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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엄마, 누구 아내는 그만…이젠 내 이름을 듣고 싶어요

기자
김현주 사진 김현주

[더,오래] 김현주의 즐거운 갱년기(18)

35세 이상의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콘테스트 사연을 읽다 보니 결혼과 육아를 하는 지원자들 대부분 남편의 아내, 아이의 엄마가 아닌 자신의 이름으로 불렸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사진 pixabay]

35세 이상의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콘테스트 사연을 읽다 보니 결혼과 육아를 하는 지원자들 대부분 남편의 아내, 아이의 엄마가 아닌 자신의 이름으로 불렸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사진 pixabay]

 
‘K-QUEEN 콘테스트’의 서류 심사를 진행했다. 올해로 8회째 맞는 이 행사는 '우먼센스'가 35세 이상의 여성을 대상으로 매년 진행하는 이벤트로, ‘당당하고 아름다운 내가 주인공입니다!’를 캐치프레이즈로 삼고 있는 대회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올해 역시 기혼, 미혼, 비혼을 아우르는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들이 자신의 현재 모습과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정성껏 적어 편집부로 보내주었다. 보내준 사연을 한 장씩 읽다 보니 결혼과 육아를 하는 지원자들의 경우 대부분 적어 놓은 말이 있음을 발견했다.

“남편의 아내, 아이의 엄마가 아닌 제 이름으로 불렸으면 좋겠어요. 그런 나를 다시 만나고 싶어요.”

그러고 보니 지난달 모니터링을 위해 모였던 독자들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었다. “애가 이제 어느 정도는 컸잖아요. 엄마 손 탈 때도 아니고. 뭔가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을 요즘 더 하고 있어요.” “동네 학부모들 모이면 늘 하는 소리가 두 가지인데요. 아이 교육과 새로운 돈벌이요.” “생각만큼 쉽지는 않잖아요. 소위 40대 경력단절 여성이 새롭게 취업한다는 게. 마음은 굴뚝이지만.”
 
결혼과 육아를 이유로 커리어 경력이 단절된 여성이 2018년 통계청 기준으로 기혼 여성 5명 중 1명이다. 기혼여성을 독자로 하는 '우먼센스'를 만들며 새로운 도전을 희망하는 여성들이 많다는 것을 느낀다. [사진 pixabay]

결혼과 육아를 이유로 커리어 경력이 단절된 여성이 2018년 통계청 기준으로 기혼 여성 5명 중 1명이다. 기혼여성을 독자로 하는 '우먼센스'를 만들며 새로운 도전을 희망하는 여성들이 많다는 것을 느낀다. [사진 pixabay]

 
그중 한 독자가 한 이야기가 마음에 남았다. 도배사 자격증 시험을 준비 중인 40대 여성인데, ‘지금 시작해서 오랫동안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했고, 일단은 관심 있는 분야와 연관된 자격증을 따고 난 후 부딪쳐 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했다. 인테리어 정보를 찾고 관련 사진을 보는 것을 좋아하는 여성이기에 도배일이 잘 맞을 거라 판단했다는 것이다.
 
처음 이 칼럼을 시작했을 때 ‘경력단절 여성’을 위해 마련된 구직 응원 이벤트에 관해 쓰기도 했지만, 기혼여성들을 독자로 두고 있는 '우먼센스'를 만들면서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용기를 내 도전을 하는 여성들이 많다는 것을 더 많이 느끼고 있다.
 
얼마 전 발간된 8월호 '우먼센스'에서 경력단절 여성의 구직을 돕기 위한 기사를 기획했는데 소위 ‘경단녀’라고 불리는 여성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결혼과 육아를 이유로 커리어 경력이 단절된 여성을 흔히 경력단절 여성, ‘경단녀’로 부르는데 2018년 통계청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기혼 여성 5명 중 1명이 경단녀라는 것이다.
 
같은 해 4월 기준으로 15~54세 기혼 여성 중 결혼과 임신, 출산, 육아 등으로 직장을 그만둔 여성은 184만 7,000명인데 이는 그 전년 대비해 1만6,000명이 늘어난 숫자라고 했다. 연령대별 경단녀 비중은 30대가 48%로 가장 높았고 40대도 35.8%나 되었다.
 
