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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군용기 영공 침범…한·일 갈등 틈새 찔렀다

러시아 군용기가 23일 두 차례에 걸쳐 한국 영공을 침범해 공군이 360여 발을 경고 사격했다. 외국 군용기가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에 무단으로 진입한 건 여러 차례 있었지만 영공 침범은 전례가 없었다. 경고 사격으로 대응한 것도 처음이다. 또 이날 영공 침범은 중국·러시아 전략폭격기의 동시 KADIZ 무단진입과 함께 벌어졌다. 6·25 정전 이후 중·러의 군사력이 한꺼번에 한국을 상대로 도발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한국 정부가 한반도 주변국 모두와 첨예한 군사·외교적 갈등 속에 빠져든 형국이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날 중국 2대, 러시아 3대 등 총 5대의 중·러 군용기가 KADIZ를 사전 통고 없이 들어왔다. 이 중 러시아의 A-50 공중조기경보통제기 1대는 독도 영공을 두 번씩 드나들면서 7분간 침범했다. 이 군용기는 1차로 오전 9시9분부터 12분까지 약 3분간 독도 영공을 침범했다. 독도로부터 거리는 약 12.9㎞에 불과했다. 이어 9시33분 2차로 독도 영공을 재침범했다. 군 당국은 이에 따라 두 차례 영공 침입 때 KF-16 2대로 러시아의 A-50 앞에서 차단 비행한 뒤 플레어(미사일 회피용 섬광탄) 20여 발, 기관포 360여 발을 쏘며 경고했다. 경고 사격한 상공은 러시아 A-50 1㎞ 전방이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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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KADIZ 무단진입과 영공 침입은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일본의 보복 조치로 인해 한·일이 첨예하게 맞선 와중에 등장했다. 이에 따라 한·일 충돌의 틈새를 노린 전략적 도발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중·러가 동해 상공에서 일종의 연합훈련을 했다”며 “한·일 관계가 악화된 지금을 호기 삼으면 협력이 느슨해진 한·미·일이 공동으로 대응하기 어렵다고 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조너선 밀러 일본국제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뉴욕타임스에 "러·중 합동훈련 중 독도 영공을 침범한 것은 한·일 갈등을 악화시켜 미국의 동북아 군사동맹 네트워크를 약화시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태평양 진출을 노리는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적 공동 도발이란 시각도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이번 한국 영공 침범 문제가 불거진 뒤 “중국 인민해방군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첫 장거리 연합 초계비행 훈련”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A-50의 영공 침공과 별도로 중국의 H-6 2대와 러시아의 Tu-95 2대 등 전략폭격기 연합 편대가  KADIZ에 무단 진입했다. 중국 군용기가 KADIZ 내에 머문 시간은 1시간25분, 러시아는 1시간33분이었다. 군 당국은 중·러 군용기들에 대해 영공과 KADIZ에서 즉시 나갈 것을 요구했으나 이들은 교신에 불응했다. 출격한 한국 공군 전투기는 중국 H-6에 대해 20여 회, 영공을 침범한 러시아 A-50에 대해 10여 회 등 모두 30여 회 무선 경고통신을 했으나 응답이 없었다. 중·러 군용기는 일본 방공식별구역(JADIZ)도 넘나들어 일본 전투기도 긴급 출격했다.
 
한국, 한반도 주변 모든 나라와 군사·외교 갈등 격랑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김유근 안보실 1차장은 이날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상황을 관리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정 실장은 러시아 연방안보회의(FSC)의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서기에게 전화해 “우리는 이 사태를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으며, 이런 행위가 되풀이될 경우 훨씬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외교부와 국방부도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 엄중 항의했다. 외교부는 윤순구 차관보가 막심 볼코프 주한 러시아 대사대리를 서울 도렴동 청사로 불러 “한·러 양국 간 신뢰 관계를 훼손하고, 국제규범에 배치되는 것”이라며 사과와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강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윤 차관보는 추궈훙 주한 중국대사도 외교부로 불러 유감을 표명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그러나 중·러 당국은 부인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방공식별구역 진입 여부는 모른다”며 “다만 방공식별구역은 영공이 아니며 각국이 국제법에 따라 자유롭게 비행할 수 있다”고 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우리 폭격기는 다른 나라 영공을 침범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철재·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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