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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광주 C클럽, 3년 전 조례제정땐 '피해사례'…불법영업 직전 조례 변경

불법증축→부실공사→‘춤 특혜의혹’까지

27일 오후 광주광역시 C클럽 복층 구조물 붕괴 현장에서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 등이 현장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27일 오후 광주광역시 C클럽 복층 구조물 붕괴 현장에서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 등이 현장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27명의 붕괴 사상자를 낸 광주 C클럽이 3년 전 ‘춤 허용업소’에 대한 조례를 만드는 과정에서 피해사례로 소개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변칙영업을 통해 춤 영업을 하던 C클럽은 조례 제정 후 합법적인 ‘춤 업소’가 됐다.
 

[사건추적]
경찰, ‘광주 C클럽’ 각종 불법·비리 조사중
2명 사망·25명 부상…붕괴 예견된 ‘인재’
C클럽, 조례제정 후 합법적 ‘춤 업소’ 영업

광주 서부경찰서는 27일 “C클럽의 업주 A씨(51) 등 업소 관계자 3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해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A씨 등은 클럽 내 시설물에 대한 안전관리를 소홀히 해 2명을 숨지게 하고 25명을 다치게 한 혐의다. C클럽에서는 이날 오전 2시39분께 23㎡(7평)의 불법 구조물에 40명 이상이 올라가 춤을 추다 붕괴 사고가 났다.
 
조사 결과 이번 사고는 예정된 인재(人災)였던 정황이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광주 서구의회가 2016년 7월 11일 ‘춤 허용업소’와 관련된 조례를 제정할 당시 직접적 피해사례로 논의된 게 대표적이다.
 
중앙일보가 단독 입수한 광주 서구의회 회의록(6월 20일)에는 C클럽이 ‘객석에서 춤을 추는 행위가 허용되는 일반음식점의 운영에 관한 조례’를 제정할 당시 핵심 사례로 소개됐다. 당시 C클럽은 일반음식인데도 춤을 추는 변칙영업을 하다가 적발돼 행정처분을 앞둔 상태였다.
 
27일 오후 C클럽 복층 구조물 붕괴 현장에서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 등이 현장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27일 오후 C클럽 복층 구조물 붕괴 현장에서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 등이 현장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C클럽, 조례제정 전 ‘춤 영업’ 행정처분

회의록에 따르면 당시 서구청 관계자는 조례안에 대한 설명을 묻는 구의원들에게 C클럽 행정처분 내용을 피해사례로 제시했다. 2016년 2월 개정된 정부의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개정안에 따른 조례제정의 필요성을 설명하면서 C클럽의 상황을 소개한 것이다. 당시 서구의원들은 논의 끝에 5대 1로 조례를 통과시킴으로써 일부 일반음식점에서도 춤 영업이 가능하도록 했다. 
 
C클럽의 입장에선 당시 움직임이 춤 영업을 하는데 날개를 단 격이 됐다. 기존과는 달리 일반음식점인 자신들의 업소에서도 합법적으로 춤 영업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려서다. 당시 구의원들은 지자체별 조례를 통해 일반음식점에서도 춤을 추는 경우를 예외로 둘 수 있도록 한 정부 조치에 따라 조례를 만들었다.
 
일각에서는 당시 조례에 포함된 부칙 역시 C클럽의 탈법영업을 뒷받침해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례 내에 춤 영업의 허가 대상을 ‘영업장 면적 150㎡ 이하’로 규정해놓고도 부칙을 통해 면적제한 규정을 피할 수 있는 내용을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문제가 된 부칙에는 ‘조례 시행 이전 신고된 일반음식점은 조례 시행 전 영업장 면적 내로 춤 허용업소로 지정할 수 있다’고 돼 있다.
 
광주 서구의회가 2016년 7월 '춤 영업' 조례 제정을 논의할 당시 C클럽을 피해사례로 지목한 회의록. 아래는 C클럽 사고 설명도. [중앙포토] [뉴시스]

광주 서구의회가 2016년 7월 '춤 영업' 조례 제정을 논의할 당시 C클럽을 피해사례로 지목한 회의록. 아래는 C클럽 사고 설명도. [중앙포토] [뉴시스]

불법증축·부실시공 등 붕괴 ‘시한폭탄’

C클럽은 이 부칙의 혜택을 받아 객석에서 손님이 춤을 출 수 있는 이른바 ‘감성주점’ 영업을 할 수 있었다. 2016년 1월 영업신고 당시 영업면적이 504㎡에 달했지만, 기존 신고 면적을 토대로 춤 영업을 허가받았다. 감성주점이란 현행법상 금지된 일반음식점에서 춤을 추는 행위를 예외적으로 조례를 통해 허용한 업소다.
 
C클럽은 불법증축 및 부실시공 의혹 등도 받고 있다. 광주 서구에 따르면 업소 측은 당초 클럽 내 복층을 108㎡(32평) 규모로 허가받아놓고도 실제 면적은 200㎡(60여평)로 만들었다. 허가면적보다 2배 가까이 불법 증축을 한 것이다. 경찰은 사고가 난 무대와 이를 지탱하던 철제구조물이 분리돼 무너진 점을 토대로 부실시공 의혹을 수사 중이다.
 
부실한 불법시설물에서는 이미 1년 전 유사한 사고가 나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6월 10일쯤 C클럽 복층 구조물 일부가 무너져 1명이 다쳤다. 당시 C클럽 관계자는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입건됐음에도 여전히 불법 시설물에서 영업을 해왔다. “C클럽이 각종 불법·비리에 연루됐음에도 관계기관들이 방치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세계수영, 폐막 앞둔 비보에 ‘당혹’

이날 사고는 광주에서 28일 폐막하는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도 악재로 등장했다. 이번 사고로 다친 25명 중 8명이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출전한 외국 선수들로 파악돼서다. 사고 당시 클럽 안에는 50여 명의 외국인이 전날 결승경기 파티 등을 하기 위해 입장한 상태였다. 현재 부상 선수 8명 중 7명은 귀가했으며, 다리에 열상을 입은 1명은 가벼운 수술을 받은 뒤 선수촌에 복귀했다.
 
이날 사고는 EPA통신과 러시아, 헝가리, 호주, 브라질 등 5개국 이상의 외신이 현장에서 상황을 보도하기도 했다. 미국 수구협회의 경우 자국의 선수들이 다쳤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비극적인 일이 일어났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크리스토퍼 램지 미국 수구협회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도움을 준 분들 덕분에 미국 선수들은 모두 안전하다”며 “희생자와 그 가족에게 위로를 전한다”고 했다.
 
주최 측인 광주광역시와 수영대회 조직위원회 등도 비상이 걸렸다. 오랜 준비를 거쳐 국제대회를 개최해놓고도 “선수단의 안전 관리가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게 돼서다. 광주시는 대회 폐막을 하루 앞두고 터진 악재를 수습하기 위해 급히 사고 대책본부를 꾸린 상태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신속하고 철저한 사고 수습과 함께 사고원인 규명을 통해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최경호·진창일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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