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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스피커엔 하드우드가 제격…나무 특성 잘 아는 목수가 더 멋진 물건 만들 수 있죠

(왼쪽부터) 조서영 학생기자와 강효원 목수, 정하민 학생기자가 완성한 우드 스피커를 들고 포즈를 취해 보였다.

(왼쪽부터) 조서영 학생기자와 강효원 목수, 정하민 학생기자가 완성한 우드 스피커를 들고 포즈를 취해 보였다.

해시태그 ‘목공’ 14만 개, ‘목공방’ 6만 개, ‘목수’ 6만8000여 개…. 16일 오후 기준 인스타그램에 목공·목공방·목수 세 단어를 넣으면 게시물 총합 27만여 개가 나타납니다. 사진 속 사람들은 각각 도마·책꽂이·숟가락·열쇠고리 등을 만들죠. 재료가 될 나무를 신중하게 고른 후 겉을 매끄럽게 다듬어 마침내 탄생하는 ‘나만의 물건’인 셈인데요. ‘세상 어디에도 없는 내가 만든 물건’을 갖고 싶은 욕구, 이젠 목수의 일까지 넘보네요. 소중 학생기자단도 ‘일일 목수’가 되어 ‘나만의 우드 스피커’를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배터리·충전기 없이 어디서나 내 스마트폰 소리를 증폭할 멋진 스피커를 만들 수 있다니 신기하죠. 인천 구월동에 있는 '작업실 1345'의 강효원 목수가 소중 학생기자단을 돕기로 했습니다. 강 목수의 작업실을 먼저 볼까요.
 
정하민 학생기자가 우드 스피커 겉면을 사포로 문지르며 부드럽게 만들었다.

정하민 학생기자가 우드 스피커 겉면을 사포로 문지르며 부드럽게 만들었다.

그의 작업실엔 공간 두 개가 있습니다. 공간 분리 이유를 살펴볼까요. 강 목수에 따르면, 하나는 가재단 기계실이에요. 다른 쪽은 조립실이고요. “다 제 손으로 지었죠. 목수 일은 지난 2017년부터 시작했고요. 대학 시절 목공도 배웠고 건축과를 전공했어요. 회사를 다니다가 퇴사하며 새 일을 시작한 거죠. 벽이랑 바닥이랑 제 손을 안 거친 곳이 없어요.” 강 목수는 구조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덧붙입니다. “공방마다 구조가 다른데요. 기계실·조립실·마감실·쇼룸이 있는 경우도 있고요. 작업 형식에 따라 자기 손에 맞게 구조를 조정하죠. 저는 조립실에서 대패·끌 등 수공구로 작업한 후 마무리해요.” 강 목수의 기계실은 소품·가구 만들 때 재단을 먼저 하고 쌓아둔 후 가공이 필요하면 하는 곳이죠. “조립실에서 가조립도 해보고 ‘이거다’ 싶으면 기계실에서 기계로 작업하고요. 오일 등을 이용해 마감도 하죠. 초보자에겐 건조가 쉽고 빠른 바니쉬(가구 등의 겉에 사용하는 투명 코팅제)를 추천해요. 여러분이 아는 ‘니스’와는 좀 다르지만 같은 역할을 해요. 바니쉬가 좀 더 얇게 발리죠. 이따 작업할 때 자세히 볼게요.”
 
강효원(오른쪽) 목수가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우드 스피커 만드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강효원(오른쪽) 목수가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우드 스피커 만드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목공방이 처음인 두 학생기자는 기계실에 먼저 들어갔죠. “여긴 나무를 자르는 공간이에요. 톱으로 자른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손으로 계속하면 힘들죠. 그때 기계를 이용해요. 큰 나무를 자를 때 더 유용하겠죠.” 기계의 톱날은 조심해야 해요. “각도 절단기는 긴 나무를 자를 때 써요. 반복 작업할 때 쉽죠. 테이블소(table saw·테이블 톱)는 넓은 나무를 자를 때 씁니다. 각 나무를 자를 때 용도와 수평이 맞지 않으면 나무가 다칠 수 있어 유의해야 하죠.” 다음은 핸드드릴(hand drill)이에요. “손으로 드릴을 사용하면 기계보다는 약해요. 기계가 가하는 압력, 드릴의 역할이 모두 필요할 때가 있어요. 구멍을 제대로 뚫는 기계인 거죠.” 밴드소(bandsaw·띠톱)는 뭘까요. “안에 날이 다 들어가 있죠. 나무의 거친 면을 살려 디자인하고 싶을 때 날 폭을 조정해서 선을 그려 넣을 수 있거든요. 폭이 좁을수록 곡선에 유리하죠. 모양이 필요할 때 쓰는 기계입니다.”
 
