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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레이스만큼 화끈했던 응원전…이게 바로 '수영의 꽃' 경영

[연합뉴스 제공]

[연합뉴스 제공]

"짜요! 짜요!"

쑨양(28·중국)이 경기장에 들어서자 관중석에서 요란한 환호가 쏟아졌다. 여유로운 눈빛으로 자신이 역영을 펼칠 레인을 한 번 바라본 쑨양은 관중석을 흘끗 보고 그대로 수경을 고쳐 썼다. 4번 레인 출발대에 올라선 쑨양이 호흡을 고르고 몸을 굽히자 한 번 더 요란한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오성홍기를 흔들며 함성을 쏟아 내는 중국 선수단과 팬들의 응원 소리에 장내 아나운서가 "정숙해 달라"고 요청했을 정도다. 출발 버저가 울리고, 입수한 쑨양이 물살을 제치며 거뜬히 앞서 나가자 "짜요(힘내라)!" 소리는 더욱 커졌다.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은 쑨양이 수경을 내리고 기록을 확인하는 사이 관중석에선 붉은 옷을 입은 중국 팬들이 비명같은 함성과 함께 "쑨양 짜요!"라고 쓰인 현수막을 흔들었다. 도핑 논란 속에서도 쑨양을 향한 응원과 관심은 뜨겁기만 했고, 그는 중국 팬들의 응원을 업고 남자 400m 자유형 예선을 전체 1위(3분44초10)로 여유롭게 통과했다.

잠시 뒤 열린 여자 400m 자유형에서도 국가만 다르지 비슷한 장면이 나왔다. '수영 여제' 케이티 러데키(22·미국)가 등장해 몸을 풀자 관중석에서 "USA!"를 연호하는 굵직한 목소리가 쏟아졌다. 군더더기 하나 없는 동작으로 입수한 러데키가 다른 선수들을 압도적으로 따돌리며 치고 나가자 미국 선수단과 팬들은 흥분한 목소리로 함성을 내질렀다. 러데키는 2위 아리안느 티트무스(29·호주)를 0초58 차로 제치고 전체 1위로 예선을 마쳤다. 유유히 물에서 빠져나온 러데키를 향해 귀를 찢을 듯 커다란 응원의 휘파람 소리가 연달아 이어졌다.

육상에 트랙이 있다면 수영엔 경영이 있다. 순수하게 자신의 육체만을 무기 삼아 가장 원초적인 능력을 겨루는 기록 종목으로 오랜 시간 동안 스포츠의 근간을 이뤄 온 이들 종목은 올림픽, 그리고 종목 최강자를 가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늘 '꽃'으로 불려 왔다. 수많은 육상 스타들이 트랙에서 나왔듯이, 세계적인 수영 스타들은 경영에서 나왔다. 광주에서 열리는 2019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역시 마찬가지다.

대회 후반부에 접어든 21일, 각 세부 종목 예선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경영 일정이 시작됐다.

경기가 펼쳐지는 광주광역시 광산구 남부대학교 시립국제수영장 주변은 경기장에서 터져 나오는 함성으로 일찍부터 시끌시끌했다. 가장 원초적으로 기록을 다투는 경기인 만큼 응원전도 다른 종목에 비해 훨씬 뜨겁다. 레이스가 펼쳐지는 동안 선수들은 물살을 가르고, 관중석의 선수단과 팬들은 응원으로 공기를 갈랐다. 각 종목 세계 기록 보유자, 올림픽 메달리스트, 떠오르는 신성 등 여자 혼영 200m를 시작으로 남자 400m 계영 예선이 끝날 때까지 경기장은 환호와 박수, 휘파람 소리로 쉴 새 없이 들썩였다.

그렇다고 뜨거운 응원전이 스타들에게만 쏟아진 건 아니다. 부부젤라 뺨치는 열렬한 휘파람으로 '일당백'의 응원을 보여 준 헝가리도 있고, 집중도가 가장 높았던 계영 예선에선 국가별 응원전이 다채롭게 펼쳐졌다. 가장 큰 함성이 쏟아진 건 역시 개최국 한국의 경기 때다. 첫 종목이었던 여자 개인혼영 200m 예선에 출전한 김서영(25·경북도청·우리금융그룹)을 시작으로 경기에 출전한 한국 선수들에게 격려의 응원이 쏟아졌다. 남자 자유형 400m 이호준(18·영훈고) 여자 100m 접영 박예린(19·강원도청) 남자 50m 접영 허환(서울시수영연맹) 등 경기에 나선 선수들의 성적이 어떻든, 터치패드를 찍는 순간까지 박수와 환호가 우렁차게 쏟아졌다. 비록 준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여자 계영 400m에선 이번 대회 첫 한국 기록(3분42초58)을 세우기도 했다.

이처럼 열렬한 응원에 힘입어 도전했지만, 역시 세계의 벽은 높았다. '포스트 박태환'으로 불리며 기대를 모은 이호준은 쑨양과 같은 조에 묶여 쟁쟁한 선수들과 경기를 펼치며 조 최하위인 10위, 전체 22위에 그쳤다. 이호준은 "국내에서 하는 대회라 많은 분들이 와 주셨는데 좋은 모습 보여 드리지 못해 아쉽다"며 "22일 있을 자유형 200m에서 기록을 줄이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여자 100m 접영 전체 52명 중 21위로 준결승 진출이 무산된 박예린 역시 "광주까지 와서 응원해 준다고 생각하니 감사했다. 남은 경기도 응원해 주신다면 한국 선수들, 포기하지 않고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광주=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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