 모호하다. 이연택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창조적 공간이 조성돼 있지 않다”며 “구호가 아닌 디테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애니메이션 ‘토마스와 친구들’의 원조는 일본이 아닌 영국이다. 시즈오카의 작은 철도회사가 일본 판권을 소유한 소니에 사용료를 내고 ‘토마스 기차’를 2014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관광객을 지속적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아쉬울 때만 외치는 구호가 아니라 치밀한 전략과 창의가 필요하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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