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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 경제지표 양호하지만 경착륙 가능성 여전해

1분기 성장률 27년 만에 최저치 기록... 세계 경제 둔화,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부채 증가 우려

성장 둔화의 중국 경제 앞날은


올 2분기 중국 경제성장률이 2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7월 15일 올해 2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잠정, 전년 동기 대비)이 6.2%라고 밝혔다. 1992년 3월 이후 집계된 분기별 GDP 성장률 중 최저치다. 2분기 성장률은 블룸버그와 로이터 등이 집계한 시장의 전망치와는 같지만 전분기(6.4%)보다는 떨어졌다. 중국의 분기별 성장률은 지난해 1분기(6.8%) 이후 꾸준히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날 집계된 올 상반기 성장률은 6.3%였다.
 

분기별 성장률 하향 곡선

2019년 연간 경제성장률도 6.2% 정도로 예상된다. 1990년(3.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중국 정부는 경제성장률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건설 관련 투자 중심으로 경기를 부양할 전망이다. 그러나 미·중 무역전쟁 확산과 더불어 구조조정 지연에 따른 부채리스크 확대로 경착륙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우선 최근 중국의 주요 경제지표를 보면 비교적 안정적이다. 2010년 10.4% 성장 이후 경제성장률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지만, 2015~18년 연평균 6.8% 성장하면서 세계 경제성장률(3.6%)을 웃돌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 안팎에서 안정적이며, 위안·달러 환율도 6~7위안에서 큰 변동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올 들어 7월 12일까지 상하이종합지수도 17.5% 오르면서 신흥국의 평균 주가 상승률(8.8%)을 뛰어넘었다.
 
그러나 구조적 측면에서 보면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2008년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가 세계로 확산되면서 2009년 세계 경제가 마이너스(-) 0.4% 성장했다. 중국 경제는 달랐다. 2009년 9.2%, 2010년 10.4%나 성장하면서 ‘중국만이 자본주의를 구제한다’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
 
중국 경제가 이처럼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것은 투자에 기인했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고정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전에는 38% 안팎이었으나, 2009년 이후에는 46%를 넘어서기 시작했다. 2009년 고정투자의 경제 성장 기여율이 79%에 이를 정도였다. GDP 증가분의 거의 80%를 투자가 차지했다는 의미이다.
 
생산요소 투입 위주의 투자 증대에 따라 양적으로 고성장을 했지만, 이 과정에서 부채가 크게 늘었다. 금융을 제외한 민간 부문의 부채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8년 138%였지만, 2013년부터는 200%를 넘어섰고 지난해 말에도 254%로 상승 추세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기업부채가 2008년 GDP의 92%에서 2015년 158%로 크게 증가했다(2018년에는 152%로 조금 낮아졌다). 기업 회계가 좀 더 투명해지면 부채비율은 훨씬 더 높아질 것이다. 또 경제성장률이 낮아지는 과정에서 기업 부실이 더 드러날 수밖에 없다.
 
세계 경제사를 보면 부채가 급증한 나라의 경우 시차를 두고 경제 성장이 둔화되거나 경제위기가 왔다. 모건스탠리의 글로벌 전략가인 루치르 샤르마는 그의 저서 [애프터 크라이시스]에서 2차 세계대전 이후 급격한 부채 증가에 따른 30회의 경기 호황은 대부분 심각한 둔화로 이어졌다는 것을 보여줬다.
 
중국 정부는 2010년부터 경제구조 개혁과 기업 부문의 디레버리징 강화를 통해서 안정성장 전략을 추구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이후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심화하면서 수출과 투자 중심으로 경기가 급격하게 위축될 조짐을 보이자,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 쪽으로 정책방향을 부분적으로 선회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수출이 전년 동기에 비해 0.1% 증가에 그쳤다. 특히 대미 수출은 2.6% 줄었다. 2008~9년에 30% 이상 증가하면서 경제성장을 주도했던 고정투자 증가율도 지난해 8월에는 5.4%로 크게 낮아졌다.
 
미중 무역전쟁 지속과 더불어 세계 경제성장 둔화에 따른 교역 위축으로 수출은 앞으로 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올해부터 중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1만 달러를 돌파하면서 중장기적으로 중국 경제가 소비 중심으로 성장하겠지만, 단기적으로 소비 증가세도 둔화되고 있다. 소비활동을 나타내는 소매판매 증가율이 2004~17년에 연평균 14.4% 증가했으나, 지난해 이후로는 8~9% 정도로 낮아졌다.
 

