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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뿔 녹는다'는 대서에 폭우…더위보다 불쾌감 조심!

기자
성태원 사진 성태원
[더,오래] 성태원의 날씨이야기(48)
복날을 맞아 서울 종로구의 한 삼계탕 식당 앞에 줄지어 서 있는 손님들. [연합뉴스]

복날을 맞아 서울 종로구의 한 삼계탕 식당 앞에 줄지어 서 있는 손님들. [연합뉴스]


대서(大暑)와 휴가
오는 23일(화)은 연중 가장 더운 때라는 대서(大暑) 절기다. 대서 전날인 22일(월)은 삼복더위의 한가운데에 있는 중복(中伏)이기도 하다. 절기로만 보면 계절은 가을의 시작이자 24절기 운행의 반환점인 입추(8월 8일)를 향해 치닫고 있다. 말복(8월 11일)도 22일 정도 남았다. 이래저래 찜통더위, 불볕더위의 한가운데에 와 있다는 얘기가 된다.
 
예로부터 대서 이후 20일 정도를 가장 더운 혹서기로 여겨왔다. 요즘은 기후변화로 6월, 7월 8월 석 달 외에 5월과 9월도 이미 여름 축에 끼어들었다. 그래도 연중 최고 혹서기는 대개 대서(중복)~입추(말복) 사이에 자리한다. 한더위에 맞서 이기기가 힘들다면, 아예 이를 슬기롭게 피해 가는 피서(避暑)가 상책이다.
 
우리 조상들은 대서 무렵의 무더위를 “염소 뿔이 녹는다”는 말로 표현했다. 에어컨도 선풍기도 없던 시절, 얼마나 더웠으면 “염소 뿔이 더위에 녹는다”고 했을까. 이때는 대개 장마 끝 무렵이지만, 쨍쨍 내리쬐는 일사(日射)가 최고조에 달하는 데다 습도까지 아직 높아 정말 견디기 힘든 무더위를 겪는 경우가 많다.
 
바로 지난해 관측 사상 최악의 폭염을 경험했던 만큼 앞으로 찾아올 폭염과 열대야를 잘 다스려 열사병 같은 치명적인 온열 질환으로 고생하지 말아야겠다. 올 장마는 ‘지각장마’로 시작해 남부에는 비가 많고 중부에는 비가 적은 ‘반쪽장마’ 형태를 띠고 있다. 하지만 끝 무렵의 장마가 마지막 심술을 부릴지도 모른다. 요즘은 기후변화로 장마 후에도 국지성 집중호우가 잦은 만큼 이에 대한 경계를 게을리 하지 않는 게 좋겠다.
 
광주광역시 금곡동에서 농민들이 무등산 수박을 수확하고 있다. 우리 조상들은 더위에 지친 몸을 달래기 위해 삼계탕 등 여름 보양식으로 원기를 보충하고, 수박 등 여름 과일을 챙겨 먹었다. [연합뉴스]

광주광역시 금곡동에서 농민들이 무등산 수박을 수확하고 있다. 우리 조상들은 더위에 지친 몸을 달래기 위해 삼계탕 등 여름 보양식으로 원기를 보충하고, 수박 등 여름 과일을 챙겨 먹었다. [연합뉴스]

 
농경사회를 살았던 우리네 조상들은 대서 즈음의 폭염을 어떻게 피했을까. 우선 소서~대서~입추 절기 언저리 한 달에 걸쳐 삼복(三伏)을 배치하고 나름대로 날씨(무더위) 경영을 했다. 술과 음식을 마련해 산이나 계곡을 찾아가 쉬는 풍습이 있었다. 이때 천렵이나 탁족도 즐겼다.
 
더위에 지친 몸을 달래기 위해 삼계탕·추어탕·개장국 등 여름 보양식으로 원기를 보충하기도 했다. 또 햇밀가루로 떡을 만들어 먹거나 팥을 갈아 넣어 수제비나 칼국수를 만들어 즐겨 먹었다고 한다. 여름 과일은 이때가 가장 맛있다고 해서 참외·수박 등을 챙겨 먹으며 한여름을 견뎠다.
 
