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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년 美 CIA "한국 대선 직전 여당이 부정선거 모의했다"

1987년 제13대 대선 당시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후보의 선거 벽보. [중앙포토]

1987년 제13대 대선 당시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후보의 선거 벽보. [중앙포토]

1987년 6월 민주항쟁 이후 처음으로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당시 여권이 광범위한 부정선거를 계획하고 있었다는 폭로가 나왔다. 여권은 대통령 후보였던 노태우 전 대통령의 낙선을 심각하게 우려해 선거 전부터 개표 부정, 선거 무효 선언 등을 준비하고 있었고 미국은 한국 정치권의 이러한 움직임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내용이다.
 

홍콩 SCMP, 과거 CIA 정보보고 공개
"노태우 낙선시 '선거무효' 선언 계획
선거 직후 '계엄령 선포'까지 검토해"

20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제13대 대선 직전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정보보고서를 통해 당시 한국의 대선 상황에 대해 "여당 간부들은 노태우 후보의 (당선) 전망에 대해 분열하고 있으며 선거 조작에 대한 압력이 커지고 있다"며 "광범위한 조작 계획이 이미 시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SCMP는 해당 자료를 CIA에 정보공개 요구를 통해 얻었다고 밝혔다.
 
당시 한국 대선은 6월 민주항쟁의 대통령 직선제 요구로 인한 개헌이 이뤄진 후 처음 시행된 선거였다. 여당인 민주정의당에서는 노 전 대통령을 후보로 내세웠고, 야권인 통일민주당과 평화민주당은 각각 김영삼 전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을 후보로 냈다. 87년 12월 16일 치러진 투표 결과 노 전 대통령이 36.6% 득표율을 기록하며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노태우 전 대통령. [중앙포토]

노태우 전 대통령. [중앙포토]

 
CIA 정보보고에 따르면 민정당 대표였던 노 전 대통령이 당선됐지만 선거 직전까지 여권에선 노 전 대통령의 패배를 심각하게 우려했다고 한다. 선거 전인 87년 11월 23일 CIA의 보고서에는 "민정당은 흑색선전과 투표조작 등 '더러운 술책'(Dirty tricks)을 검토하고 있다”며 “일부는 그 이상을 준비 중인 것 같다"고 썼다.
 
만약 노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패배할 경우 전두환 전 대통령을 통한 선거무효 선언 움직임도 있었다고 CIA 보고서는 밝히고 있다. 당시 한 소식통은 CIA에 “여당 전략가들은 초기 개표 결과 노 후보가 낙선한다는 예상이 나오면 증거를 날조해 전두환 대통령이 선거무효를 선언하는 방안도 검토했다”고 전했다.
 
당시 정부는 선거 이후 발생할지도 모를 '소요사태'에 대비해 계엄령 선포 등도 논의했다고 한다. 대선을 5일 앞두고 작성된 87년 12월 11일 CIA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 고위 관료들은 “노 후보의 승리에 대한 광범위한 비상사태에 대해 계엄령 등 비상대응을 논의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CIA 보고서와 관련해 SCMP는 박철언 전 의원 보좌관에 사실관계를 확인하려 했지만 답변을 얻지 못했다고 부연했다. 박 전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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