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동해 뚫는 중ㆍ러, 미ㆍ일 인도태평양전략에 정면 돌파 예고

패트릭 섀너핸 전 미국 국방부 장관 대행이 지난 6월 상기포르에서 열린 샹그릴라 대화의 기조 연설에서 미국의 인도ㆍ태평양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패트릭 섀너핸 전 미국 국방부 장관 대행이 지난 6월 상기포르에서 열린 샹그릴라 대화의 기조 연설에서 미국의 인도ㆍ태평양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러시아 국방부는 23일 공보실 명의로 “러시아 공군과 중국 인민해방군 공군이 장거리 군용기를 이용해 아시아ㆍ태평양 해역에서 첫 번째 연합 공중 초계비행을 수행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자국의 공중조기경보통제기인 A-50가 한국의 독도 영공을 침범하고, 중ㆍ러의 전략폭격기 연합 편대가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을 무단진입한 데 대한 설명이다. 러시아 국방부는 “임무 수행 과정에서 양국 공군기들은 관련 국제법 규정들을 철저히 준수했다. 객관적(비행)통제 자료에 따르면 외국 영공 침범은 허용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러시아가 ‘아시아ㆍ태평양’을 거론한 것은 23일 동해 도발이 미국의 인도ㆍ태평양 전략에 공동 대응의 성격을 가졌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인도ㆍ태평양 전략은 미국ㆍ인도ㆍ호주ㆍ일본 등 4개국을 중심으로 인도ㆍ태평양 지역에서 다국적 안보ㆍ경제 협력을 도모한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구상이다. 중국은 이를 중국 봉쇄 전략으로 여기고 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실제로 당시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폭격기 연합 편대는 동중국해의 중ㆍ일 영유권 분쟁 지역인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까지 남하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의 합동참모본부에 해당하는 일본 자위대의 통합막료감부가 홈페이지에 올린 보도자료에서다. 일본은 자국의 방공식별구역(JADIZ)을 무단진입한 외국 군용기의 정보를 공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이에 따르면 중국의 전략폭격기인 H-6K 2대와 러시아의 전략폭격기인 Tu-95MS 2대가 동해 북방한계선(NLL) 북쪽에서 합류한 뒤 한ㆍ일 방공식별구역을 가로질러 센카쿠 열도까지 내려갔다. 중국 폭격기들은 본국으로 돌아갔고, 러시아 폭격기들은 미군 기지가 있는 오키나와 주변에서 선회했다.
 
23일 중국과 러시아 전략폭격기 편대의 항적. 러시아 편대(노란선)은 중국 편대(붉은선)와 함께 센카쿠(중국명 다오위다오)까지 함께 내려간 뒤 오키나와를 들러 북상했다. [일본 통막 보도자료 캡처]

23일 중국과 러시아 전략폭격기 편대의 항적. 러시아 편대(노란선)은 중국 편대(붉은선)와 함께 센카쿠(중국명 다오위다오)까지 함께 내려간 뒤 오키나와를 들러 북상했다. [일본 통막 보도자료 캡처]

 
중국은 러시아를 끌어들여 미국의 인도ㆍ태평양 전략에 반대하는 전선을 구축하려고 노력 중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6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양국 관계를 ‘신시대 전면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끌어올리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23일 동해 도발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할 수 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중ㆍ러의 대륙 세력이 인도ㆍ태평양으로 나가는 데 걸림돌인 미ㆍ일 해양 세력을 돌파하려 한다는 지정학적 셈법이 숨어 있다. 인도ㆍ태평양으로 가는 경로가 동해”라며 “해양 세력의 가장 약한 고리인 한국을 집중적으로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한ㆍ일이 민감해하는 독도를 골라 영공을 침범한 것도 예사롭지 않다. 러시아가 독도 상공을 영공 침범의 목표로 선택하면서 사실상 한·일간 갈등을 유도해 '적전 분열' 양상을 유도한 결과가 됐다. 일본 정부는 러시아의 '독도 영공 침해'를 계기로 한국 정부를 향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국제사회를 상대로는 독도를 분쟁지역으로 선전하려는 속내를 내치비고 있다.   
국방부는 물론 24일 “일본 측의 주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으며, 독도는 역사적ㆍ지리적ㆍ국제법적으로 명백한 대한민국 영토”라고 일축했다. 일본의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전날인 23일 “한국 군용기가 (독도에서) 경고사격을 한 것은 일본의 입장에 비쳐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으며 극히 유감스럽다”는 말한 데 대한 반박이다. 이때문에 러시아와 중국이 동해와 독도를 건드린 것은 “중ㆍ러 양국에서 군 레벨이 아니라 그 윗선에서 고도로 전략적 계산을 마친 뒤 시기를 맞춰 벌인 전략적 도발”(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러시아는 중국과 연합해 동해 상공을 마음대로 돌아다니면서 향후 KADIZ와 JADIZ를 무력화하겠다는 의도도 노출했다. 한국과 일본의 방공식별구역은 냉전 때 미국의 주도로 그어졌다. 이는 소련 전투기와 폭격기를 사전에 차단하는 목적도 있다. 중국 입장으로서도 KADIZ와 JADIZ는 눈엣가시와 같은 존재인 만큼 러시아가 이해가 일치한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