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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③] 유선 "고지식하고 겁 많은 성격, 연기만 예외"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열일을 펼치고 있다. 주말 드라마와 스릴러 영화라는 전혀 다른 장르로 극과 극의 캐릭터를 선보이고 있는 만큼 지루함과 지겨움은 없다. 연기에 대한 갈증을 온전히 쏟아내고 있는 배우 유선(43)이다.
 
영화 '진범(고정욱 감독)'은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해야겠다"고 마음 먹게 만든 작품이다. 신선한 스토리를 기본으로 배우로서 할 수 있는 것이 많을 것이라 판단됐다. 이를 증명하듯 영화 속 유선은 단 한 신도 빠짐없이 극한의 감정을 내비친다. 철저히 계산했고, 한 방울의 에너지까지 쥐어 짰다. 힘들었던 만큼 의미있는 작업으로 남게 된 필모그래피다.
 
유의미한 행보 한켠엔 배우로서 고민, 워킹맘으로서 고충도 존재한다. 남편의 열정적 지지와 응원, 그리고 행동으로 보여주는 외조가 없었다면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고마움이다. 그래서 좋아하는 일, 그 자체에 대한 가치를 잃지 않으려 한다. 매 순간 최선을 다했기에, 스스로는 알고있는 노력이기에 어떤 선택도 후회는 없다.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드라마는 영화와 상반되는 분위기다. 일부러 그렇게 택했나.
"주말드라마를 선택한 이유가 일상의 편안함으로 돌아가고 싶은 바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주말드라마는 특히 더 생활 밀착형이다. 진짜 우리 주변 이웃들의 이야기를 보는 것처럼 연기도 편하고 리얼하게 해야 한다. 그런 연기를 오랜만에 하니 힐링도 되고, 텐션이 풀어지는 느낌도 든다. 좋은 밸런스인 것 같다."
 
-국민 딸과 스릴러 퀸 사이의 갭이 크다. 부담은 없나.
"주말드라마를 하면서 영화로 보여줬던 내 모습을 많이 희석시켜 준다고 생각했다. 어떤 네티즌이 댓글에 ''어린 의뢰인' 잔상이 남는다'고 하길래 '빨리 주말드라마 보세요. 금방 잊게 될 겁니다'라는 답글을 달아 드리기도 했다.(웃음) 배우 유선의 색깔이 중화되는 느낌이 드니까 나에게는 아주 '굿 타이밍'이다. 좋은 상황으로 받아 들이고 있다."
 
-연기를 하는 배우 입장에서는 재미있을 것 같다. 보여주고 싶어도 다 못 보여주는 배우들도 많은데, 선택에 있어 겁이 없는 것 같기도 하다.
"내 원래 성격은 겁이 진짜 많다. 딸이 나와 똑 닮아서 걱정될 정도다. '이거 하면 다쳐. 위험해'라고 하면 절대 안 한다. 근데 내가 그렇다. 보수적인 성향도 강해 모험심 같은 것이 일상 생활에서는 절대 없다. 음식을 먹을 때도 먹어봤던 것을 또 먹지 굳이 새로운 것을 찾지 않는다. 인간 관계도 만났던 사람을 계속 만나는 스타일이다. 유일하게 연기에만 도전 의식이 생긴다. 어떤 분이 '단순하고 고지식할 정도로 살아왔던 삶을 연기로 푸는 것 아니냐'고 하더라. 인정했다. 어떻게 보면 연기는 허용된 자유다. 그 자유 안에서 대리만족을 느끼고자 하는 본능이 있었던 것 같다. 삶에서 풀어 헤치지 못했던 것들, 그것에서 비롯된 아쉬움이 내 안에 잠재돼 있다가 연기를 통한 욕망으로 표출되는 것 아닐까 싶다.(웃음)"
 

 -과거 인터뷰에서 취미가 랩이라고 했다.
"정신 없을 때였네…. 하하하. 힙합 음악을 좋아하긴 한다. 근데 요즘 랩은 따라할 수 없다. 일단 너무 빨라졌다. 우리 때만 해도 DJ DOC 정도였다. 그 속도에 익숙하다. 그리고 중간에 영어도 너무 많이 나온다. 귀로만 즐겁지 따라 부르는게 안 되니까 그것도 스트레스더라. 가사를 보면서 불러도 못한다. 그래서 어느 순간 놨다. 요즘엔 발라드를 즐겨 듣는다.(웃음)"
 
-배우로서 고민이 있다면.
"드라마든 영화든 선보이는 모든 작품이 매번 좋은 성적을 거둘 수는 없다. 선택을 할 때도 그렇고, 연기를 할 때도 많은 분들이 봐 주실 것이라는 믿음으로 임하기 마련이다. 근데 혼신의 힘을 다 해도 매번 소통하긴 힘들다. 거기에서 오는 아쉬움이 있다. 어떨 때는 굉장히 크게 올 때도 있다. 그런 이유 때문에 조금 낙심해 있을 때, 김해숙 선배님이나 김혜수 선배님 등 선배님들이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잘 되든 안 되든 어떤 결과보다, 스스로 노력했던 노력들은 고스란히 쌓여 내 것이 될 것이다. 그리고 반드시 폭발하는 순간이 올 것이다' 엄청나게 큰 위안이 됐다. 헛수고란 없다고 생각한다. 그걸 위해 고민했던 시간들을 나는 분명 알고 있다. 그래서 힘들어도 더 열심히 노력하고 버텨내는 것 같다."
 
-흥행은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고 한다.
"맞다. 배우들이 노력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좋은 스태프가 구성됐다고 해서 무조건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개봉 시기도 중요하고 배급 등 여러 여건들이 다 맞아 떨어져야 한다. 그걸 확실하게 깨닫고 나니 조금 내려놔 지더라. 어려운 만큼 기적같은 일이 또 흥행인 것 같다. 난 항상 마음 한 구석에서는 기적을 꿈꾼다. 예상치 못한 반전 결과에 대한 기대가 없으면 이 일을 할 수 없다. 지킬 만큼은 내려 놓겠지만, 낙심하지 않을 만큼 보호해야 하는 일이기도 하다. 여전히 배워가는 중이다."
 
-생활 연기에 스릴러까지 연이어 선보였다. 또 어떤 장르의 작품, 캐릭터에 도전해 보고 싶나.

"하고 싶은건 너무 많지만 개인적으로 코미디를 한번 꼭 해보고 싶다. 코미디 작품에 내가 나오면 신선할 것 같다. 나와 함께 작업한 분들은 '코미디 자질이 보인다'고 하더라.(웃음) 기회가 오길 바란다. 정의를 수호하는 역할도 별로 안 해봤다. 검사, 형사 등 전문직 직업군이 있지 않나. 포스있는 걸크러쉬도 뽐내보고 싶은 마음이다. 더 늦기 전에 액션도 할 수 있다면 좋겠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사진=리틀빅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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