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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콘돔' 때문에 너무 빨리 늙은 나라 태국, 일본 닮아가나

여성 1인당 출산율이 6명 수준이었던 태국의 출산율은 최근 1명 수준으로 급격히 떨어졌다. 출처: 유엔(UN)

여성 1인당 출산율이 6명 수준이었던 태국의 출산율은 최근 1명 수준으로 급격히 떨어졌다. 출처: 유엔(UN)

 
"늙어가는 것도 서럽지만, 가난한데 늙어가는 것은 더더욱 서럽다.”  

출산율 1.545명…부국 스위스·핀란드와 비슷한 수준
경제성장 이루기 전인데도 가족계획사업 펼쳤기 때문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태국이 현재 이런 상태에 놓여있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는 "저출산 문제는 1인당 국민소득이 높은 선진국에서 주로 발생하는 사회 문제지만, 태국은 경제 발전을 이루기도 전에 저출산으로 인한 고령화에 직면하는 최초의 국가가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달 유엔이 발표한 인구 통계에 따르면, 태국의 여성 1인당 출산율은 1.535명으로 200개 국가 가운데 171위를 기록했다. 태국과 어깨를 나란히 한 저출산 국가는 스위스(170위, 1.535명)와 핀란드(172위, 1.53명) 등이다. 블룸버그는 "태국은 부자 나라 수준의 낮은 출산율을 보이고 있다"며 "출산율이 낮다는 것 이외엔 아무런 공통점도 없는 국가들"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국민소득 수준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저출산 문제에 시달리는 예외의 대표 격은 바로 중국이다. 중국의 저출산 문제는 지난 2015년 중단을 선언한 중국의 '한 자녀 정책' 때문으로, 국가가 나서 정책적으로 출산을 억제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빨리 '가난하고 늙은 국가'가 될 것이란 전망이 있었지만, 태국의 저출산 속도가 너무 빨라 중국을 추월할 수 있다는 것이 블룸버그통신의 분석이다. 실제 유엔 통계에서 중국의 출산율은 여성 1명당 1.69명으로 156위를 기록해 태국보다 높은 출산율을 보였다. 
  
1990년대 태국의 콘돔 및 피임약 보급운동을 이끌었던 메차이 비라바이댜. 한때 '미스터 콘돔'으로 불렸다.               [메차이 트위터]

1990년대 태국의 콘돔 및 피임약 보급운동을 이끌었던 메차이 비라바이댜. 한때 '미스터 콘돔'으로 불렸다. [메차이 트위터]

 
그렇다면 태국은 왜 가난한데도 출산율이 낮은 나라가 됐을까? 블룸버그 통신은 태국에서 ‘미스터 콘돔’으로 불렸던 인물 메차이 비라바이댜(78·사진)를 이유로 들었다. 메차이는 태국 상원의원을 지낸 정치인으로, 1990년대 태국에서 빈곤퇴치운동을 이끌며 모자보건사업 및 가족계획사업을 이끌었다. 
 
메차이는 초등학교에서 '콘돔 불기 대회'나 '콘돔으로 이어달리기' 등을 추진하면서까지 피임약과 콘돔 보급에 힘을 썼다. 태국인들이 한때 콘돔을 '메차이스'라고 불렀을 정도다. 메차이는 태국 내 무분별한 성관계와 출산으로 경제성장의 기회가 막히고, AIDS(후천성면역결핍증)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커지자 이같은 정책을 폈다. 이 여파로 태국의 출산율은 80년대 6.6%에서 2000년대 2.2%로 20년 만에 급격히 낮아졌다.
 
하지만 이와 맞물려 태국의 경제 발전 속도는 느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4~5%대를 기록했던 태국의 경제성장률은 9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떨어져 현재는 3%대 중반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2.8%를 기록해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물가상승률은 1%대, 금리는 2%대에 수준이다. 블룸버그는 "태국의 경제가 발전하고 있는 인근 인도네시아나 필리핀을 닮아가는 게 아니라, (저성장의 늪에 빠진) 일본을 닮아가고 있다"고 묘사했다.
 
이에 따라 고령화로 인한 태국의 의료비용은 치솟고 있다. 태국경제개발연구소에 따르면, 태국의 의료비 지출은 지난 12년 동안 1년에 평균 12%씩 상승하고 있으며 현재는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한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건강보험료를 올려야 하는데 쉽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 의견이다. 블룸버그는 "태국의 1인당 GDP가 6362달러(약 754만원) 수준인데, 1인당 GDP가 7만8816달러인 스위스와 4만8580달러인 핀란드도 건강보험료를 올리기는 쉽지 않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수리파드 투르자풀카르 스탠포드대 인구통계학 교수는 블룸버그에 "태국이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는 많아 보이지 않는다"며 "2006년 쿠데타 이후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 심도 있게 다루고 있지 않으며, 지난 3월 선출된 정부도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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