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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랑말랑 팩트체크] IT 기자가 '검블유' 파헤쳐봤다…드라마 속 꿈의 IT기업, 현실은?

정보기술(IT) 업계에 이만한 파장을 일으킨 드라마가 있었을까. 지난 25일 종영한 tvN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이하 검블유)' 이야기다. 드라마가 방영된 두달 간, 기자가 만난 IT업계 사람들은 꼭 한 번씩 '검블유'를 입에 올렸다. "진짜 우리 회사 이야기 같다"는 평부터 "대통령이 검색어 삭제 조항을 지적하다니 허구 그 자체"라는 이야기까지.
 
tvN '검블유' 마지막화에서 포털 윤리강령을 발표하며 정부의 포털 사용자 개인정보 열람에 반대하는 송가경(전혜진), 배타미(임수정), 차현(이다희) [사진 tvN]

tvN '검블유' 마지막화에서 포털 윤리강령을 발표하며 정부의 포털 사용자 개인정보 열람에 반대하는 송가경(전혜진), 배타미(임수정), 차현(이다희) [사진 tvN]

 
넥슨과 위메이드를 다니다 '원조 유니콘' 옐로모바일의 이사로 재직했던 김유정(44)씨는 "예전엔 포털이나 게임 회사를 설명하기 어려워 그냥 컴퓨터 회사 다닌다고 했었는데, 내가 다닌 곳이 드라마 소재가 될 만큼 대중화된 것 같아 반갑고 감격스러웠다"며 "한성숙 네이버 대표 등 다른 산업보다 여성 리더가 많은 IT업계를 잘 조명했다"고 평했다.
 
검블유는 현실 속 네이버와 구글을 합친 듯한 포털업계 1위 '유니콘'과 카카오(다음)를 연상시키는 2위 기업 '바로'가 배경이다.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이하 실검) 조작, 악플에 시달리는 연예인, 인기 웹툰 작가와 유명 BJ(유튜버), 싸이월드의 몰락 등 IT업계 구석구석을 실감 나게 그려냈다.
 
한국 드라마 최초로 '꿈의 직장'이라는 IT업계를 다룬 이 드라마, 얼마나 현실과 가까울까. 더구나 네이버와 카카오는 최근 취업포털 인크루트(6월)와 컨설팅업체 유니버섬(7월)이 각각 발표한 '대학생이 가고 싶은 기업 1위'에 나란히 이름을 올리지 않았던가. IT 막내 기자가 '검블유'를 파헤쳐봤다.
 

① 해고되자마자 경쟁사 이직이 가능하다 (△)

유니콘의 서비스전략본부장이었던 배타미(임수정)는 해고당한 직후 경쟁사인 '바로'에 스카우트된다. 언뜻 보면 '업계 매장감' 아닌가 싶다. 하지만 IT업계에서 몸값이나 직급을 올려 이직하는 '점프 이직'은 매우 당연한 문화다. 특히 인재 경쟁이 치열한 1~2위간 인력 빼가기는 예삿일이다. 게임 개발자의 경우 게임 하나를 완성하면 회사를 옮기는 프로젝트 단위 이직도 흔하다.
 
채용 분석업체 페이사(Paysa)의 2017년 조사에 따르면 구글·아마존·페이스북 등 글로벌 테크 기업 상위 10개사의 근속연수 평균은 1.7년이다. 1위인 페이스북도 2.02년 수준이다. 과도한 업무량과 직원들의 잦은 창업으로 늘 구인난에 시달리는 탓이다. 극 중 바로의 마케팅팀장 알렉스(송지호)에게 유니콘에서 본부장 제의가 들어온 데에도 이런 현실이 녹아있다. 
 
지난달 5일부터 이달 25일까지 방영된 tvN 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사진 tvN]

지난달 5일부터 이달 25일까지 방영된 tvN 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사진 tvN]

 
그러나 극소수의 엘리트 인재들은 '경업금지 약정'에 묶이기도 한다. 법무법인 세종의 강현정 변호사는 "연구직과 핵심인력의 경우 퇴사할 때 사내 정보 유출 금지 및 이직 시 동종업계 회사에 1년간 취업하지 못한다는 계약을 쓰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판례는 수명이 짧은 IT 기업의 특성을 고려해 너무 길게 이직 금지 기간을 걸면 무효로 보고, 백수 기간이 생기는 만큼 퇴직금 외 위로금 등을 지급해야 유효로 보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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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실시간 검색어는 조작할 수 있다 (△)

tvN '검블유' 속 포털기업 '유니콘'이 실시간 검색어 조작을 시인하는 장면 [사진 tvN]

tvN '검블유' 속 포털기업 '유니콘'이 실시간 검색어 조작을 시인하는 장면 [사진 tvN]

 
'실검 조작'은 검블유의 큰 줄기를 이루는 소재다. 드라마에서도 나왔듯, 음란성 키워드나 사생활 침해의 소지가 있으면 검색어를 내릴 수 있다. 2012년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가 마련한 조항에 따라 네이버는 ▶개인정보 노출 ▶명예훼손 ▶성인·음란성 ▶불법·범죄·반사회성 ▶서비스 품질 저해(욕설·비속어 등) ▶법령에 의거해 행정·사법기관이 요청한 경우 ▶상업적·의도적 악용의 경우 실검을 삭제하고 있다. 다음도 비슷한 원칙을 적용 중이다.
 
포털 중 유일하게 KISO 검색어 검증위원회에 자발적 검증을 받는 네이버의 경우, 2017년 이렇게 삭제된 검색어는 총 2330개다. 검증을 받지 않는 다음의 경우 삭제된 검색어 개수는 알 수 없다.
 
