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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상산고에 사회통합전형 잣대 적용은 잘못”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 모임 관계자들이 26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자사고 재지정 취소 부동의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뉴스1]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 모임 관계자들이 26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자사고 재지정 취소 부동의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뉴스1]

유은혜 교육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김승환 전북교육감의 결정을 26일 뒤집었다. “전북교육청의 상산고 평가는 교육감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며 평가 적정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고 박백범 교육부 차관이 이날 번복 이유를 전했다.
 

김승환 전북교육감 결정 뒤집어
“재량권 일탈·남용, 적정성 부족”
안산동산고는 “행정소송 등 돌입”
내년엔 외고·과학고 등 10곳 평가

교육부가 문제 삼은 대목은 전북교육청의 자사고 재(再)지정 평가 지표 중 사회통합전형 지표다. 사회통합전형은 모집정원의 일정 비율을 기초생활보장수급자와 한부모가족보호 대상자, 법정 차상위대상자, 다문화가정, 장애인 등의 자녀 중에서 선발한다. 상산고는 정원의 3%를 사회통합전형으로 선발한다는 자료를 교육청에 제출했고, 교육청은 이를 근거로 상산고에 1.4점을 줬다. ‘정원의 10% 이상 선발해야 만점(4점)을 받을 수 있다’는 기준으로 정량평가했다. 그 결과 상산고는 기준점(80점)에 미달한 79.6점을 받아 지정 취소 대상이 됐다.
 
현행 초중등교육법에 따르면 전국 단위 모집인 자사고(과거 자립형사립고)는 사회통합전형으로 학생을 뽑을 의무는 없다. 상산고는 2002년 자립형사립고로 지정됐다가 2010년 자율형사립고로 전환한 학교다. 강원·울산·경북·전남교육청은 해당 항목을 정성 평가했고, 평가 대상 학교들에 2~3점대를 줬다.
 
교육부는 전북교육청이 상산고에 사회통합전형 선발 확대 필요성을 제대로 안내하지 않은 부분도 문제 삼았다. 박 차관은 “전북교육청은 2015~19학년도까지 매년 학교 측이 제출한 3%를 문제 삼지 않고 승인해왔다”며 “이로 볼 때 학교 측이 ‘10%를 선발해야 한다’는 사실을 예측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차관은 “교육부는 이런 판단에 앞서, 법무법인 2곳과 정부의 법무관리공단 등 총 3곳에 자문했고 ‘전북교육청의 재량권 일탈·남용’이라는 일치된 해석을 받았다”고 했다.
 
그간 논란이 됐던 평가 기준점(80점)은 문제 삼지 않았다. 올해 자사고 평가를 진행한 11개 시도 교육청 가운데 10개 교육청은 교육부 권고대로 기준점을 70점(100점 만점)으로 설정했으나, 전북교육청만 80점으로 올렸다. 교육부는 “평가기준점 설정은 교육감의 재량권에 속하며, 적법하다”고 했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교육부 발표 직후 전북교육청은 보도자료를 통해 “실망이라는 단어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참담함을 던져줬다”면서 “함께 사는 세상을 지향하는 시대정신과 행복한 학교를 만들고자 했던 그간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은 퇴행적 결정”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향후 법률적 검토를 거친 뒤 법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만약 교육부가 동의하지 않으면 권한쟁의 심판을 신청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이에 비해 교육부는 안산동산고와 군산중앙고에 대한 교육청의 결정은 그대로 인정했다. 박 차관은 “안산동산고에 대한 경기교육청의 평가 절차와 내용은 적법했고, 전북 군산중앙고는 자발적으로 자사고 지정 취소를 신청했다. 이 두 학교의 자사고 지위 취소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규철 안산동산고 교장은 “즉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행정소송에 돌입하겠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전북·경기도교육청의 자사고 평가가 일단락되면서 시도교육청 평가에서 탈락한 서울지역 자사고 8곳과 해운대고(부산)에 대한 교육부의 동의 여부만 남았다. 이르면 다음 달 1~2일에 나머지 탈락 자사고 9곳의 일반고 전환 여부가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가 상산고의 손을 들어줬지만, 서울지역 자사고들의 평가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이란 예상이 우세하다. 김철경 서울자사고연합회장(대광고 교장)은 “상산고는 기준점수가 80점으로 다른 지역보다 높고 사회통합전형 적용방식 등 논란이 커 구제할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안산동산고를 최종 탈락시킨 것을 보면 서울지역 자사고도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2020년엔 외고와 과학고 등 특목고에 대해서도 평가가 이뤄진다. 서울교육청은 대원국제중과 영훈국제중 등 특성화중학교 3개를 포함해 외고, 과학고 등 10곳을 평가할 예정이다. 서울의 한 자사고 교감은 “조희연 서울교육감의 의지가 워낙 확고해 내년 재지정 평가 대상 학교들은 초비상”이라고 말했다.
 
세종·전주=박형수·최경호 기자, 전민희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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