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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다나스' 남부지방 물폭탄 예고…원인은 '직진' 때문

19일 오후, 태풍 다나스가 접근하면서 제주 서귀포시 예래동 앞바다에 파도가 거세지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오후, 태풍 다나스가 접근하면서 제주 서귀포시 예래동 앞바다에 파도가 거세지고 있다 [연합뉴스]

제5호 태풍 다나스가 제주도 서귀포 남서쪽 먼 바다에서 한반도를 향해 북상 중이다.

지난 16일 오후 필리핀 해상에서 발생한 다나스는 17일과 18일 대만 부근 해상을 거쳐 19일 동중국해를 지나고, 19일 밤 제주도 부근 해상까지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직진’ 다나스, 동서 바람 밀당 때문
16일 오후 3시 필리핀 해상에서 발생한 태풍 다나스의 이동 경로. L자로 꺾어지는 지점이 17일 오전 3시의 위치다. 다나스는 그 이후 60시간이 넘도록 곧게 북쪽으로 직진 중이다. [자료 기상청]

16일 오후 3시 필리핀 해상에서 발생한 태풍 다나스의 이동 경로. L자로 꺾어지는 지점이 17일 오전 3시의 위치다. 다나스는 그 이후 60시간이 넘도록 곧게 북쪽으로 직진 중이다. [자료 기상청]

이번 다나스의 경로는 조금 특이하다. 반원형 또는 완만한 곡선을 그리는 보통의 태풍과 다르게, 다나스는 발생 초기 12시간동안 서쪽으로 짧게 직진하다가, 필리핀 해안에서 북쪽으로 방향을 틀어 60시간째 북쪽으로 ‘직진’ 중이다. 
19일 하루 태풍 다나스의 위치정보를 보면, 동서 위치를 나타내는 '경도'는 거의 변함이 없고 남북 위치를 나타내는 '위도'만 높아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자료 기상청]

19일 하루 태풍 다나스의 위치정보를 보면, 동서 위치를 나타내는 '경도'는 거의 변함이 없고 남북 위치를 나타내는 '위도'만 높아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자료 기상청]

기상청 비주얼맵으로 다나스 주변의 기류 흐름을 보면, 태풍을 좌우로 미는 동서방향 기류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기상청 윤기한 사무관은 “동쪽과 서쪽에서 각각 불어오는 기류가 팽팽하게 맞서면서, 결과적으로 동서 움직임이 거의 없는 태풍 경로를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통 중국 쪽에서는 남북의 온도차로 생긴 서풍이 동쪽으로 부는데, 다나스 오른쪽에 자리한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타고 들어오는 동풍과 세가 비슷해 두 바람이 ‘밀당’을 하는 것이라고 한다.

 
작지만 수증기 가득, 제주 산간 벌써 300㎜ 비
19일 오후 5시 30분 기준 위성사진. [자료 기상청]

19일 오후 5시 30분 기준 위성사진. [자료 기상청]

이번 태풍은 ‘바람 태풍’ 아닌 ‘비 태풍’으로 불린다.
18일 기상청은 19~20일 이틀에 걸쳐 제주도는 최고 500㎜, 제주 산간 700㎜의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아직 태풍의 본격 영향권에 들지 않은 19일 벌써 제주와 남해안에는 호우경보가 내려진 상태다.
 
19일 오후 5시 기준 제주 삼각봉 293㎜의 비가 내렸고, 여수 거문도 224㎜, 완도 여서도 146.5㎜ 등 남부지방은 벌써부터 폭우가 내리고 있어, 각 지역에선 비 피해 대비에 비상이 걸렸다.
 
이번 태풍이 유독 강수량이 많은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다나스는 16일 발생한 뒤 72시간이 지난 소형태풍이지만, 규모에 비해 수증기의 양이 많다.
국가태풍센터 강남영 박사는 “다나스가 지나왔던 열대해역에 쌓여있던 수증기를 모두 흡수하고, 우리나라 남해안에 걸쳐있던 장마전선의 수증기까지 흡수하면서 비를 가득 머금은 ‘비 태풍’이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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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진 다나스 따라 구름도 한 곳에 집중, ‘비 태풍’ 만들었다
기류 흐름을 보여주는 '비주얼 맵'. 태풍의 아래쪽에서 불어들어가는 남풍과,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 기류(오른쪽 아래)가 모이고 있다. 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흐르는 기류는 제주도 쪽으로 계속해서 바람과 비구름을 불어넣는 중이다. 태풍이 직진으로 이동하면서, 같은 자리에 똑같은 패턴으로 비구름이 유입돼 제주와 남부해안지방에 유독 비가 많이 오는 '비 태풍'이 만들어졌다. [자료 기상청]

기류 흐름을 보여주는 '비주얼 맵'. 태풍의 아래쪽에서 불어들어가는 남풍과,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 기류(오른쪽 아래)가 모이고 있다. 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흐르는 기류는 제주도 쪽으로 계속해서 바람과 비구름을 불어넣는 중이다. 태풍이 직진으로 이동하면서, 같은 자리에 똑같은 패턴으로 비구름이 유입돼 제주와 남부해안지방에 유독 비가 많이 오는 '비 태풍'이 만들어졌다. [자료 기상청]

바람이 한 지역을 일정하게 지나면서 비구름을 한 곳에 계속해서 몰아넣은 것도 집중호우의 한 원인이다.
태풍 주변의 기류 흐름을 보면, 남쪽에서 태풍을 향해 불어들어가는 기류가 지배적이다.
 
기상청 윤기한 사무관은 “원래 지금은 남쪽에서 바람이 많이 들어오는 시기인데다가, 동남쪽에서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타고 들어오는 기류가 다량 유입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 때 바람이 지나가는 길목에 제주도 남쪽 바다가 있는데, 이 구도를 60시간 가까이 유지한 채 다나스가 직진하면서 제주도와 남해안으로 비구름을 계속 보낸 것이다.  

19일 오후 4시 기준 태풍 다나스의 예상경로. 20일 오전 남해안에 접근해, 오후에 한반도에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김주원]

19일 오후 4시 기준 태풍 다나스의 예상경로. 20일 오전 남해안에 접근해, 오후에 한반도에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김주원]

게다가 다나스는 몸집이 커진 뒤 19일 하루종일 시속 16㎞ 이하의 속도로 천천히 움직였다. 자전거를 타는 것보다 느린 속도다.
구름이 같은 경로로 계속 유입되며 한 군데만 비를 내리기 때문에, 기상청은 이동하며 비를 뿌리는 태풍보다 한 지역의 강수량이 크고 피해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했다.
 
윤기한 사무관은 “빨리 이동하는 태풍의 경우 한 지역 강수량이 200~300㎜ 정도, 더 적을 때는 100~200㎜일 때도 있다”며 “제주 한라산 ‘700㎜'처럼 기록적인 수치가 예상되는 것은 강우량이 큰 탓도 있지만 비가 한 지역에 몰렸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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