조서영 학생기자가 우드 스피커가 될 나무 부재를 붙이고 있다.

조서영 학생기자가 우드 스피커가 될 나무 부재를 붙이고 있다.

기계는 작업자가 어떻게 이용하는지, 힘·작업량에 따라 다양한 역할을 합니다. 학생기자단은 안전을 위해 강 목수와 함께 기계를 이용했죠. “보통 수업을 준비할 때는 저 혼자 재료 가공을 미리 해둡니다. 어떻게 만드는지, 어떤 나무 쓸 건지, 작업 순서까지 하나씩 검토해야 하죠. 이후 조립·샌딩(sanding·겉을 다듬어 매끄럽게 하는 작업)·마감까지 하면 보통 완성됩니다.” 나무를 자르는 시간은 다양해서 일반화할 수 없다고 해요. “‘목수’, ‘목공’에 대해 하나의 개념만 떠올릴 수 있잖아요. 예를 들어볼까요. ‘공부’ 하면 과학·수학·역사·영어 등 셀 수 없이 많죠. 목수·목공 개념도 마찬가지예요.”
 
우드 스피커가 될 나무 부재 네 조각 중 하나에 스마트폰을 꽂을 자리를 핸드드릴로 디자인 한다.

우드 스피커가 될 나무 부재 네 조각 중 하나에 스마트폰을 꽂을 자리를 핸드드릴로 디자인 한다.

각 나무 자재를 목공용 접착제로 붙인다.

각 나무 자재를 목공용 접착제로 붙인다.

스펀지에 바니쉬를 묻혀 완성한 우드 스피커 겉면을 닦는다.

스펀지에 바니쉬를 묻혀 완성한 우드 스피커 겉면을 닦는다.

나뭇결을 봐서 모양대로 잘라야 하므로 재료 선택은 중요합니다. “나무를 이어붙이는 걸 ‘집성(集成)’이라고 해요. 집성했을 때 어울릴지 잘 살피고요. 목재 상인이 많은 북항에 가서 다 살펴서 가져오죠.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나뭇결·느낌이 어떤지 정확히 알 수 없을 때가 있거든요. 나무 상태가 다 다르고, 믿을 수 있는 판매처인지도 제대로 알아보고 거래를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그때그때 무엇을 만드느냐에 따라 나무는 직접 보고 구매하는 게 좋아요.” 소중 학생기자단이 쓸 나무는 뭘까요. “이건 멀바우(Merbau)예요. 심미안적으로 볼 때 예쁘기도 하고요.” 나무 부재는 천차만별이라 하루 만에 공부하려면 무리가 있다고도 해요. “하루 종일 나무 부재 공부만 하는 경우도 있어요. 나무 부재는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오늘 어떤 걸 이용할지만 정확히 알아도 좋죠.”
 
(왼쪽부터)조서영 학생기자, 강효원 목수, 정하민 학생기자가 완성된 우드 스피커에 스마트폰을 넣고 소리를 들어보고 있다.

(왼쪽부터)조서영 학생기자, 강효원 목수, 정하민 학생기자가 완성된 우드 스피커에 스마트폰을 넣고 소리를 들어보고 있다.

강 목수에 따르면, 나무 부재는 크게 ‘소프트우드(softwood)’, ‘하드우드(hardwood)’로 나눕니다. 소프트우드는 부드러운 나무고, 하드우드는 단단한 나무죠. 그것 말고도 차이가 있어요. 소프트우드는 나무가 가볍고 무르기 때문에 잘 잘리고 샌딩할 때 부드럽죠. 반면 하드우드는 단단해서 다루기 어렵습니다. 소프트우드는 본연의 색이 흰색이라 우리가 일반적으로 ‘나무색’으로 여기는 갈색을 내려면 색칠을 해야 하죠. 반면 하드우드는 본연의 나무색을 가지고 있어 그대로 결을 살려 만들 수 있어요. 학생기자단은 하드우드인 멀바우를 이용해 우드 스피커를 만들기로 했죠. “각 나무의 장단점이 확실해요. 하드우드는 만들고 나면 더 고급스럽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소년중앙]

[소년중앙]

