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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형 간염 환자 1년 새 6배 증가...간암 원인 80%는 간염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A형 간염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2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의 한 병원에서 환자들이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A형 전국의 간염 확진자는 3천549명으로 지난 한 해 감염자 2천436명보다 45.7%(1천113명) 많은 것으로 통계됐다. 2019.4.29/뉴스1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A형 간염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2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의 한 병원에서 환자들이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A형 전국의 간염 확진자는 3천549명으로 지난 한 해 감염자 2천436명보다 45.7%(1천113명) 많은 것으로 통계됐다. 2019.4.29/뉴스1

매년 7월 28일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간염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지정한 ‘세계 간염의 날’이다. 간염은 말 그대로 간에 발생한 염증 때문에 간 기능이 떨어지는 질환이다. 바이러스 중 간염을 일으키는 간염 바이러스는 A형, B형, C형, D형, E형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B형, A형, C형 간염이 흔하다. 바이러스가 발견된 순서대로 이름에 알파벳이 붙여졌다. 심주현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간염의 증상과 예방법을 알아봤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해 국내 상반기 A형 간염 환자수가 지난해 상반기의 1500 명에서 올해 9000명으로 6배가 많아졌다. 또 B형, C형 간염은 우리나라 암 사망원인 2위인 간암 발생원인의 80%를 차지한다.  
 

20~40대 젊은층이 취약한 A형 간염

A형 간염은 간염 바이러스의 한 종류인 A형 간염 바이러스(hepatitis A virus)에 의해 발생하는 간염으로 주로 급성 간염의 형태로 나타난다. 치사율은 0.1∼0.3% 정도로 높지 않지만, 일부 간기능이 약한 상태인 만성 간질환 환자들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특히 최근 A형 간염이 20∼40대의 젊은 층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다. 이 세대가 다른 연령층에 비해 A형 간염 바이러스를 방어할 수 있는 항체 보유율이 낮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위생상태가 좋지 않아, 어릴 때 A형 간염 바이러스에 노출돼 증상이 거의 없는 상태로 가볍게 앓고 지나갔다. 이 과정에서 항체가 형성되곤 했다. 하지만 위생상태가 개선되면서 1970년대 이후 출생자들은 어릴 때 A형 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형성되지 않았다.
 
A형 간염은 환자의 대변에 오염된 손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접촉해 전파되거나,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 또는 음식물, 특히 오염된 조개류나 해산물을 익히지 않고 섭취할 때 감염될 수 있다. 약 4주 정도의 바이러스 잠복기를 거친 후 증상이 나타나는데, 발열, 오한, 심한 피로감 등의 감기몸살과 유사한 증상을 보인다. 구역질, 구토, 복통, 설사도 나타날 수 있다. 성인의 경우에는 눈이 노래지는 황달이나 소변색이 짙어지는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보통 어린이가 A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지만, 성인의 경우 약 70% 이상에서 증상이 나타난다. 드물지만 심한 경우에는 간부전으로 인해 간이식이 필요하거나 사망할 수도 있다.  
 
A형 간염을 예방하려면 평소에 철저하게 손을 씻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A형 간염 바이러스는 음식물 섭취를 통해 감염되기 때문에 식사 전후와 배변 후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식수와 음식물은 충분히 끓이거나 익혀서 먹어야 한다. 85도 이상에서 1분만 끓여도 A형 간염 바이러스는 사라진다. A형 간염에 대한 면역이 없는 경우 6개월 간격으로 2회 예방 접종을 맞으면 된다. 대부분의 급성 A형 간염은 자연적으로 회복되기 때문에 충분한 영양 공급과 휴식이 중요하다. 술과 검증되지 않은 각종 약제 등은 절대적으로 삼가야 한다. 반드시 절대안정을 취해야 할 필요는 없으나 심한 운동이나 육체활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한국인 2대 암 ‘간암’ 일으키는 B형 간염

전 세계적으로 약 3억 5000만명 정도의 인구가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있다. 우리나라도 B형 간염 유행지역이다. 성인 인구의 약 3% 정도가 바이러스 보유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통계청에서 지난해 발표한 ‘2017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암 중에서 간암이 폐암에 이어 두 번째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간암 발병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요인이 바로 B형 간염이다.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우리 몸속의 면역 체계에 의해 바이러스가 제거되면 6개월 이내로 급성 간염을 앓고 대부분의 경우 완전히 회복된다. 하지만 신생아나 영유아기에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평생 B형 간염을 보유하게 되는 만성 간염 상태가 될 위험이 높다. 만성 간염 상태에서는 B형 간염 바이러스가 활동을 반복해 간의 정상구조가 파괴되고 섬유화가 초래되며 그 결과 간경변증 및 간암으로 진행할 수 있다.  
 
