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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끝나자 아베 4선론…당내 후계자는 약하고 야권은 분열

 "그건 대단히 감사한 일이지만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다. 다음 분들도 준비하고 있고…."
참의원 선거 승리가 사실상 확정된 21일 밤 일본 방송사들의 생방송 인터뷰에 응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묘한 미소를 흘리며 이렇게 말했다. "벌써 당내에선 4선론이 나온다"는 사회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22일 자민당 총재로서 나선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4선 관련 질문이 두 번이나 나왔다. 그 때마다 아베 총리는“당 규칙에 3선까지로 정해져 있어 4선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남은 임기 동안 저출산 문제와 국익을 지키는 외교 등 과제에만 몰두하겠다”고 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1일 밤 자민당 본부에서 참의원 선거 당선자들의 이름 옆에 꽃을 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1일 밤 자민당 본부에서 참의원 선거 당선자들의 이름 옆에 꽃을 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아베 4선론’은 2021년 9월까지인 ‘자민당 총재 아베’의 임기를 한 번 더 늘리자는 아이디어다. 이를 위해 3선까지만 가능한 자민당의 총재 선출 규정을 바꾸자는 것으로, 실현될 경우 아베 총리의 임기는 2024년 9월까지로 연장될 수 있다. 실제로 21일 ‘자민당과 공명당 등 연립여당의 과반 승리가 유력하다’는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마자 자민당은 ‘아베 4선’의 군불을 지피기 시작했다.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은 “지금부터 당내에서 (아베 4선론에 대해) 많은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여당인 자민당의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 [연합뉴스]

일본 여당인 자민당의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 [연합뉴스]

①자민당 내 '포스트 아베' 안 보인다
아베 4선론이 나오는 배경은 먼저 당내에 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과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자민당 정조회장 등 소위 ‘포스트 아베’ 후보들의 정치적 무게감이 아베 총리에 비해 많이 떨어진다. 그러다 보니 당내에선 "아베만 하겠냐"는 얘기가 나온다. ‘아베 4선론’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일본 정치권에선 2000년대 중반 정권이 불안정해지면서 1년에 한 번씩 총리가 바뀌었던 과거가 있었다. 당시 아시아 지역의 다른 정상들로부터 "당신이 내가 상대하는 몇 번째 일본 총리"라는 얘기를 들어야 했던 총리도 있었다. 자민당으로서도 아베 이후 약체 총리의 단명으로 이어지며 정권 기반이 무너지는 일은 절대 피하고 싶은 시나리오다.

  
② 젊은층에 경제가 먹힌다
청년층을 중심으로 아베 총리의 경제정책(아베노믹스)에 대한 지지도가 높은 건 아베 정권의 탄탄한 기반이다. 21일밤 방송사와의 연쇄 인터뷰에서 4선 관련 질문을 받은 아베 총리는 "남은 임기 동안 모든 분이 아베노믹스의 훈풍을 느끼게 하고 싶다"고 은근히 아베노믹스를 거론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TV 도쿄가 지난 3월 실시했던 전화 여론조사에선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4%가 아베 4선론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그런데 2030세대(18~39세)에선 반대로 절반이 넘는 53%가 아베 4선론에 찬성했다. 오히려 젊은 층일 수록 아베 4선에 더 호의적이었다.

 
21일 밤 일본의 방송사들과의 연쇄 인터뷰 도중 웃고 있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 [AP=연합뉴스]

21일 밤 일본의 방송사들과의 연쇄 인터뷰 도중 웃고 있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 [AP=연합뉴스]

③야권은 갈라졌다
야권 분열은 아베 4선론을 부르는 또 다른 요인이다. 자민당보다 더 우파인 일본유신회를 제외한 입헌민주당, 국민민주당, 공산당, 사민당 등 주요 4개 야당은 이번 참의원 선거 때 32개 선거구에서 야권 단일후보를 내 10개 선거구에서 이겨 목표(11석)에 근접한 성과를 냈다. 하지만 전체 의석으로 보면 열세를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이번 선거에서 전체 야권(야권 성향 무소속 포함)이 얻은 50석 중 일본유신회의 의석이 20%(10석)에 달할 만큼 일본 내 정통 리버럴과 좌파의 입지는 약하다. 선거 국면에선 ‘반아베’를 기치로 후보 단일화에 나섰지만 스펙트럼이 넓어서 정작 의회에선 정책 공조도 어렵다. 예컨대 입헌민주당은 현행 헌법 수호 투쟁을 내걸었는데 국민민주당은 ‘개헌 논의에 참여할 수 있다’고 밝혀 정반대 입장이다. 아베 4선론을 견제할 야권 인사가 그리 눈에 띄지 않는 상황이다.

 
④아베가 트럼프와 친해서
일본 정치권 일각에선 국제 정세와 아베 4선론을 연결시키기도 한다. 총리 관저 사정에 밝은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자민당 내에선 “아베 총리의 임기가 끝나는 2021년 9월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재선에 성공하면 그대로이고 중국의 시진핑도 러시아의 푸틴도 그대로일텐데, 왜 아베 총리만 그만두느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아베 4선론의 근거로 아베 총리의 대미 외교력까지 끄집어내는 경우다.
 
⑤아베가 원할 듯 
무엇보다 아베 총리 본인이 4선을 노릴 가능성이다. 그동안 아베 총리는 개헌과 관련해 사실상 실현이 불가능한 ‘2020년 새헌법 시행’이란 목표를 내걸어왔다. 그러나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 소위 ‘개헌세력’이 개헌안 처리를 위한 3분의2 확보에 실패했다. 그럼에도 개헌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아베 총리는 “기한이 있을 리 없지만, 내 임기(2021년 9월까지) 중에 어떻게든 실현하고 싶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본 정치권의 대체적인 관측은 임기 내 개헌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신의 숙원인 개헌을 위해 아베 총리가 4선 연임을 시도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베 총리는 올해 11월이면 1차 아베 내각(2006년 9월~2007년 9월) 1년을 합쳐 일본 헌정사상 최장 총리 랭킹 1위에 올라서게 된다. 

여기에다 만약 임기를 연장해 2024년 9월까지 총리직을 이어간다면 2012년 12월 재집권 이후 무려 12년을 쉼 없이 집권하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기게 된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서울=김상진 기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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