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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으로 맞붙었다…대세배우와 아이돌 액션 격돌

귀신 쫓는 격투기 선수 ‘사자’ 박서준 

“강하고 거친 남자의 모습 기대”
 
오는 31일 나란히 개봉하는 영화 ‘사자’와 ‘엑시트’는 주연배우들의 몸 연기가 관전 포인트다. 박서준은 ‘청년경찰’의 김주환 감독과 다시 손잡았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오는 31일 나란히 개봉하는 영화 ‘사자’와 ‘엑시트’는 주연배우들의 몸 연기가 관전 포인트다. 박서준은 ‘청년경찰’의 김주환 감독과 다시 손잡았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30대 초반에 이런 역할을 맡게 돼 행운이라 생각해요. 아직 몸이 덜 고장나 관절도 잘 움직이고, 불의 앞에 못 참지만 냉정함을 발휘할 수 있는 나이니까요.”
 
‘대세배우’ 박서준(31)이 ‘청년경찰’(2017)에 이어 김주환 감독과 다시 뭉쳤다. 독특한 오컬트(초자연적 현상) 영화 ‘사자’(31일 개봉)에서 격투기 챔피언 출신 용후 역을 맡았다. 영화는 용후가 바티칸에서 온 구마(驅魔) 사제 안 신부(안성기)를 도와 정체 모를 악령들과 싸우는 이야기다. 오컬트 장르로 앞서 선보인 ‘검은 사제들’(2015) ‘사바하’(2019) 등과 다른 점은 박서준이 담당하는 액션 비중이 적지 않다는 점. 특히 후반부로 가면 근육질 몸매의 손바닥에서 불이 뿜어나오는 등 수퍼 히어로물 느낌이다.
 
지난 25일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만난 그는 용후를 가리켜 “한국적으로 새로 만들어진 히어로”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신을 믿지 않던 용후가 세상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는 과정은 여느 ‘다크 히어로’의 성장담을 연상케 한다. 그러면서도 62년 연기 경력의 대선배 안성기와 기싸움 끝에 협업하는 과정은 종종 웃음을 자아내는 ‘버디 무비’이기도 하다. 음울하고 굳은 얼굴에서 불같은 포효까지, 박서준의 감정 표현도 2시간 여 희비 곡선을 그린다.
 
박서준은 격투기 챔피언 출신으로서 악령을 쫓는 용후를 맡았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박서준은 격투기 챔피언 출신으로서 악령을 쫓는 용후를 맡았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그는 “배우로서 좋은 타이밍에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년경찰 때 유쾌한 청춘의 모습을 보여줬다면, 다음 작품에선 강인하고 거친 남자의 향기가 났으면 했다”며 “감독님이 보여준 대본이 마침 그래서 주저없이 골랐다”는 것이다.
 
액션 신은 드라마 ‘쌈, 마이웨이’ 당시 종합격투기 파이터 역을 맡아 단련했던 게 도움이 됐다고 했다. 팔로어 835만 명의 인스타그램 스타인 그가 로만 칼라(성직자용 깃) 사제복 맵시를 선보인다는 이유만으로 기대에 부푼 팬들도 많다. ‘검은 사제들’의 강동원과 비교되는 심정이 어떠냐고 묻자 난처한 듯 웃으며 ‘절친’인 최우식을 끄집어냈다.
 
“사제복은 영화 속의 최 신부(최우식)와 비교해보는 걸로 하죠. 아무래도 제가 최 신부보단 좀 더 가볍게(날렵하게) 입은 것 같은데요, 하하.”
 
자신이 우정출연했던 ‘기생충’(감독 봉준호)을 통해 최우식이 칸 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은 데는 아낌없는 축하의 마음을 드러냈다. 스스로도 세계무대 진출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이번 작품을 ‘콘스탄틴’의 프란시스 로렌스 감독이 미리 보시고 ‘새로움에 충격받았다’고 하셔서 기분 좋았어요. 한국영화의 경쟁력이 많이 생겼고 선배들이 닦아놓은 길이 있으니, 기회가 오길 준비하고 있어야죠.”
 

