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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 정자로 낳은 아들, 양육권 요구할 수 있나요

기자
배인구 사진 배인구
[더,오래] 배인구의 이상가족(80)

저는 총각 시절부터 아이들이 좋았습니다. 아내와 연애를 하면서도 자식을 많이 낳아 키우는 꿈을 말해서 핀잔을 듣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아내와 결혼한 후 자식을 가지려고 했지만 생기지 않았습니다. 병원에 가서 검사하니 저에게 문제가 있다고 했습니다. 아내는 제게 입양을 하자고 제안했지만 저는 차라리 인공수정을 하자고 했고, 병원에서 제3자의 정자를 사용한 비배우자 간 인공 수정(AID, Artificial Insemination by Donor) 방식의 인공수정에도 동의했습니다.

 
아내의 외도로 이혼을 앞두고 아이 양육 문제로 갈등 중입니다. 사실 제 아들은 제가 아닌, 다른 사람의 정자를 사용해 인공 수정으로 출산했습니다. 제가 생물학적 아버지가 아니더라도 아들을 양육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아내는 아이를 주지 못하겠답니다. [사진 pixabay]

아내의 외도로 이혼을 앞두고 아이 양육 문제로 갈등 중입니다. 사실 제 아들은 제가 아닌, 다른 사람의 정자를 사용해 인공 수정으로 출산했습니다. 제가 생물학적 아버지가 아니더라도 아들을 양육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아내는 아이를 주지 못하겠답니다. [사진 pixabay]

 
그렇게 하여 저는 아이 아빠가 되었습니다. 아들이 아빠라고 옹알이할 때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행복했고, 아장아장 걷는 아이를 보면서 축구를 하는 희망에 가슴이 부풀어 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아내가 이상했습니다. 딴 사람으로 변한 아내를 보면서 아내가 다른 사람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제가 눈치챈 것을 알았는지 아내가 이혼하자고 합니다. 그러면서 아들을 자기가 키운다고 합니다. 생물학적으로 저는 아빠가 아니라는 아내의 말을 들으면서 가슴이 칼로 벤 듯 아팠습니다. 저는 아내와 이혼을 하더라도 아들은 제가 키우고 싶습니다. 아내는 유전자검사를 해 창피를 당하기 전에 조용히 이혼을 마무리 짓자고 하는데 제가 아이를 키울 수는 없는 것인가요?
 
배인구 변호사가 답합니다
우리 민법은 제844조를 통해 아내가 혼인 중에 임신한 자녀를 남편의 자녀로 추정합니다. 이른바 친생추정입니다. 이러한 친생추정 원칙은 부자 관계를 정하는 강한 기준으로서 민법이 정한 친생부인의 소에 의하지 않는 한 번복할 수 없습니다.
 
또 AID 방식의 인공수정으로 자녀를 출산한 경우에는 자녀와 법률상의 아버지 사이에 유전적으로 부자 관계가 성립되지 않더라도, 그 아버지가 인공수정 방식에 동의한 경우 친생자로 승인한 것으로 인정해야 함이 타당할 것입니다.
 
부(夫)의 동의를 받아서 AID 방식으로 출생한 자녀 역시 민법이 정한 친생추정을 받습니다. [사진 pixabay]

부(夫)의 동의를 받아서 AID 방식으로 출생한 자녀 역시 민법이 정한 친생추정을 받습니다. [사진 pixabay]

 
우리 법원은 이미 다른 사람의 정자를 받아 인공수정으로 자녀를 출산하는 것에 동의한 후, 다시 자녀에 대해 친생을 부인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한다고 판시해왔습니다. 이런 판시는 보통 AID 방식의 인공수정에 동의한 후 자녀를 양육하다가 아내와 이혼하게 되자 아버지의 양육책임을 면하기 위해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한 사건이었습니다.
 
대표적으로 대구지방법원 가정지원 2007. 8. 23. 선고 2006드단22397 판결에서는 “비록 원고와 피고 사이에 혈연에 의한 부자 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처인 소외인이 다른 사람의 정자를 공여받아 인공수정을 통하여 피고를 출산하는 것에 동의하면서 법적 문제를 포함한 모든 책임을 지기로 하여 피고를 자신의 자로 인정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그 후 소외인과 이혼하였다고 하여 다시 피고에 대한 친생을 부인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한다”고 하였습니다.
 
부(夫)의 동의를 받아서 AID 방식으로 출생한 자녀 역시 민법이 정한 친생추정을 받습니다. 따라서 부(夫)의 친생부인을 부정한 위와 같은 판단은 학계에 의해서도 많은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AID 방식의 인공수정으로 출생한 자녀라고 해 사례자가 양육자가 될 수 없다고 하기는 어렵겠죠. 자녀를 서로 키우겠다고 하는 사건처럼 아이의 엄마와 아빠 중에서 누가 양육하는 것이 아이의 복리에 부합하는 것인지 곰곰이 따져서 결정하시길 바랍니다.
 
배인구 변호사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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