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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하는 車 노린 보험사기···사진 한장에 덜미 잡혔다

“사고 내고 그냥 가면 어떻게 하냐”
 
지난 4월 서울 관악구 청룡길 근처에서 운전하던 A씨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배달 오토바이 한 대가 자신을 쫓아왔기 때문이다. 오토바이 운전자 이모(27) 씨는 후진하던 A씨의 차가 자신과 부딪혔다고 주장했다. 
 
A씨는 사고가 난 소리를 듣지 못했지만, 막무가내로 부딪혔다고 우기는 이씨 주장에 어쩔 수 없이 합의금조로 30만원을 건넸다. 이후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음악을 틀고 운전했는데 노랫소리 때문에 부딪히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고 생각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사실 이씨는 차에 스치지도 않았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후진하는 차에 일부러 부딪히는 교통사고를 내는 등의 수법으로 보험사 합의금을 받아 낸 혐의(보험사기방지특별법위반·무고)로 이씨를 구속해 검찰에 넘겼다고 19일 밝혔다. 이씨는 비슷한 수법으로 10개월 동안 6차례에 걸쳐 1100만원을 챙겼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씨는 후진하는 차 뒤에서 어깨 등을 고의로 부딪히는 일명 ‘팔목 치기’와 신호 대기하고 있는 차 근처에 있다가 출발하는 차량의 타이어가 자신의 발등을 밟고 지나갔다고 주장하는 ‘발목 치기’ 수법도 사용했다고 한다. 
 19일 서울 관악경찰서는 후진하는 차를 노려 일부러 교통사고를 유발한 뒤 돈을 받아낸 혐의로 27살 이모씨를 구속해 송치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씨가 차에 일부러 왼팔을 갖다 대는 장면. [사진 서울 관악경찰서]

19일 서울 관악경찰서는 후진하는 차를 노려 일부러 교통사고를 유발한 뒤 돈을 받아낸 혐의로 27살 이모씨를 구속해 송치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씨가 차에 일부러 왼팔을 갖다 대는 장면. [사진 서울 관악경찰서]

 
앞서 이씨는 지난 2월에도 서울 관악구 신림로 주민센터 주차장에서 후진하는 차량에 왼팔을 부딪친 뒤 운전자 B씨에게 보험을 접수하도록 했다. 한의원에서 진료를 받은 이씨는 B씨에게 진료비 33만원과 수리비 133만원, 합의금 149만원 등을 청구했다. 그가 보험접수를 빨리하지 않자 이씨는 경찰서 교통조사계를 찾아 ‘도주 차량을 잡았다’는 취지의 진술서를 써 무고하기도 했다.
 
이씨의 범죄는 결국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보험사기가 의심된다는 첩보를 접수한 경찰은 이씨의 사고 관련 폐쇄회로(CC)TV를 분석했다. 이후 차에 부딪히지 않았다는 걸 파악해 출석을 요구했지만 이씨는 이에 응하지 않았다. 
 
일부러 교통사고를 유발한 혐의로 붙잡힌 이씨는 사고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날 3일 뒤 필리핀으로 여행을 가 해양스포츠를 즐겼다. 사진은 이씨가 올린 SNS 게시물 [사진 서울 관악경찰서]

일부러 교통사고를 유발한 혐의로 붙잡힌 이씨는 사고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날 3일 뒤 필리핀으로 여행을 가 해양스포츠를 즐겼다. 사진은 이씨가 올린 SNS 게시물 [사진 서울 관악경찰서]

결국 경찰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뒤 이씨의 집에서 그를 붙잡았다. 그는 체포 전 집 안에 있었지만 인기척을 내지 않고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고 한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도 “진짜 사고를 당한 것이고 보험사기를 한 적 없다”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경찰은 교통사고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이씨가 사고 3일 뒤 필리핀에서 프리다이빙을 즐기고 그 사진을 개인 소셜미디어서비스(SNS)에 올린 걸 수상히 여겼다. 보통 발등이 차 바퀴에 깔리면 골절이나 극심한 통증으로 걷지 못해 일상생활이 어렵다고 한다. 이씨는 사고 직후에도 계속 배달일을 했다.
 
강희수 서울 관악경찰서 교통범죄수사팀 수사관은 “교통사고를 가장한 보험사기 범죄가 점차 지능화되고 있다”며 “골목길에서 보행자가 다가오면 우선 차를 멈춰야 한다. 후진할 때는 다시 한번 살피는 안전운전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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