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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의회가 춤업소 날개 달아준뒤…광주클럽 안전단속 0건

27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한 건물 2층의 클럽 내부 복층 구조물이 무너진 직후 119구조대가 대피하는 손님들과 사상자를 구조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한 건물 2층의 클럽 내부 복층 구조물이 무너진 직후 119구조대가 대피하는 손님들과 사상자를 구조하고 있다. [연합뉴스]

붕괴 사고로 2명이 숨지고 25명이 다친 광주광역시 C클럽이 3년 전 만들어진 조례로 ‘춤 허용업소’가 된 후로 사실상 단속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나타났다. 관할 지자체는 지난 3월 ‘버닝썬 사건’때 일제 단속을 나간 것 외에는 지난 3년간 클럽 내부의 안전성과 영업행위를 점검하지 않았다. 이 클럽은 지난해 6월에도 붕괴사고로 한 명이 다쳤다. 일각에서는 클럽과 지자체의 유착 가능성을 지적한다.
 

서구청, 2016년 7월 이후론 단속 손 놓아
지난해 붕괴 사고에도 안전성 점검 없어
버닝썬 일제 점검 때 단 한번 단속
경찰, 대표 등 입건…불법·비리정황 확인

광주 서구청은 28일 “C클럽이 2016년 7월 제정된 조례를 통해 ‘춤 허용업소’로 지정된 후에는 버닝썬 때 일제 단속을 나간 것 외에는 점검 대상이 된 적이 없다. 영업정지나 벌금 등의 행정처분도 없었다”고 밝혔다. C클럽은 조례 제정 전만 하더라도 일반음식점으로 신고해 놓고 춤을 추는 변칙영업을 하다가 적발돼  2016년 3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바 있다.
 
C클럽이 단속 무풍지대가 된 것은 조례제정 직후부터다. 광주 서구의회가 ‘객석에서 춤을 추는 행위가 허용되는 일반음식점의 운영에 관한 조례’를 통과시킨 후 춤 영업을 할 수 있는 이른바 ‘감성주점’이 됐다. 감성주점이란 현행법상 금지된 일반음식점 내 ‘춤 영업’을 예외적으로 조례를 통해 허용한 업소다. 당시 C클럽은 조례가 제정된 일주일 뒤인 2016년 7월 18일 감성주점 허가를 받았다. 
 

서구청, 버닝썬 일제단속 외 단속 손놔

27일 오후 광주광역시 C클럽 복층 구조물 붕괴 현장에서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 등이 현장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27일 오후 광주광역시 C클럽 복층 구조물 붕괴 현장에서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 등이 현장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감성주점 허가는 C클럽이 강행해온 ‘춤 영업’에 날개를 달아준 격이 됐다. 변칙업소라 불렸던 기존과는 달리 합법적으로 춤 영업이 가능해져서다. 당시 서구의회는 지자체별 조례를 통해 일반음식점에서도 춤을 추는 경우를 예외로 둘 수 있도록 한 정부의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개정안’에 따라 조례를 만들었다.  
 
‘춤 허용업소에 대해 연 2회 이상 지도점검을 할 수 있다’고 규정이 있지만, 서구청은 이 업소에 대해 3년간 한 차례 일시 점검을 했을 뿐이다. 지난 3월 버닝썬 일시 점검 때인데 이때 안전성 점검은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C클럽은 당초 서구청에 영업신고를 한 복층면적 108㎡보다 77㎡가 큰 공간을 무단으로 증축해 영업을 해오다 사고를 냈다. 서구청 관계자는 “버닝썬과 관련된 단속 때는 마약과 성매매 여부만을 확인하는 절차여서 따로 안전시설 단속은 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시민단체 등 일각에선 “C클럽이 각종 불법·비리에 연루됐음에도 관계기관들이 이를 돕거나 방치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춤 허용업소’가 되기 전만해도 행정기관의 단속 표적이던 C클럽이 조례 제정 후로는 합법적인 춤 업소로 특수를 누렸기 때문이다.  
 

C클럽, 조례제정 땐 ‘피해사례’로 등장

광주 서구의회가 2016년 7월 '춤 영업' 조례 제정을 논의할 당시 C클럽을 피해사례로 지목한 회의록. 아래는 C클럽 사고 설명도. [중앙포토] [뉴시스]

광주 서구의회가 2016년 7월 '춤 영업' 조례 제정을 논의할 당시 C클럽을 피해사례로 지목한 회의록. 아래는 C클럽 사고 설명도. [중앙포토] [뉴시스]

중앙일보가 입수한 광주 서구의회 회의록에도 C클럽 등이 춤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조례를 만들려던 정황이 남아 있다. 조례 제정 20여일 전인 2016년 6월 20일 서구의회 회의과정에서 C클럽이 조례 제정 당시 피해사례로 거론된 것이다.  당시 서구청 관계자는 조례안에 대한 설명을 묻는 구의원들에게 C클럽의 사례를 소개했다. 타 지자체처럼 ‘춤 영업’ 관련 조례를 제정할 경우 이곳은 행정처분에서 제외될 수 있었다는 요지다. 당시 서구의원들은 논의 끝에 5대 1로 조례를 통과시켰다.
 
경찰은 28일 C클럽의 업주 A씨(51) 등 공동대표 3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A씨 등은 클럽 내 시설물에 대한 안전관리를 소홀히 해 2명을 숨지고 25명을 다치게 한 혐의다. C클럽에서는 지난 27일 오전 2시 39분께 23㎡(7평)의 불법 구조물에 40명 이상이 올라가 춤을 추다 붕괴 사고가 났다. 경찰은 사고 장소가 클럽인 점을 고려해 이른바 ‘물뽕(GHB)’ 등 마약이 사용됐는지도 확인 중이다.
 
부실한 불법시설물에서는 이미 1년 전 유사한 사고가 나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6월 10일쯤 C클럽 복층 구조물 일부가 무너져 1명이 다쳤다. 당시 C클럽 관계자는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입건됐음에도 여전히 불법 시설물에서 영업을 해왔다. 광주지역 시민단체인 참여자치21 조선익 공동대표는 “지난해 비슷한 사고가 있었는데도 안전점검조차 안 했다는 것은 유착관계까지 의심될 정도”라며 “술과 춤이 허용된 감성주점은 일반음식점보다 관리·감독을 강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수영, 폐막 앞둔 비보에 ‘당혹’ 

이번 사고는 광주에서 28일 막을 내린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도 악재로 작용했다. 이번 사고로 숨지거나 다친 27명 중 8명이 수영대회에 출전한 외국 선수들로 파악돼서다. 이날 사고는 EPA통신과 러시아, 헝가리, 호주, 브라질 등 5개국 이상의 외신이 현장에서 상황을 보도하기도 했다. 미국 수구협회의 경우 자국의 선수들이 다쳤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비극적인 일이 일어났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주최 측인 광주광역시와 수영대회 조직위원회 등도 비상이 걸렸다. 오랜 준비기간을 거쳐 국제대회를 개최해놓고도 “선수단의 안전 관리가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어서다. 광주시는 대회 폐막을 하루 앞두고 사고가 나자 급히 사고 대책본부를 꾸려 사태를 수습하고 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신속한 사고 수습과 함께 사고원인 규명을 통해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최경호·진창일 기자, 김기환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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