 
B형 간염은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의 혈액, 체액, 분비물 등으로 전염된다. 따라서 오염된 면도날이나 주사바늘, 칫솔 등을 공동으로 사용하는 경우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 국내에서는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산모가 아이를 출산할 때 전파되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에는 예방사업으로 이러한 ‘수직감염’ 비율이 감소하는 추세다. 급성 간염은 전신쇠약감, 피로감, 무력증, 황달, 식욕부진, 두통, 소화불량 등이 나타날 수 있다.  
B형 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미리 예방접종 주사를 맞아야 한다. B형 간염 바이러스가 있는 엄마로부터 태어난 신생아는 B형 간염 예방접종과 함께 면역 글로불린(HBIG)을 같이 주사한다.
 
 
급성 B형 간염은 약 95% 이상의 경우 휴식을 취하면 저절로 회복된다. 하지만 만성으로 진행되면 간손상이 지속될 수 있기 때문에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기 위해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한다. 이렇게 하면 B형 간염 바이러스 자체를 완전히 없애지는 못하지만, 바이러스 증식 상태를 억제해 염증이 지속되는 것을 막고 간경변증, 간암으로 진행될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문신ㆍ불법시술ㆍ마약 주사로 감염되는 C형 간염

C형 간염은 혈액이나 체액을 통해 전파된다. 대부분 피어싱이나 문신, 불법 시술. 마약 주사 등으로 감염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감염이 되더라도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지 않아 대부분 잘 모르고 지나가게 된다. B형 간염처럼 C형 간염도 만성화될 수 있다. 만성 간염, 간경변증 그리고 간암 같은 만성 간질환을 초래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C형 간염 유병률은 약 0.8%이지만 한 번 감염되면 약 70∼80%가 만성 간염으로 진행한다. 또한 만성 C형 간염 환자들의 약 30%는 간경변증으로 진행될 수 있고, 간경변증이 생기면 간암 발생 위험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C형 간염은 간 건강에 큰 위협을 줄 수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C형 간염 바이러스의 위험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2013년 대한간학회가 일반인 3000명을 대상으로 ‘C형 간염 검진을 받아본 적이 있는지’ 물어본 결과 ‘검사한 적 없다/모른다’는 답이 약 90%였다. 이들 중 1.6%는 실제로 C형 간염 양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C형 간염 바이러스는 오염된 면도날이나 주사바늘 등 피부에 상처를 낼 수 있는 것들에 의해 감염될 수 있다. 급성 간염에서 가장 흔한 증상은 전신피로감, 미열, 근육통 등의 감기 증상이다. 어떤 경우 증상이 약해 평소에도 느낄 수 있는 증상들과 비슷하여 인지하지 못한 채 지내기도 한다. 오심, 구토, 식욕부진, 복부 불쾌감 등의 소화기관의 불편감도 있을 수 있다. 질병이 진행되면서 일부 환자에서는 전신적인 자각 증상과 함께 소변이 콜라색처럼 진한 색으로 변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며칠 후에 눈과 피부에 황달이 생기는데, 황달이 생길 때 가려움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C형 간염은 아직 백신이 개발돼 있지 않다. 따라서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의 혈액 및 체액 등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의료행위, 문신, 피어싱, 침술 등 피부 안에 주사 등을 찔러 넣는 시술을 할 때 일회용 기구를 쓰거나 잘 소독된 재료를 사용하고, 도구들에 대한 철저한 세척과 소독이 필요하다.  
 
만성 C형 간염은 간경변증, 간암으로 진행할 위험이 높기 때문에 조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불과 4∼5년 전까지만 해도 C형 간염은 치료가 어려웠다. 하지만 최근에 효과적인 치료제들이 많이 개발돼 이제는 환자 상태에 따라 8∼12주간 먹는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면 대부분 완치가 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30년까지 C형 간염을 퇴치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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