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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러 군용기 영공 침범에 "중·러가 미국에 악몽 선물했다"

23일 헌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무단진입한 중국의 전자전 정찰기 Y-9JB. [사진 일본 항공자위대]

23일 헌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무단진입한 중국의 전자전 정찰기 Y-9JB. [사진 일본 항공자위대]

러시아 군용기의 한국 영공 침범에 대해 서방 언론들은 러시아와 중국이 공고해지는 양국 간 군사적 관계를 미국에 과시하려는 전략이라고 봤다. 일부 미국 전문가들은 중국이 베트남과 분쟁 중인 난사군도처럼 단계적으로 동해의 제해권을 확보하려는 수순을 밟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외신 "중·러, 미국에 긴밀해진 군사동맹 과시"
"중, 난사군도처럼 동해 제해권 확보" 분석도

영국의 공영방송 BBC의 군사전문기자 조나단 마커스는 23일 "미국에 악몽을 준 (중·러) 동맹"이라고 이번 사태를 분석하며 "중국과 러시아가 공고해지고 있는 양국 간 군사적 관계를 한미일에 과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커스는 "중국과 러시아는 상호방위조약 등 공식적인 군사조약 관계가 없지만, 연합훈련 및 합동감시는 더욱 규모가 커지고 정교해지고 있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했다"며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반대급부로 중국과 러시아의 경제적·외교적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발전하고 있는 군사적 관계를 드러내며 미국에 긴장감을 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의 CNN뉴스도 23일 "중·러가 (이번 사태로) 준 메시시는 명확하다"며 "태평양 지역에서 싹 트고 있는 그들의 군사동맹을 시험할 준비가 됐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CNN은 한국과 일본이 러시아 군용기의 영공 침범을 두고 독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며 의견 대립이 있었음을 강조하며 "중국과 러시아는 상호방위조약을 맺은 관계가 아니지만, 일본 등 NATO국가와 방위조약을 맺고 있는 미국보다 동북아 지역에서 더욱 공고한 군사적 관계에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러시아는 이미 지난해 9월 중국과 함께 사상 최대 규모 군사훈련인 ‘보스토크 2018’을 진행한 바 있다. 30만명의 병력과 3만6000대의 군용차량, 1000대의 군용기가 동원되면서 소련 붕괴 후 가장 큰 규모의 군사 훈련으로 평가받았고, 러시아가 다시 동북아로 눈을 돌렸다는 분석이 제기된 바 있다.
 
일부 미국 전문가들은 러시아와 중국이 한·일 무역갈등으로 한·미·일 동북아 안보협력이 느슨해진 가운데 의도적으로 한국의 동해를 관통하는 훈련을 한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3일(현지시간) 중앙일보에 "중·러의 도발은 인공섬을 만들고 결국 군사기지화한 스플래틀리(Spratly Islands·난사군도)처럼 러시아와 함께 서서히 동해는 물론 동북아 패권을 확보하겠다는 중국의 장기 전략 차원에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1980년대 중반 중국이 난사군도 관측시설 짓겠다고 처음 진입한 뒤, 산호초에 3개 인공섬 짓고 군사기지화하며 자신의 영토라고 주장하는 것과 비슷한 단계적 수순에 들어간 것이라는 의미다.
 
그는 "올해 중국이 25번, 러시아가 13번 KADIZ를 침범한 것만 봐도 이번 일이 따로 떨어진 사건이 아니다"라며 "앞으로 중국 어부들의 한국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에 대한 자유로운 조업 허용을 원할 수도 있고, 남중국해처럼 하나의 군사시설을 지으려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결국 한국이 이번처럼 영공과 KADIZ를 수호하는 노력이 중요하다"며 "러시아 A-50처럼 중·러 방공식별구역에 글로벌호크를 투입해 대응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CAN)의 애널리스트는 "이 사건은 러시아와 중국이 동북아에서 자신들의 군사력을 확실히 보여주고, 한국과 일본 자산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을 과시한 신호"라며 "또 한일 양국과 미국 사이를 이간하고 동맹 간 불화도 확산시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러시아와 중국은 동북아 질서를 무너뜨리기 위해 통일된 전선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크로닌 연구원은 "미국의 중국·러시아 제재와 한국의 대북 집중, 한·일 긴장을 고려할 때 두 나라는 오랜 규칙을 개정하려고 모색하는 것"이라며 "동북아 법치와 규범을 보존하려면 한·미·일 뿐 아니라 다른 나라들과 합심해 격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서울=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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