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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관계 악화에 경기도의회 '전범기업 스티커' 조례 다시 만지작

전국적으로 일본의 수출 규제에 반발하는 움직임이 커지면서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의회 민주당)이 '일본 전범 기업 제품 표시 조례안'을 재검토할 뜻을 밝혔다. 외교 논란 등을 일으키며 지난 3월 말 의회 상임위원회 안건 상정이 보류된 조례다. 당시 해당 조례안에 대해 '수용 불가' 의사를 밝혔던 경기도교육청도 의회의 조례 재검토 방침에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전범 기업을 알리는 인식표 [사진 경기도의회]

전범 기업을 알리는 인식표 [사진 경기도의회]

24일 경기도의회와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의회 민주당은 지난 23일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에 맞서 도민과 함께 싸우겠다'는 내용의 논평을 냈다.
이들은 논평에서 "일본 정부는 치졸하고 부당한 경제보복 조치를 즉각 철회하라"며 "이번 조치가 일본기업과 국민에게 심각한 피해를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국익을 위해 자제했던 '일본 전범 기업 표시 조례'를 다시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전범 기업 스티커 조례 부활하나
이 조례는 민주당 황대호(수원4) 의원이 지난 3월 대표 발의한 것이다. 도내 학교가 보유·사용하고 있는 전범 기업 제품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를 매년 경기도교육청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전범 기업이 생산한 20만원 이상의 제품에 ‘본 제품은 일본 전범 기업이 생산한 제품입니다’라는 인식표를 부착하는 내용이다.  

 
황 의원은 당시 "학생들에게 전범 기업이 무엇이고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학생들에게 제대로 알려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경기도 교육계는 물론 정부까지 나서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자 황 의원도 상임위원회 안건 상정을 보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들이 23일 일본 경제보복 철회 촉구 논평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들이 23일 일본 경제보복 철회 촉구 논평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염종현 의회 민주당 대표의원(부천1)은 "당시 대일 관계와 국익 등을 고려해 조례 상정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 보류했는데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 이후 '이 조례를 다시 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요구가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일본 전범 기업 표시 조례를 재추진하는 방안을 다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긴 하지만 확정은 아니다"라며 "이 조례를 발의했던 의원 등과 수정할 부분 등도 논의해야 하고 상임위원회 통과 여부 등 여러 절차도 남아 있다. 일본의 경제 보복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검토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기도교육청 "신중하게 검토하겠다" 
조례가 처음 추진할 당시 '수용 불가' 방침을 밝혔던 경기도교육청은 "조례안이 발의되면 확인한 뒤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앞서 경기도교육청은 ▶전범 기업에 대한 불명확성 및 관리 주체 문제 ▶전범 기업 및 생산제품에 대한 중앙정부의 명확한 실태조사 자료 부재 ▶인식표 부착 및 홈페이지 공개에 따른 소 제기 문제 ▶중앙정부 및 일반지방자치단체의 전범 기업에 대한 관계 법령 부재 등을 이유로 들어 "조례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었다.
전범 기업에 대한 명확한 정의(구체적인 업체명)가 없어 각 학교에서 혼란을 야기할 수 있고 전범 기업에 대한 조사 등 관리 주체는 교육청이 아닌 중앙정부 등에서 명확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조례안 속 '전범 기업'은 '일제강점기 이후 설립됐더라도 전범 기업의 자본으로 설립됐거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 흡수·합병한 기업'까지 포함하고 있다. 국무총리실이 발표한 전범 기업 리스트보다 범위가 넓어지기 때문에 조사·관리 주체가 아닌 교육청과 학교에선 혼란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중앙정부의 상위법령이나 일반 지방자치단체의 관계 조례도 없어 교육청만 대상으로 한 조례는 수용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냈다.
24일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하는 이재정 경기교육감 [사진 경기도교육청]

24일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하는 이재정 경기교육감 [사진 경기도교육청]

 
하지만 최근 일본의 경제 보복이 문제가 되는 만큼 경기도교육청도 고민하고 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당시 어느 기업을 전범 기업으로 규정하느냐 등 명확한 절차가 마련돼야 한다는 의미에서 문제를 제기했다. 조례가 다시 추진된다면 신중하게 검토하고 (입장을) 결정하겠다"면서도 "지금은 일본과 우리 간에 일종의 경제전쟁이 벌어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좀 더 적극적인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교육감은 전날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도 "일본 현장학습체험과 일본 출장 등을 자제해 달라"는 취지의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다음 달 14일 경기도 매입형 유치원 계획 발표 
한편 경기도교육청은 다음 달 14일 경기도 매입형 유치원을 발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난 5월 9~22일 도내 사립유치원을 대상으로 매입 유치원을 공모해 신청한 85곳 중 9곳을 매입형 유치원으로 선정했다고 한다. 별도 리모델링 없이 당장 내년 3월 개원이 가능한 곳들을 주로 선정했다고 이 교육감은 설명했다. 경기도교육청은 매입형 유치원을 추가로 6곳 더 선정할 계획이다.
 
수원=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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