[자료 벼룩시장 구인구직]

[자료 벼룩시장 구인구직]

 
‘벼룩시장 구인구직’이 최근 벌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경단녀 10명 중 7명은 지난 1년 동안 구직활동을 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경단녀 중 약 90%의 여성이 경력을 유지하지 못한 것을 후회한 적이 있다고 했다.
 
재취업을 준비하면서 가장 힘든 점에 관해서는 33.5%의 여성이 ‘예전보다 낮은 임금 수준과 근무 조건 등 질 낮은 일자리만 남아 있는 현실’이라고 말했고, ‘이전 경력을 살릴 수 있는 일을 계속하지 못하는 점(20.8%)’, ‘나를 원하는 회사가 없다는 생각(16.4%)’으로 답한 여성도 많았다.
 
재취업을 원한다면 구직 사이트를 꼼꼼하게 체크해 원하는 일을 찾아본 후 도전해 보는 것이 기본이다. 하지만 경단녀 구직자 중 많은 이들이 취업과 창업에 대한 기본 정보가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한국재취업코칭협회 이희수 대표는 '우먼센스'와의 인터뷰에서 전문직으로 가거나 경력 단절이 되기 전 직무를 되살려 일하고 싶다면 그 범주의 국가자격증 혹은 기술자격증을 따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한다. 아직 방향을 못 잡은 경우라면 진로적성검사를 통해 자신의 적성을 고려해 희망직종을 찾아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인다. 그런 과정을 통해 목표로 삼은 직업이 생겼다면 어떤 역량이 필요한지 알아보고, 연관된 학습과 자격증을 준비하면 된다는 말이다.
 
결혼과 육아, 건강, 회사 상황 등 여러 이유로 오랫동안 특정 경력을 유지하기 힘든 시대다. 어쩌면 이때야말로 자신을 점검해 볼 좋은 기회다. 경력 단절 이후 구직 과정을 조금 다르게 이해해보자. [사진 unsplash]

결혼과 육아, 건강, 회사 상황 등 여러 이유로 오랫동안 특정 경력을 유지하기 힘든 시대다. 어쩌면 이때야말로 자신을 점검해 볼 좋은 기회다. 경력 단절 이후 구직 과정을 조금 다르게 이해해보자. [사진 unsplash]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하는 재취업 관련 서비스를 잘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직업 관련 적성검사는 한국고용정보원의 '워크넷'과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커리어넷'을 이용하면 무료로 받아 볼 수 있다. 자격증 취득을 위한 강의는 지역별 '여성인력개발센터'나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기술교육원(중부, 동부, 남부), 한국폴리텍대학 등에서 무료로 들을 수 있다는 것도 기억하면 좋을 정보다.
 
“내가 했던 일과 공부했던 분야를 50, 60대까지 지속적으로 할 수 있으면 좋겠지. 하지만 그러기는 쉽지 않잖아. 그럼 그 분야를 기반으로 해서 연결되는 일 중에 내가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다시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그래서 나도 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인테리어 과정을 다시 공부했잖아.”
 
라이프스타일 잡지의 편집장을 지냈던 한 선배가 전해 준 이야기가 떠올랐다. 오랫동안 특정 경력을 유지하기 힘든 시대다. 같은 일을 하며, 혹은 같은 회사에서 50, 60대까지 일하기는 당연히 어렵다. 때로는 결혼과 육아 때문에, 때로는 건강 때문에, 때로는 다니던 회사의 상황 때문에 결국은 자리에서 벗어나게 된다.
 
하지만 이때야말로 자신을 점검해 볼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 경력 단절 이후 맞이하는 구직 과정을 조금 다르게 이해해 보는 것이다. 변화된 상황을 기반으로 지금의 나를 솔직하게 만나는 기회, 자신의 나이와 상황에 맞게 커리어를 다시 구축하는 과정으로 말이다.
 
이 과정은 비단 경단녀 뿐 아니라 일을 하는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20대의 나와 지금의 나는 다르고, 그때 내가 원했던 것과 지금 내가 원하는 것 역시 다를 테니까. 자신감을 갖고 다 같이 화이팅!
 
김현주 우먼센스 편집국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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