내수 부양으로 대외 성장 둔화 압력 대응

중국 정부는 대외 부문에서 성장 둔화 압력에 대응하면서 내수를 부양하려 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경기를 방어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은 고정투자, 특히 인프라 투자이다. 이는 다른 경기부양 수단보다 정책의 파급 시차효과가 짧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에는 증가율이 5.4%로 크게 낮아졌던 고정투자 증가율이 올해 들어서는 점차 회복되는 조짐을 보이면서 6% 안팎까지 올라왔다. 정부 주도로 철도·고속도로 등 대규모 운송 관련 인프라 투자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다가 낙후지역을 중심으로 주택재개발 수요가 높아지면서 부동산개발투자도 확대되고 있다. 앞으로 중국 정부의 인프라 및 부동산개발투자 추가 확대 여부는 미중 무역전쟁 전개 방향에 달려 있다. 중국은 그동안 무역 및 제조업 강국을 추구했는데, 이미 그 목표는 양적으로 달성했다. 이제 중국은 ‘중국제조 2025’로 제조업에서 질적 강국을 모색하고 있다. 2025년까지 첨단의료기기, 로봇, 바이오 기술, 항공우주, 반도체 등을 포함한 10개 하이테크 제조업 분야에서 기업을 육성해, 이들 분야에서 핵심 기술 및 부품과 소재를 70% 이상 자급하겠다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중국은 위안화 국제화를 포함한 금융 강국을 추구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이 추구하는 기술 강국, 금융 강국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이 최근 중국의 통신장비 네트워크 업체인 화웨이를 다양한 방법으로 규제하는 것처럼 무역전쟁이 기술전쟁으로 확산되고 있다.
 
중국은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이후 2018년까지 대미 교역에서 4조7987억 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미국의 속셈은 교역에서 잃은 돈을 찾아오는 데 있다. 미국이 중국에 상품을 팔아 그 돈을 회수할 수는 없다. 미국이 중국에 크게 앞서는 분야는 서비스업, 특히 금융업이다. 미국이 중국에 최종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중국 금융시장의 전면 개방일 것이다. 미중 무역협상에서 미국 측 대표로 로스 상무장관보다는 므누신 재무장관이 앞에 나서는 이유이다. 중국도 장기적으로 금융강국을 추구하기 때문에 결국은 금융시장을 자유화하고 개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미중 무역협상은 오래 지속될 것이며, 그 사이 미국의 중국에 대한 무역 압박은 더 심해질 가능성이 크다.
 
또 미국 정부는 달러화 가치 하락을 유도해 대중 무역적자를 줄이려 할 것이다. 미국 경제는 2009년 6월을 저점으로 올해 7월까지 121개월의 확장 국면을 이어오고 있는 있다. 미국의 경기순환 역사상 최장기 기록이다. 그러나 장단기 금리 차이 역전 등이 예고하는 것처럼 머지않아 경기가 수축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 재정 및 통화정책으로 경기를 부양해야 하는데, 정책 수단에 여유가 별로 없다.
 
2008년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미 정책 당국은 과감한 재정 및 통화정책으로 대응했다. 그 결과, 경기 확장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지만,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가 GDP의 100%를 넘을 정도로 정부가 부실해졌다. 통화정책 측면에서도 지난 위기 전후에 연방기금금리를 5.25%에서 0%로 인하했는데, 현재 2.50%인 기준금리를 내릴 여지가 크지 않다. 또 가계와 기업이 디레버리징 과정에 있기 때문에 통화정책이 소비와 투자에 미치는 영향도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재정 및 통화정책의 한계로 트럼프 행정부가 달러 가치 하락을 유도해 대외 부문에서 수요를 부양할 것이다. 조만간 미국 주도로 글로벌 환율전쟁이 시작될 가능성이 큰데, 그 주요 대상국은 중국일 것이다.
 
미국의 대중 수출 규제와 달러 가치 하락으로 대외 부문에서 중국의 경제성장 하방 압력은 더 커질 것이다. 고정투자의 3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제조업 투자는 자동차·통신기기·전자기기 중심으로 이미 크게 위축된 상태인데, 미국의 대중 수입 감소로 제조업 투자는 더 줄어들 전망이다.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인프라 및 부동산개발투자를 더 늘릴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중국의 GDP 대비 정부 부채가 2018년 현재 49.8%로 선진국(98.2%)에 비해 낮기 때문에 재원 마련 여력도 있다. 그러나 단기 경기부양을 위한 고정투자 확대정책은 비효율적 자원배분과 더불어 구조조정을 지연시키게 된다. 2009년 이후 과잉투자로 중국 경제의 불균형이 발생했는데,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다시 키우는 과정이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이다.
 

인위적 성장→구조조정 부진→?

1980년대 중반 이후 이른바 ‘3저 호황(저유가, 저금리, 저달러=엔강세)’로 한국 경제가 수출 중심으로 10%가 넘는 고성장을 했다. 당시 한국 기업들이 미래를 낙관적으로 내다보고 금융회사 차입을 통해 투자를 크게 늘렸다. 1990년대 들어서면서 3저 호황이 마무리되고 수출 중심으로 경제성장률이 낮아지자, 한국 정부는 인천공항 등 인프라 투자와 주택 200만호 건설을 통해 경기를 부양했다.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해야 할 시기에 정부의 경기 부양으로 기업의 부채는 더 늘고, 결국 한국 경제는 1997년에 외환위기를 겪어야 했다.
 
중국 정부의 정책 방향이 한국과 같은 길을 가고 있는 것 같다. 역사는 인위적으로 성장률을 높이고 고통스러운 구조조정을 피하기 위한 부채 의존의 성장은 반드시 그 댓가를 치른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이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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