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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경찰 피의사실 공표 수사 계속”…검경 전면전 되나

대검찰청이 울산지검이 수사 중인 ‘경찰관 피의사실 공표 사건’과 관련해 해당 수사를 계속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이번 결정으로 그간 관행처럼 이어져 온 수사기관의 피의사실 공표 문제가 수면 위로 부상했다. 검찰이 경찰의 피의사실 공표 사건을 수사하게 되면서, 역으로 경찰이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 문제를 들여다볼 가능성도 커졌다. 뿌리 깊은 검경 갈등이 전면전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검 산하 검찰수사심의위원회(위원장 양창수 전 대법관)는 22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회의를 열고 울산지검의 ‘경찰관 피의사실 공표 사건’ 수사를 계속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다만 검찰의 기소 여부에 대해선 ‘판정 불가’ 판단이 내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울산경찰, 약사 행세 일반인 수사
기소 전 보도자료로 누설 혐의
경찰 “검찰 공표 논란 훨씬 많다”

해당 사건은 지난 1월 울산지방경찰청이 면허증을 위조해 약사 행세를 한 일반인 A씨를 구속하면서 낸 보도자료가 발단이 됐다. 울산지검은 A씨가 공인에 해당하지 않는데도 경찰이 재판에 넘기기 전 피의사실을 공표했다며 울산경찰청 광역수사대장과 직속 팀장 등 2명을 지난 6월 입건했다. 그러자 경찰관 측 변호인은 울산지검 산하 검찰시민위원회에 이 사건의 수사 여부를 검찰수사심의위에 안건으로 올려달라고 요청했다.
 
형법 제126조는 검찰이나 경찰 등이 업무 과정에서 알게 된 피의사실을 기소 전에 외부에 누설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한다. 하지만 해당 법 조항은 사실상 사문화됐다.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피의사실공표 문제로 접수된 347건 가운데 기소된 사건은 단 한건도 없었다. 법조계에선 검찰의 이날 결정으로 뿌리 깊은 검경 갈등이 전면전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경찰에선 이번 사건이 울산경찰청이 2017년 울산지검 검사의 ‘고래 고기 불법 환부 사건’을 수사한 데 대한 검찰의 보복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울산지검은 올해 피의사실공표죄 수사 뒤에도 김기현 전 울산시장 동생에 대한 변호사법 고발사건을 수사했던 경찰관을 강요미수와 공무상 비밀누설혐의로 구속했다. 경찰 측에선 피의사실공표죄 등 최근 울산지검의 경찰 관련 수사들이 고래고기 사건에서 비롯된 수사권 갈등의 연장선에 있다고 반발한다.
 
서울 지역에 근무하는 경찰 간부급(경정) 직원은 “사회적 논란이 된 피의사실 공표 사건은 경찰보다 검찰이 훨씬 많았다”며 “검찰의 이번 결정으로 인해 역으로 경찰이 검찰을 수사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 문제는 검찰 과거사위의 재조사 사건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과거사위는 지난 5월 재조사 결과 발표에서 “검찰은 수사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면 공소 제기 전 피의사실 공표를 통해 피의자를 압박하고 유죄의 심증을 부추기는 여론전을 벌이는 등 관행적으로 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반대로 수사에 부담이 되는 경우 형법 규정에 기대 언론 취재를 회피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선 수사기관의 공통된 공보준칙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무법인 예율의 허윤 변호사는 “피의사실 공표 문제는 무죄 추정의 원칙 및 수사 대상자의 인권 보호 측면에서도 지양돼야 한다”면서도 “국민의 알 권리도 중요한 만큼 수사 대상자의 신원을 확실하게 보호하는 선에서 수사기관의 새로운 공보준칙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기정·박태인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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