우드 스피커가 될 나무에는 사인펜으로 순서를 적어 둬요. 1~4번 나무를 어떤 순서로 붙일지 정해두는 거예요. “순서를 간단하게 설명할게요. 집성 전에 스마트폰을 끼울 공간 크기를 계산해 1~4번 나무 중 한 곳에 미리 파두죠. 나무와 나무끼리 먼저 붙이는 집성을 하고요. 다 붙인 후 나무 겉과 울림을 줄 구멍을 다듬어요. 마감을 제대로 했는지에 따라 결과물의 색상도 달라지죠.” 1~4번 나무를 붙일 때는 목공용 접착제를 사용합니다. “이건 학교에서 쓰는 목공용 접착제랑 달라요. 한 번 붙으면 절대 안 떨어지는 접착제예요. 톱으로 자르지 않는 이상 끄떡없죠. 걱정하지 말고 써도 됩니다.” 강 목수에 따르면, 접착제는 인체에 무해하니 걱정 말고 손으로 펴 바릅니다. “손에 묻었는데 끈적거리지 않고 물 같아요.” 하민 학생기자가 말했지요. “접착제는 5분이면 굳어요. 그러니 천천히 기다리면 됩니다.” 나무를 다 붙인 후에는 사포질을 시작했어요. 이날 학생기자단은 강도가 각기 다른 네 사포를 사용했어요. 강도가 센 것부터 약한 것으로 진행했죠. “큰 돌기를 없애고 세세한 것까지 갈아 매끈하게 만드는 거예요.” 중앙의 울림용 구멍도 사포로 다듬었습니다. 사포질을 할수록 색이 밝아지는 걸 발견한 학생기자단의 표정에 미소가 가득했죠. “계속하고 싶어요. 욕심이 생기는 걸요.” 하민 학생기자가 두 손으로 열심히 사포질을 했습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완성한 우드 스피커다. 스마트폰을 꽂아 음악을 틀자 전기가 없어도 소리가 울렸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완성한 우드 스피커다. 스마트폰을 꽂아 음악을 틀자 전기가 없어도 소리가 울렸다.

다음은 바니쉬 마감이에요. 스펀지에 바니쉬를 묻혀 작업하죠. 목공용 기름이라 니스와는 달리 향도 없고 끈적이지도 않죠. 또, 노란색도 아니에요. 투명하게 코팅하는 역할만 하죠. “‘바른다’고 생각하지 말고 결 방향으로 ‘닦아내듯이’ 한다고 생각하는 게 좋아요. ‘바른다’고 생각하면 두꺼워져서 좋지 않아요.” 학생기자단이 꼼꼼하게 스피커에 바니쉬를 발랐어요. “나무 색이 환해지는 것 같아요.” “사포질로 생긴 가루들이 사라지니까요. ‘닦아낸다고 생각하라’는 게 그런 이유랍니다.” 건조가 빠른 덕분에 학생기자단은 바니쉬 마감 후 수 분 내에 완성된 우드 스피커를 손에 쥐었어요. 이날 강 목수가 꼽은 키워드는 ‘결 방향’, ‘특성’이에요. “어떤 걸 만들 건지에 따라 나무, 마감, 바니쉬 종류 혹은 다른 오일 마감 등 다 세세하게 다릅니다. 계속 생각하면서 만들어야 하고요. 한순간 집중하지 않아도 모양이 흐트러지거든요. 본인이 원하는 모양이 뭔지를 끊임없이 생각하며 작업하길 바라요.”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소년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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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하민(인천 용현남초 5) 학생기자
평소 목수가 하는 일에 관심이 많아서 기대했던 취재예요. 마냥 재미있을 거라 생각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갔죠. 가공하는 과정이 길고 사포질이 생각보다 힘들었어요. 하지만 목수 선생님과 함께 만든 우드 스피커의 소리를 들으니 신기하고 재미있어 힘든 건 싹 잊었지요. 소풍 갈 때 챙겨 가면 건전지·충전기 없이도 음악을 즐길 수 있어 좋을 거라 생각해요.
[소년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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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서영(인천 연성중 1) 학생기자
한 번도 공방에서 뭔가를 만든 적이 없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도전했죠. 목수 선생님이 우드 스피커를 만드는 데 쓰는 재료를 친절히 설명해 주셔서 이해가 잘됐습니다. 그중에서도 재료 얘기가 재밌었죠. 우드 스피커 재료로 쓰는 하드우드·소프트우드의 색깔·특성이 기억에 남습니다. 처음엔 네 조각으로 분리돼 있어서 이걸로 스피커를 어떻게 완성할지 궁금했습니다. 기대도 했죠. 제일 기억에 남는 건 나무 네 조각을 붙여 집성목을 만든 거예요. 절대로 떨어지지 않는 풀로 붙여 신기했지요. 처음엔 그저 ‘풀로 붙이는 건가’ 싶어서 걱정했는데요. 선생님이 ‘일반 풀과 달리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고 설명해 안심했습니다. 이 외에도 여러 과정을 거쳐 스피커를 만들었는데요. 다 만들고 나니 성취감이 엄청났습니다. 만드는 동안 즐거웠고 다음에도 이런 체험을 하고 싶습니다.
 
글=강민혜 기자 kang.minhye@joongang.co.kr,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 동행취재=정하민(인천 용현남초 5)·조서영(인천 연성중 1)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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