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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재의 전쟁과 평화] 무엇이 군대를 피곤하게 만드는가

이철재 국제외교안보팀 차장

이철재 국제외교안보팀 차장

대한민국 군인은 피곤하다. 군인이란 직업은 땅과 바다, 하늘에서 나라를 지키느라 원래 힘들다. 그런데 요즘 합참의 현역을 보면 얼굴이 누렇게 뜬 사람이 유난히 많다. 야전과 일선 부대엔 퀭하니 들어간 눈을 자주 볼 수 있다.
 
지난달 15일 강원도 삼척항에 북한 소형 목선이 유유히 들어오고 난 뒤 벌어진 풍경이다. 군대의 특성상 사고가 터지면 뒷수습에 부산하기 마련이다. 경계 실패와 이후 축소·은폐 의혹의 책임이 국방부 장관으로 쏠리는 마당이라선지 이번엔 부산함의 끝판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상황평가 회의와 전술평가 회의가 자주 열린다. 툭하면 위에서 지시가 떨어진다. 탄약고 열쇠가 잘 잠기는지, CCTV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비상벨은 울리는지 등 점검 사항은 한둘이 아니다. 만들어야 할 보고가 산더미 같다. 상급 부대의 검열도 잦다.
 
이뿐만이 아니다. 군인의 본분인 작전과 훈련은 그대로다. 다음 달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능력을 검증하는 한·미 연합훈련도 준비해야 한다. 설상가상으로 ‘작고 강한 군대를 만든다’는 국방개혁 2.0에 따라 인원은 점점 줄지만, 업무량은 변함이 없다. 또 삼척항 경계와 관련한 부대들엔 서슬이 퍼런 조사가 한번 훑고 갔다. 금주령이 내려져 회식은 끊겼다. 골프는 언감생심이다. 여기저기서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들리는 이유다.
 
그래서인지 최근 사고가 잦았다. 삼척항 경계를 담당하는 육군 23사단의 일병은 간부의 폭언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해군 2함대에선 장교가 병사에게 거동 수상자로 허위자수하라고 종용했다. 하인리히의 법칙에 따르면 대형 사고 한 건이 일어나기 전에 여러 건의 소형 사고가 발생하는 법이다. 군 안팎에선 앞으로 ‘쓰나미’급 사고가 닥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2017년 6월 미국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이 일본 근해에서 컨테이너선과 충돌했다. 조사 결과 “장병을 피로에 지치게 한 함장의 책임”으로 드러났다. 이후 미 해군이 장병의 숙면을 보장했더니 준비태세가 높아지고 사고가 줄었다고 한다. 군 지휘부가 눈여겨봐야 할 사례다.
 
이철재 국제외교안보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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