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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23~24일 방한···대미 소식통 "북핵보다 한일 갈등 방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이 한ㆍ일 갈등에 개입해달라고 요청했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그럴 수 있다”는 뜻을 처음으로 밝혔다. 하지만 여기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원한다면’이라는 전제가 붙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9일 아폴로 11호 달 착륙 50주년 기념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9일 아폴로 11호 달 착륙 50주년 기념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文 요청…양쪽 다 원해야"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아폴로 11호 달착륙 50주년 기념행사에서 “현재 한ㆍ일 간에 긴장이 지속되고 있다. 사실 한국 대통령이 나에게 개입할 수 있을지(if I could get involved) 물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한국이 (수입하길) 원하는 것들을 일본이 갖고 있다면서 나에게 개입해달라고 했다. 그래서 만약에 양쪽이 다 내가 그렇게 하기를 원한다면 아마 나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요청은 문 대통령이 했지만, 아베 총리도 같은 생각일 경우 나서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한ㆍ일 개입 놓고 "아주 힘든 일(full time job)"
방콕 ARF서 한ㆍ미ㆍ일 외교장관 회담 성사 주목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에 대해선 “좋아한다”고 했고, 아베 총리에 대해선 “내가 그에 대해 어떤 감정인지 여러분도 알지 않느냐. 그 역시 굉장히 특별한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그러니 만약 그들이 날 필요로 한다면 내가 나설 것”이라면서도 “바라건대 그들끼리 문제를 잘 풀 수 있으면 좋겠다”는 기존의 원론적인 입장으로 발언을 마무리했다.
"얼마나 더 관여해야 하냐" 불편함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기자들과 문답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나왔다. 기자가 “(당신이 6월 말)일본과 한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뒤부터 양국 간에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고만 했는데, 이례적으로 한ㆍ미 정상 간 대화 내용까지 공개하며 구체적으로 답변했다. 통상 정상 간 대화 내용은 양국이 합의해서 내는 공식 자료 말고는 공개하지 않는 것이 관례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요청에 “내가 얼마나 많은 일에 관여해야 하느냐”고 되물었다고도 소개했다. “알다시피 나는 아주 많은 다른 일에 개입해 있고, 북한 문제에서도 돕고 있다”면서다. 그러면서 “한ㆍ일 사이에 개입하는 건 굉장히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 힘든 일(full time job)”이라며 불편함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한국시간으로 20일 오전 1시 40분쯤 나왔는데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20일 오전 9시 15분쯤 공식 입장을 내고 “6월 30일 한ㆍ미 정상회담 과정에서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최근의 한ㆍ일간 갈등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한 바가 있다. 당시 일본 언론은 경제보복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보도하고 있었다”고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개입(involve)을 요청했다고 밝혔는데, 고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갈등 해결을 위한 외교적 노력의 일환으로 언급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21~24일 일본과 한국을 연쇄방문하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연합뉴스]

21~24일 일본과 한국을 연쇄방문하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연합뉴스]

볼턴, 23일 방한 "한·미동맹 현안 협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적극적 개입 의지로 보긴 어렵지만, 미국도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 일본과 한국을 연쇄 방문하기 위해 20일(현지시간) 출국한 데도 이런 문제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고민정 대변인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24일 서울에서 볼턴 보좌관과 만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과 한ㆍ미 동맹 강화방안 등 양국 간 주요 현안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를 특정해 언급하진 않았다. 이에 대해 대미 소식통은 “볼턴 보좌관의 이번 방한은 북핵보다는 다른 문제에 방점이 찍힌 것으로 알고 있다. 한ㆍ일 갈등 관련 논의도 집중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볼턴 보좌관은 23~24일 서울에 머물며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도 면담할 예정이다. 정 장관과 만나는 것과 관련,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연합 호위 구상과 관련한 의견 교환도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이처럼 미국이 움직이기 시작했지만 ‘편들기식 중재’는 없다는 기존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 관여하더라도 우선은 한ㆍ미ㆍ일 3자 협의의 자리를 마련해 끊겨 있는 한ㆍ일 간 외교적 대화의 기회를 살리는 식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7월 도쿄에서 만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고노 다로 일본 외상, 강경화 외교부 장관.(왼쪽부터) [연합뉴스]

지난해 7월 도쿄에서 만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고노 다로 일본 외상, 강경화 외교부 장관.(왼쪽부터) [연합뉴스]

이달 말 ARF, 한ㆍ미ㆍ일 장관 한자리
이와 관련, 오는 31일부터 8월 2일까지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 회의가 변수다. 강경화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상이 한자리에 모이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가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한ㆍ미 간에는 ARF를 계기로 3국 외교장관 회담을 여는 방안에 대해 원론적 수준에서 공감대를 이뤘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 공세의 선봉에 서 있는 고노 외상이 3자 협의 테이블에 나올지는 미지수다. 이에 한ㆍ미ㆍ일 3국 외교장관 회담 성사 여부로 미국의 한ㆍ일 갈등 관여 의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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