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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도 관동팔경 스케치, 김응환 파격적 금강산

김응환이 그린 ‘자운담’(1788~89). 화면을 꽉 채운 구성에 개성적이고 거침없는 화법이 눈에 띈다.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김응환이 그린 ‘자운담’(1788~89). 화면을 꽉 채운 구성에 개성적이고 거침없는 화법이 눈에 띈다.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하고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한다(知者樂水, 仁者樂山).”
 

중앙박물관 ‘조선 실경산수화’전
정선·강세황·김윤겸 그림 등
국내외 소장 360여 점 소개
재일동포 기부로 환수한 작품도

일찍이 공자(기원전 551~479)는 사람이 추구해야 할 덕목을 자연에 빗대어 말했다. 동양화에서 산수화(山水畫)는 눈앞에 보이는 산과 물을 묘사하는 것을 넘어서 인간과 자연과의 관계에 대한 철학까지 표현하고자 했던 옛사람들의 열망을 대변한다. 그러나 거대한 자연경관을 화폭에 담는 일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18세기를 대표하는 문인 화가 강세황(1713~1791)은 “여러 화목 중 산수화가 어렵고, 그중에서도 우리나라의 진경을 그리는 일이 가장 어렵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조선 시대 수많은 화가는 그 어려운 일에 도전하고, 또 도전했다.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우리나라 실경산수화의 흐름을 집중 조명하는 특별전 ‘우리 강산을 그리다: 화가의 시선, 조선 시대 실경산수화’가 23일 개막한다. 고려 말부터 조선 말기까지 국내외에 소장된 실경산수화 360여 점을 소개하는 자리다. 다양한 조선 회화 전시에 실경산수화가 일부 포함된 적은 있어도, 실경산수화를 종합적으로 조명하는 대규모 전시는 1999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아름다운 금강산’전 이후 20년 만이다.
 
겸재 정선(1676~1759)의  『신묘년풍악도첩』, 김홍도(1745~1806 이후)의  『병진년화첩』, 김윤겸(1711~1755)의 작품 등 평소에 쉽게 접할 수 없었던 그림들이 이번 전시에 줄줄이 나왔다.
 
김홍도, 『해동명산도첩』 중 ‘만물초’(1788 이후). 매우 빠른 속도로 그렸으면서도 풍경을 세밀하게 묘사했다.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김홍도, 『해동명산도첩』 중 ‘만물초’(1788 이후). 매우 빠른 속도로 그렸으면서도 풍경을 세밀하게 묘사했다.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김홍도의 금강산 스케치=이번 전시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이 여행을 떠난 화가들이 현장에서 자연을 마주하고 그린 초본(草本)이다. 강세황은 장남과 차남의 부임지 일대를 유람하며 스케치를 남겼고, 김홍도는 1788년 정조의 명을 받고 관동지역과 금강산을 50일간 여행하며  『해동명산도첩』을 남겼다. 현장에서 스케치한 그림이다.
 
특히 『해동명산도첩』은 매우 빠른 속도로 그린 그림인데도 현장에서 관찰한 풍경을 세밀하게 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연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번 전시엔 화첩에 담긴 32점 중 19점이 나왔다.
 
김울림 국립춘천박물관 학예연구실장은 “이 초본첩은 채색을 대신해 수묵 음영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등 수준 높은 묵필법을 보여준다”며 “사실적이면서도 격조가 높고, 치밀하면서도 속도감이 있어 살아 꿈틀거리는 듯하다”고 말했다.
 
강세황, 『송도기행첩』 중 ‘영통동구’(1757). 서양 화법을 적용해 그린 실험적인 작품이다.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강세황, 『송도기행첩』 중 ‘영통동구’(1757). 서양 화법을 적용해 그린 실험적인 작품이다.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우리가 잘 몰랐던 화원, 김응환=정선과 김홍도에 가려져 있던 화가들을 발견하는 것도 이번 전시가 주는 선물이다. 특히 영·정조 때 도화서 화원으로 활약한 김응환을 주목할 만하다. 김응환(1742~1789)은 관념산수화와 실경산수화에 모두 능했지만, 일찍 사망한 탓에 많은 작품이 전해지지 않는데, 이번 전시에서 그가 1788년 김홍도와 함께 금강산 등을 유람하고 제작한  『해악전도첩』을 볼 수 있다. 이 서화첩에 담긴 60점 전체가 실물로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다연 국립중앙박물관 미술부 학예사는 “김응환은 사찰이나 바위, 계곡 등을 화면에 꽉 채워 그린 것이 특징”이라며 “자연 정물을 기하학적으로 단순화하고 갈필로 질감을 표현하며 금강산의 아름다움을 독창적으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 역시 “이번에 새롭게 공개되는 작품 중 눈여겨볼 것은 김응환의 파격적 금강산 60점”이라며 “이번 전시 의미 중의 하나가 김응환의 우리 강산을 보는 눈, 우리 강산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새로운 미감의 발견이라고 할 수 있다”고 격찬했다.
 
◆일본서 환수한 ‘경포대도’‘총석정도’=강원도 명승지를 그린 가장 오래된 그림인 ‘경포대도(鏡浦臺圖)’와 ‘총석정도(叢石亭圖)’도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된다. 실경산수화의 오랜 전통을 확인해주는 중요한 사료다. 두 그림은 국립중앙박물관이 재일동포로 자수성가한 고 윤익성(1922~1996) 레이크사이드 컨트리클럽 창업주의 유족으로부터 기부금을 받아 최근 일본 소장자에게 매입한 것이다. 유족 측은 국외 소재 한국 문화재를 환수해 기증한다는 조건으로 기부금을 출연했다.
 
이 밖에 이한철(1812~1893 이후)이 한양 석파정을 중심으로 그 일대 지역을  파노라마식으로 펼쳐 그린 ‘석파정도’ 역시 이번에 처음 공개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9월 22일까지 열리는 이 전시와 연계해 상설전시관 2층에서 ‘그림과 지도사이’(11월 3일까지), ‘관아와 누정이 있는 그림’(11월 10일까지) 전시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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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기자 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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