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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역사 동네병원 논란 "환자 편할 것" vs "감염병 번질 것"

서울 지하철 8호선 잠실역 지하상가에 아이엠유의원. 인테리어 공사까지 마쳤지만 송파구 보건소가 서류 수리를 거부해 의원 측이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상재 기자

서울 지하철 8호선 잠실역 지하상가에 아이엠유의원. 인테리어 공사까지 마쳤지만 송파구 보건소가 서류 수리를 거부해 의원 측이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상재 기자

지난 18일 오후 8시쯤 서울 지하철 8호선 잠실역 지하상가. 상가 한 편에 있는 아이엠유의원은 ‘365일 야간진료’라는 간판이 무색하게 불이 꺼져 있었고 출입문도 닫혀 있었다.
 

서울교통공사가 의원·약국 입점 추진 중
같은 지하 상가 1층, 불과 200m 거리인데
개설 여부 엇갈리기도…관건은 건축물대장
국토교통부 “왜 건축물대장을 볼모로 잡나”
의사단체 “밀폐 공간…메르스사태 잊었나”

이곳은 지난 2017년 말 진모(35) 원장이 지하철 역사(驛舍) 안에 개원을 준비 중이던 의원이다. 인테리어와 임대료 등으로 대략 3억5000만원이 들었다. 공사를 마친지 18개월이 지났지만 진 원장은 이곳에서 진료를 하지 못하고 있다.  
 
진모 원장은 서울 지하철 8호선 잠실 역사 내 의원 개설이 난항을 빚자 이곳에서 200여m 떨어진 같은 지하 1층에 있는 잠실교통환승센터에 의원을 열었다. 잠실환승센터는 건축물대장이 있어서 가능한 일이었다. 이상재 기자

진모 원장은 서울 지하철 8호선 잠실 역사 내 의원 개설이 난항을 빚자 이곳에서 200여m 떨어진 같은 지하 1층에 있는 잠실교통환승센터에 의원을 열었다. 잠실환승센터는 건축물대장이 있어서 가능한 일이었다. 이상재 기자

관할인 송파보건소가 신고 수리를 거부하고 있어서다. “건축물대장이 없다”는 게 거부 사유다. 결국 진 원장은 여기서 200여m 떨어진 잠실교통환승센터에 의원을 열었다. 진 원장은 “똑같이 지하로 연결된 공간인데, (지하철 역사는) 건축물대장이 없다는 이유로 오픈할 수 없다는 게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형마트에도, 백화점에도 (의원·약국이) 있는데 지하철은 왜 안 된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진 의원은 송파보건소 측과 손해배상청구 소송 중이다. 
 
지하철 역사 안에 의원이나 약국을 열 수 있는지, 없는지 여부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20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17일 강태웅 행정1부시장과 진희선 행정2부시장, 김원이 정무부시장, 도시철도, 건축, 법률, 의료정책 분야 등 주요 간부가 참석한 가운데 지하철 역사 내 의료기관 개설 논란을 점검하는 회의를 열었다. 지난 10일에 이어 두 번째다. 회의는 1시간 넘게 이어졌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최근 송파구와 강남구, 강서구 등에서 의원·약국을 열기 위해 각 보건소에 신청 서류를 접수했지만 반려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송파구 아이엠유의원처럼 법적 분쟁이 진행 중이기도 하다. 
 
의원이나 약국을 개설하려면 관할 보건소에 ▶개설 신고서 ▶면허증 ▶외부구조설명서 ▶평면도면 등을 제출해야 한다. 보건소는 이 과정에서 해당 건물의 용도를 확인하는데, 건축법에서는 병·의원과 약국을 근린생활시설로 용도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법률 해석이 엇갈린다. 도시철도법에 따라 지어진 지하철 역사는 건축법으로 규정된 건축물대장이 없다. 따라서 용도 확인이 불가능하다. 보건소들이 지하철 역사 내 의원·약국 개설 신고를 수리 거부하고 있는 이유다. 역사 내 의료기관 입점을 추진 중인 서울교통공사 측은 도시철도법이 개정(2014년 6월)돼 역사의 부대시설이 포괄적인 근린생활시설로 포함됐다고 맞서고 있다.  
 
실제로 지하철 6호선 디지털미디어시티역에서는 2017년 1월부터 아이엠유의원이 개설돼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유기현(35) 원장은 “연중무휴로 운영하고 오후 10시까지 진료해 환자나 보호자의 만족도가 높다”고 소개했다. 유 원장과 진 원장은 지하철 역사에 의원을 열면서 ‘아이엠유’ 브랜드를 공유하고 있다. 이 밖에 잠실나루·고속터미널·일원역 등에는 약국이 운영 중이다.<도표 참조>
 
김정환 서울교통공사 공간사업처장은 “접근 편의성은 물론 야간 진료 확대,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대료 등으로 시민 편의를 확대할 수 있다”며 “의사나 약사의 개설 문의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측도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최종화 건축정책과 사무관은 “관계기관이 실사를 해보면 의료기관 개설이 가능한지, 아닌지 금세 알 수 있다”며 “(의료기관 개설에) 왜 건축물대장을 볼모로 잡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와 의사 단체는 부정적인 의견이다. 신현두 복지부 의료기관정책팀장은 “역사 내에 병·의원과 약국을 신설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모호하다”고 말했다.  
 
서울시의사회는 성명서를 통해 “밀폐된 공간에서 감염병 파급 문제나 지하공간 환경 등의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 역사 내 의료기관에서 감염병 환자가 발생할 경우 2015년 메르스 사태처럼 끔찍한 일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상재 기자 lee.sangja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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