2017년 하반기 네이버의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삭제 현황 [자료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네이버 검색어 검증위원회]

2017년 하반기 네이버의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삭제 현황 [자료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네이버 검색어 검증위원회]

 
그러나 포털업계 관계자들은 "드라마처럼 '정치적 외압'이 검색어를 조작하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드라마가 소재로 삼은 조항은 '법령에 의거해 행정·사법기관의 요청이 있는 경우'인데, 이는 "법원 판결문에 따라 삭제가 필요한 경우"를 위함이라는 것. 네이버와 다음 모두 "현재까지 해당 조항으로 삭제 요청이 온 적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조항이 소재가 된 건 2016년 말까지만 해도 '법령이나 행정·사법기관의 요청이 있는 경우'로 표기돼있던 탓으로 보인다. 이 표기에 따르면 '정부의 요청이 있는 경우'도 검색어 삭제 조항에 들어가게 된다. 당시 네이버는 조항이 문제가 되자 표현의 모호함을 인정하고 '법령이나'를 '법령에 의거해'로 즉시 수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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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포털 윤리강령은 실존한다 (X)

tvN '검블유'에 나오는 '포털 윤리강령' [사진 tvN]

tvN '검블유'에 나오는 '포털 윤리강령' [사진 tvN]

 
극 중 배타미(임수정)와 송가경(전혜진)이 만든 '포털 윤리강령'은 정부의 포털 사용자 개인정보 열람 요구에 저항할 때 등 주요 장면마다 등장한다. 강령에는 '포털은 사용자의 알 권리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 '포털은 조작·은폐하지 않는다', '포털은 사익에 흔들리지 않고 정치·경제·사회 내외로부터 독립성을 지킨다' 등의 ‘멋들어진’ 내용이 담겨있다. 
 
이런 강령이 진짜 있을까. 네이버와 카카오, 구글 세 곳에 자문을 구했다. 결론은 '없다.' 다만 카카오의 경우 다음 뉴스 서비스원칙에 '이롭고 바른 정보를 제공하겠다', '정치적 중립을 지키겠다' 등이 적혀있긴 했다.
 

④ 촬영지는 실제 IT업계 업무 환경이다 (O)

tvN '검블유'에 등장한 종로 위워크 [사진 tvN]

tvN '검블유'에 등장한 종로 위워크 [사진 tvN]

지난 16일 tvN '검블유'의 촬영지였던 종로 위워크 33층을 방문했다. 김정민 기자

지난 16일 tvN '검블유'의 촬영지였던 종로 위워크 33층을 방문했다. 김정민 기자

 
워낙 촬영한 곳이 많지만 맞다. 판교 게임사 네오위즈와 스타트업이 잔뜩 입주해있는 종로 위워크 33층 등이 드라마 배경이 됐다. 바로처럼 회사에서 세그웨이를 타고 옥상 해먹에서 일하는 정도까진 아니지만, IT업계의 시설 복지는 훌륭한 편이다.
 
지난 16일 tvN '검블유'의 촬영지였던 종로 위워크 33층 화장실을 둘러봤다. 김정민 기자

지난 16일 tvN '검블유'의 촬영지였던 종로 위워크 33층 화장실을 둘러봤다. 김정민 기자

tvN '검블유' 촬영지인 판교 네오위즈 사옥 사내 카페 [사진 네오위즈]

tvN '검블유' 촬영지인 판교 네오위즈 사옥 사내 카페 [사진 네오위즈]

 
예컨대 종로 위워크와 카카오게임즈 로비 등엔 생맥주 기계가 설치돼있고, NHN의 옥상정원엔 글램핑 시설이 있다. 구글은 구내식당이 맛있고 푸짐하기로 유명하다. 판교와 강남을 막론하고 IT업계 밀집 지역은 복장이 자유로운 것도 큰 특징이다.
 
카카오게임즈 사옥 라운지에 있는 생맥주 기계 [사진 카카오게임즈]

카카오게임즈 사옥 라운지에 있는 생맥주 기계 [사진 카카오게임즈]

지난 4월 방문한 구글의 구내식당 메뉴. 김정민 기자

지난 4월 방문한 구글의 구내식당 메뉴. 김정민 기자

판교 길거리의 직장인들. IT기업의 복장은 자유롭다. 김정민 기자

판교 길거리의 직장인들. IT기업의 복장은 자유롭다. 김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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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카카오의 간접광고(PPL)? (X)

tvN '검블유' 1화에 등장한 카카오게임즈 신작 '테라 클래식' [사진 tvN]

tvN '검블유' 1화에 등장한 카카오게임즈 신작 '테라 클래식' [사진 tvN]

 
극 중 바로 대표 민홍주(권해효)의 영어 이름 '브라이언(Brian)'이 김범수 카카오 의장과 똑같은 데다, 1화 막바지에 카카오게임즈의 내달 출시작 '테라 클래식'이 4분가량 노출되면서 카카오는 ‘협찬설’에 휘말렸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카카오게임즈는 "검블유 측이 게임 화면이 필요하다고 해 '테라 클래식'과 '패스 오브 엑자일'을 협조했을 뿐 PPL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실제로 카카오게임즈는 엔딩 크레딧에서 '협찬'이 아닌 '게임 협조'로 등장한다. 대표 이름의 경우 카카오 직원들도 "아니 브라이언이 왜 거기서 나와?"하며 깜짝 놀랐다고 한다. 카카오는 "검블유에 공식적으로 자문 및 협찬한 건 하나도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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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민 기자 kim.jungmin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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