그래도 농촌 일손만큼은 바빴다. 김매기, 논밭 두렁의 잡초 베기, 퇴비장만 등에 힘쓰느라 대서 무더위가 무색할 지경이었다. “소서·대서 하루 놀면 동지섣달 열흘 굶는다”, “소서가 넘으면 새 각시도 모 심는다”, “7월 늦모는 원님도 말에서 내려 심어 주고 간다”는 속담들이 그래서 생겨났다.
 
21세기를 사는 우리네 피서 방법으로는 역시 휴가가 최고다. 에어컨, 선풍기, 제습기, 얼음 등 온갖 문명의 이기들을 다 동원해도 휴가만 한 게 없다. 그래서 대서 이후 20일 정도는 말 그대로 최상의 ‘휴가 시즌’이 된다. 대개 7월 마지막 주와 8월 1,2주가 그 시기에 해당한다. 직장인들은 동료들과 겹치지 않고 이때 휴가를 가려고 눈치싸움을 벌이기 일쑤다.
 
설문조사 결과, 올 여름 직장인들의 평균 휴가 일수는 4.1일, 평균 휴가 비용은 57만9천원으로 나타났다. [자료 휴넷]

설문조사 결과, 올 여름 직장인들의 평균 휴가 일수는 4.1일, 평균 휴가 비용은 57만9천원으로 나타났다. [자료 휴넷]

 
한편, 올 여름 직장인들은 8월 초에 가장 많이 휴가를 떠나며 주로 가족들과 국내여행을 할 예정으로 나타났다. 교육업체 휴넷이 직장인 106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86.0%가 여름휴가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휴가 기간은 평균 4.1일로 집계됐다. 기간별로는 3일(36.4%), 5일(20.2%), 4일(17.1%), 7일 이상(11.0%) 순이었다.
 
휴가 일정은 ‘8월 초순’(25.7%)과 ‘8월 중순’(20.8%)이 각각 1,2위를 차지했다. 전통적 최성수기인 ‘7월 하순~8월 초’에서 ‘7월 하순’(18.1%)이 3위로 밀려났다. 이어 ‘8월 하순’(13.7%), ‘9월 이후’(10.2%), ‘7월 중순’(8.0%), ‘이미 다녀왔다’(3.5%)로 각각 나타났다.
 
휴가 비용은 평균 57만 9000원으로 집계됐다. ‘30만원 이상~50만원 미만’이 27.2%로 가장 많았으며 ‘100만원 이상’이 20.6%로 2위를 차지했다. 이어 ‘10만원 이상~30만원 미만’ 17.1%, ‘70만원 이상~100만원 미만’ 16.7% 등의 순이었다. 행선지별로는 ‘국내여행’이 60.4%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해외여행’(31.3%), ‘집에서 휴식’(4.8%), ‘이직 준비’(1.8%), ‘자기계발’(0.9%) 순으로 나타났다. “여름휴가 계획이 없다”고 답한 직장인도 14.0%를 차지했다.
 
예보에 따르면 제5호 태풍 '다나스'가 한반도 인근을 지나고, 한참동안 물러나 있던 장마전선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서를 앞두고 폭염보다는 폭우를 더 걱정하게 됐다. [연합뉴스]

예보에 따르면 제5호 태풍 '다나스'가 한반도 인근을 지나고, 한참동안 물러나 있던 장마전선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서를 앞두고 폭염보다는 폭우를 더 걱정하게 됐다. [연합뉴스]

 
17일(수) 오후 10시 현재 예보에 따르면 19일(금)~21일(일) 사이 제5호 태풍 ‘다나스’가 한반도 인근을 지나고 한참동안 물러나 있던 장마전선도 활성화될 것으로 보여 대서(23일·화)를 앞두고 폭염보다는 폭우를 더 걱정하게 됐다. 같은 시각 기상청 중기예보에 따르면 대서 당일도 폭염이 그리 심할 것 같지는 않다.
 
대서 당일 구름이 많은 가운데 전국에 걸쳐 최저 22℃~최고 32℃의 기온 분포를 보여 폭염특보가 내려질 정도의 무더위는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 대서 즈음의 한여름 폭염과 열대야를 잘 피하려면 기상청이나 민간기상업체 등에서 제공하는 날씨관련 정보들을 자주 챙겨서 자신의 날씨경영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 열사병, 식중독, 불면증, 불쾌감 등은 대서 폭염기에 가장 경계해야 할 일들이다.
 
성태원 더스쿠프 객원기자 theore_creator@joong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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