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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보면 구역질 날 정도로 쳤어요"... '메이저 퀸' 고진영을 만든 힘

29일 열린 LPGA 투어 에비앙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 18번 홀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기뻐하는 고진영. [EPA=연합뉴스]

29일 열린 LPGA 투어 에비앙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 18번 홀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기뻐하는 고진영. [EPA=연합뉴스]

 
 29일(한국시각) 프랑스 에비앙 레뱅의 에비앙 리조트 골프장.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 챔피언 조에 나선 고진영(24)은 표정 변화 하나 없이 한 샷, 한 퍼트에 집중했다. 비가 내리는 중에 박성현(26), 김효주(24)가 몇 차례 실수하면서 타수를 잃는 동안에 자신만의 경기에 집중한 고진영은 흔들림이 없었다. 우승이 결정나던 막판엔 껌을 씹으면서 긴장을 풀려 했던 고진영은 17번 홀(파4) 버디 퍼트로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올 시즌 메이저 2승을 달성하는 순간이었다.
 
이번 대회 전 만난 고진영은 에비앙 챔피언십에 거창한 목표를 갖고 있지 않았다. 그는 "하던대로, 그동안 해왔던 모습을 그대로 보여드리고 싶다"는 정도로만 목표를 얘기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최종 라운드에선 티샷과 아이언샷의 적중률이 90%대를 기록했다. 비가 오고 바람이 불어도 흔들림이 없었단 것이다. 시즌 초 파운더스컵과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했던 모습을 다시 찾은 듯 했다. 견고한 샷과 흔들림 없는 멘털을 다시 찾은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 법 했다.
 
고진영이 28일 열린 LPGA 투어 에비앙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 2번 홀에서 티샷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고진영이 28일 열린 LPGA 투어 에비앙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 2번 홀에서 티샷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시상식을 마친 뒤 만난 고진영에게서 준비 과정에 대한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이번 대회 우승에 대해 "ANA 인스퍼레이션 땐 파운더스컵에서 우승하고 상승세를 타는 느낌에서 우승했다. 그러나 이번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은 최근 톱10이 없었던 상황에서 이룬 것이라 의미가 컸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5개 대회에서 고진영은 톱10이 없었고, 끝내 12주 만에 박성현에게 세계 1위도 내줬다.  
 
하락세의 원인에 고진영은 흐트러진 스윙을 생각했다. 그리고 그는 현재 시즌 중인 상황에도 혹독한 훈련으로 자신을 다스렸다. 때마침 이달 초 한국에 있는 스윙 코치 이시우 프로가 미국 시카고로 고진영을 찾았다. 고진영은 "아침 6시에 햄버거 하나 먹고, 저녁 5~6시까지 거의 쉬지 않고 쳤다. 몇 개를 쳤는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쳤다"고 설명했다. 그의 손바닥엔 물집이 잡혔던 흔적과 굳은 살도 박혀있었다. 그는 "지금은 물집이 벗겨졌지만, 그때 연습 땐 그립을 못 잡을 정도였다. 공을 보면 구역질 날 정도였다"며 혹독했던 훈련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이 훈련을 통해 다시 거듭났다. 고진영은 "이번 대회 직전까지 스윙을 잡았다고 생각했다가 막상 대회 땐 생각만큼 잘 풀리지 않았다. 그러나 대회를 거듭할수록 좋아졌고, 마지막날 스윙은 전체적으로 좋았다"면서 "그런 시간이 있었음에 감사했다"고 말했다.
 
고진영이 29일 열린 LPGA 투어 에비앙 챔피언십 시상식에서 스카이다이버가 전달한 태극기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고진영이 29일 열린 LPGA 투어 에비앙 챔피언십 시상식에서 스카이다이버가 전달한 태극기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원래 고진영은 연습 벌레이기도 하다. 지난 4월 ANA 인스퍼레이션 우승 뒤 이시우 빅 피쉬 골프 아카데미 원장은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훈련을 할 때 놀라운 집중력을 보인다. 시간을 정해놓고 최대한 집중하는 편이라 효율성도 높다. 골프를 할 때도 들뜨지 않는다. 프로 정신으로 똘똘 뭉친 선수"라고 했다. 8년째 고진영의 체력 트레이닝을 담당하고 있는 황명중 골프 메디컬 트레이닝센터(GMC) 대표도 "고진영의 훈련 집중도가 매우 뛰어나다. 아프거나 힘들어도 트레이닝을 빼먹지 않았다. 웬만하면 본인이 해야 할 걸 다 하고 쉬거나 다른 걸 한다. 목표가 있으면 꾸준하게 해내고야 마는 선수가 고진영"이라고 말했다. 시즌 중에 흐트러졌던 걸 다 잡기 위해 혹독한 훈련을 감행했던 고진영은 원하는 것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었다.
 
기량 못지 않게 중요한 게 멘털이다. 고진영은 평소 생활을 통해 강한 멘털을 키운다. "사색을 즐긴다. 혼자 고뇌하는 시간을 좋아한다"던 그는 독서광이다. 최근 이시우 프로 등 주변 사람을 통해 책 선물도 받고, 스스로 찾아 읽기도 할 정도다. 철학 책을 좋아하는 그는 "어떻게 하면 좋아질지 연구한다. 파 하면 보기 안 한 것에 감사하고 버디하면 파를 하지 않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산다"고 말한다. 그런 마음에 그는 평소 코스에서 다른 선수들의 샷을 바라보기보다 자신과의 싸움을 하듯 자신에 집중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고진영이 29일 열린 LPGA 투어 에비앙 챔피언십 시상식에서 태극기 앞에서 우승 트로피에 입맞춤하며 기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고진영이 29일 열린 LPGA 투어 에비앙 챔피언십 시상식에서 태극기 앞에서 우승 트로피에 입맞춤하며 기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9일 열린 LPGA 투어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뒤 기뻐하는 고진영. [EPA=연합뉴스]

29일 열린 LPGA 투어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뒤 기뻐하는 고진영. [EPA=연합뉴스]

 
고진영은 "한동안 답답했던 것도 있었다. 그러다 2주 연속 열리는 메이저 대회에 더 좋은 일이 있겠거니 생각하고 전화위복으로 삼으려고 했다. 그러면서 내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다. 그 시간에 감사했다"고 말했다. 노력을 통해 한 시즌 메이저 2승을 이룬 그가 '메이저 퀸'이 될 자격은 충분했다.
 
에비앙 레뱅(프랑스)=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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