재난 탈출 직장인 ‘엑시트’ 임윤아

“양보·배려하는 용기, 나도 닮고파”
 
오는 31일 나란히 개봉하는 영화 ‘사자’와 ‘엑시트’는 주연배우들의 몸 연기가 관전 포인트다. 임윤아는 이상근 감독의 데뷔작에서 첫 주연을 따냈다.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오는 31일 나란히 개봉하는 영화 ‘사자’와 ‘엑시트’는 주연배우들의 몸 연기가 관전 포인트다. 임윤아는 이상근 감독의 데뷔작에서 첫 주연을 따냈다. [사진 SM엔터테인먼트]

그야말로 배우 임윤아(29)의 재발견이다. ‘짠내 나는 재난 탈출 액션’을 표방한 영화 ‘엑시트’(감독 이상근, 31일 개봉)에서 임윤아는 2007년 데뷔 이후 12년 만에 첫 스크린 주연을 맡았다. 만년 취업 준비생인 용남(조정석)과 팍팍한 현실을 견뎌내는 직장인 의주(임윤아)가 도시를 덮친 유독가스 재난에 맞서는 과정을 담은 영화다.
 
지난 23일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2017년 ‘공조’(781만 명) 이후 두 번째 영화로 ‘엑시트’를 선택한 게 “캐릭터의 매력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의주는 능동적이고 책임감 강하고 판단력이 빠르죠. 주체적이면서도 사랑스럽고요. 닮고 싶은 인물이에요.”
 
용남과 의주는 대학 산악부 동아리 선후배 관계. 의주가 부지점장으로 근무하는 컨벤션홀에 용남이 어머니 칠순 잔치를 치르기 위해 찾아오면서 영화는 본궤도를 탄다. 촌각을 다투는 재난 상황에서 의주는 손님들을 먼저 대피시키고 용남과 둘만 남아 탈출을 도모한다. 이들에게 동아리 시절 익힌 클라이밍이 ‘맨몸 탈출’의 필살기다.
 
“정석 오빠랑 2~3개월 간 연습장에서 클라이밍 김자비 선수에게 세세하게 배웠어요. ‘소녀시대’ 활동도 크게 도움이 된 것 같아요. 건물 사이를 밧줄 타고 넘는 장면에서 와이어 도움을 받았는데, 콘서트 때 와이어로 오르락내리락했던 경험이 있어 겁먹지 않고 해냈죠.”
 
임윤아는 산악부 경험을 발판으로 고공 탈출을 모색하는 의주를 맡았다. [사진 CJ엔터테인먼트]

임윤아는 산악부 경험을 발판으로 고공 탈출을 모색하는 의주를 맡았다. [사진 CJ엔터테인먼트]

재난탈출극 ‘엑시트’에서 돋보이는 건 영웅적 능력이나 희생이 아니라 재난에 처한 이들 간의 ‘깨알 같은’ 신뢰와 협조다. 눈물·콧물 흘리면서 서로 원망하기도, 힘을 북돋우기도 하는 모습이 마치 ‘재난 같은 사회생활’에 휩쓸린 청춘들의 자화상 같다. 특히 점장의 ‘갑질’ 구애에 곤혹스러워하다가 마지막에 이를 되갚은 의주의 한 방은 ‘생존’의 안도감과 함께 ‘승리’의 카타르시스를 안긴다.
 
“누구나 사회생활을 하면서 참아야 하거나 힘을 내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걸 의주가 대신 표현해 준 거죠. 책임감, 양보, 배려 같은 것도 용감한 사람만이 지닐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는 ‘소녀시대’ 데뷔 전 같은 해 드라마 ‘9회말 투아웃’(2007)으로 연기에 먼저 입문했다. 최고 시청률 41.5%의 일일극 ‘너는 내 운명’(2008)에서 장새벽 역할을 비롯해 ‘신데렐라 맨’ ‘사랑비’ ‘THE K2’ 등에서 캔디 같은 선량하고 꿋꿋한 이미지를 선보였다.
 
연기 변신이 필요하지 않겠냐는 질문에 신중하면서도 다부진 말투로 답했다.
 
“갑작스레 스릴러를 하는 식으로 훅 뛰어넘을 것 같지는 않아요. 매번 미묘하게라도 새로운 모습 보여드리고, 성장해가는 시간을 공유하고 싶어요. 낯설지 않게 조금씩 도전하려고요.”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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