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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후보 등록 거부에 "정치 테러" 모스크바서 시위…1000명 연행

공정 선거를 요구하는 시위 참가자를 러시아 경찰이 연행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공정 선거를 요구하는 시위 참가자를 러시아 경찰이 연행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공정 선거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2주째 열렸다. 당국이 시의회 선거를 앞두고 야권 인사들의 후보 등록을 거부하자 반발한 것이다. 경찰은 허가받지 않은 시위라며 27일(현지시간) 시위 참가자 약 3500명 중 1000명 이상을 체포했다. 시청 청사 등에서 시위대를 해산하면서 경찰이 곤봉을 휘둘러 피를 흘리는 이들이 속출했고, 경찰관 2명도 최루탄 때문에 눈을 다쳤다고 BBC가 보도했다.
 

9월 시의회 선거…野인사 30여명 자격 박탈
푸틴 반대운동가 나발니도 30일 구류 처분
경찰 곤봉에 맞아 피 흘려…"정치적 테러"
WP "정치적 좌절감 표현 시작했다는 신호"

 이날 트베르스카야 거리 등 모스크바 중심가와 시청 청사 주변에서 시위가 열렸다. 이 중 최소 1074명이 체포됐다고 경찰 측은 밝혔는데, 시위 모니터 단체는 1127명이 연행됐다고 했다. BBC에 따르면 지난 20일 2만 명가량이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였을 때보다 규모는 줄었지만 수년 간 보기 드문 대규모 체포 중 하나에 해당한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경찰이 시위 참가자들 연행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경찰이 시위 참가자들 연행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시위대는 오는 9월 8일 시의회 선거를 앞두고 선거위원회가 야권 인사 30명가량의 후보 등록을 거부한 것을 문제 삼았다. 러시아 선거위원회는 “야권 후보들이 제출한 유권자 서명이 가짜이거나 사망자의 서명인 것으로 드러났다"며 등록을 거부했다.
 
 후보 등록이 거부된 야권 운동가 일리야 야신, 반부패재단 변호사 류보피 소볼 등이 경찰에 연행됐고, 이들의 자택과 사무실 등에서 수색도 이뤄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한 대표적인 반대 운동가인 알렉세이 나발니도 지난 24일 30일간 구류 처분을 받았다.
'나는 내 후보를 가질 권리가 있다'는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는 모스크바 시민들 [EPA=연합뉴스]

'나는 내 후보를 가질 권리가 있다'는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는 모스크바 시민들 [EPA=연합뉴스]

 
 러시아 선거법은 중앙 의회에 진출한 4개 정당의 후보를 뺀 모든 무소속 후보는 시의회 선거 후보 등록시 선거구 유권자 3%(약 5000명) 이상의 지지 서명을 받아야 한다. 민주화 운동가인 블라디미르 카라-무르자는 워싱턴포스트(WP)에 “무소속 후보는 등록 조건을 맞추기 어려운데, 유권자가 서명하면 러시아 당국에 자신이 야권 지지자라는 정보를 알려주는 게 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에서 지방 선거는 일반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해왔다고 BBC는 소개했다. 하지만 올해는 야권 후보 등록 자격을 둘러싸고 갈등이 벌어지자 치안 당국은 선거위원회가 공격당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발 시위를 불법으로 규정했다. 야권 후보인 드미트리 호드코프는 트위터에 “시 의회가 푸틴 치하에서 사망했다"며 “우리가 합법적으로 정치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마지막 환상이 사라져버렸다"고 했다.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 과정에서 다친 이를 경찰과 시민들이 돌보고 있다. [AP=연합뉴스]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 과정에서 다친 이를 경찰과 시민들이 돌보고 있다. [AP=연합뉴스]

 
 야권 인사들에 대한 수색과 연행이 일어나자 러시아 현지 매체 노바야 가제타는 ‘금요일 모스크바시에서 테러’라는 제목을 달았다. 다른 신문은 “정치적 테러가 러시아에 만연한데, 어느 날 (그런 행위를) 시작한 이들에게 테러가 되돌아올 것"이라고 보도했다. 반면 국영 신문은 “법에 대한 받아들일 수 없는 태도"라고 야권을 비난했다.
 
 낮은 단위인 시의회 선거에서 나타난 반발 시위가 향후 러시아에서 더 강하고 지속적인 반대 의사 표출로 이어질 지가 주목된다. WP는 “푸틴의 권력에 도전하기에는 작은 규모이지만, 보다 많은 러시아인이 정치적 좌절감을 표현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BBC는 “많은 사람이 러시아 정부와 모스크바 시장의 통치 방식과 이들이 대중의 우려에 대응하는 모습에 불만을 갖고 있다”며 “푸틴 대통령과 집권당의 지지율이 떨어질 경우 수도에서 벌어진 시위는 선거를 앞둔 다른 지역에 매우 강력한 메시지를 던질 수 있다"고 했다.
모스크바에서 선거 공정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린 27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잠수정을 타는 행사에 참석했다. [AP=연합뉴스]

모스크바에서 선거 공정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린 27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잠수정을 타는 행사에 참석했다. [AP=연합뉴스]

 
 후보 등록 검증에 문제가 없었다는 당국의 발표와 강경 진압에 대해 일부에서는 선거 투표율을 떨어뜨리기 위한 방편이라는 시각도 내놓고 있다. 대규모 시위가 연행으로 이어질 경우 야권 지지 성향의 젊은 유권자들이 투표장에 나오지 않는 반면 러시아 집권당이 의존하는 고령층은 이전에 하던 대로 투표장에 나와 여권에 유리하다는 주장이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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